'사진'에 해당되는 글 808건

  1. Rum 2009.04.05
  2. The main street 2009.04.05
  3. School of Garden 2009.04.03
  4. Only One 2009.03.22
  5. 빗장 2009.03.19
  6. 초상화 2009.03.18
  7. 계절, 시간, 잎사귀 2009.03.16
  8. 물계단 2009.03.15
  9. 내 모습 2009.03.09
  10. 가난한 나라 2009.03.09
  11. Red Wine 2009.03.04
  12. On the Rain 2009.03.04
  13. 정원 2009.03.04
  14. 빛깔 2009.03.02
  15. 남겨진 성 2009.03.02
  16. Morning call 2009.03.01
  17. 먼로 2009.03.01
  18. 얼룩 2009.02.24
  19. 어느 그리운 날 2009.02.24
  20. Rainy day 2009.02.23
  21. Subway 2009.02.23
  22. 꽃말 2009.02.23
  23. 동 틀 무렵 2009.02.23
  24. Dark side 2009.02.23
  25. 아침, 당신, 아침 2009.02.23
  26. 계단과 다락방 2009.02.19
  27. 다리 위, 눈길 위 2009.02.19
  28. 길, 나와 당신의 길 2009.02.18
  29. 창 밖 2009.02.18
  30. 흐린 아침 2009.02.18

Rum

from 낙서 2009. 4. 5. 04:25

 
머리가 무거워, 내 어깨에서 손
을 떼, 주체못할 것, 거머리처럼 붙
어서 떨어지지 않아, 매일 불쌍한 척
내 볼에 대고 눈물이나 흘려 대고 걱
정하는 듯 말을 한 마디 건네면 그걸
로 세상을 얻은 것처럼 말하지, 다른
사람의 마음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
서도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나쁜 버릇이야.

어떤 날은 구름이 아름다워, 파란 색
을 배경으로 지금도 공중에서는 흰
무리들이 눈이 아플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며 나를 배회하고 집으로 돌
아가는 길에는 늘 불이 꺼진 자동차
들이 줄지어 서 있어, 집집마다 불을
키고 소리를 줄여가며 식사를 하고
침실의 작은 창으로 찬 바람과 부드
러운 공기가 드나드는 걸 보면서 내
가 서 있는 곳이란, 여기, 이런 곳이
란, 이라고 하면서, 당신이 내게 남
긴 상처만 없다
면 좋겠어, 라고 말하게 돼. 이
것만 떼어내면 좋겠어, 라고 말하
게 돼, 정말 이것만 없으면 이라고
생각하게 돼, 그게 '나'인 거야.
,

The main street

from 낙서 2009. 4. 5. 04:02


그렇게
어떻게
살아야, 지 하
는 원망은 하지 않는 거야.

이대로는 걸을 수 없어, 밤 하늘
은 낮 동안에 걸려 있던 구름
이 갈 곳을 잃어버렸고, 지나가는
자동차는 오전에 켜 두어야 할 미
등을 지금도 끄지 않았고 말이야,

"네 마음은 지금의 촛점처럼 흔
들리고 있을 뿐인거야, 흔들린다
는 것은 나쁜 것도 그른 것도 옳은
것도 아니야, 단지 '흔들린다'는 사
실을 네가 알고 있다는 한에서는 그
래."

무채색의 그리움은 긴 밤을 타고 무
디어져
가는 별과 달과 큰 전등을 킨
거리 위로 떨어져 내리기만 한
다.
,

School of Garden

from 낙서 2009. 4. 3. 01:03

 
아침 일찍, 테이블에 앉아 게시판
을 보며 오늘 강의는 무엇을 들을까, 를 생각
하다가 산책하면서 생각해 두었던 것들을
메모하고 있어, 커피를 들었던 손으로 조심
스럽게 휘갈겨 쓴 것들 _ 이라고 고민하다,
가 먹고 싶은 샌드위치가 생각이 나서, 근
처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미지근한 스프
와 보리색 빵을 크림에 찍어 먹으면서, 샌
드위치의 내용물과 아
까 메모해 두었던 것들을 모아서 쓰레
기 통에 버렸어 _ 오늘 나는 아직 괜찮아, 라
고 말하는 것들을 그렇게 버리고 나
서 강의실로 향했어, 빛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곳에서 _ 나는 _ 우
유빛이 나는 실내로 들어오는 사람들과 인
사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하루는, 아
직 멀었나,
봐, 라
는 생각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어.
,

Only One

from 낙서 2009. 3. 22. 14:02

 
그래 맞아, 이 따뜻한 느낌
은 내가 생각하기에 뭉개지지
않는 이런 느낌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편
이 낫다는 사실은 _ 꺼져가는 등
불 사이로 푸른 하늘이 비추고 있
는 길 위에 서서 한참을 고개가 아플
정도로 _ 먼 길을 따라서 왔다고
소리내면서 숨 _ 쉬고 살아 있
다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
일까? 무엇이 나를 잊게 만들어 줄
까? 어떤 것이 내가 살아 있다는 사
실을 망각의 함정으로 몰아 넣
어 줄까? _ 결코 당신은 아니었
던 거야.

,

빗장

from 어떤 날 2009. 3. 19. 01:49

 
안개비가 내린다, 눈 앞이 어둡고 차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짙은 그림자
들 사이로 나 자신이 매몰되어 버리
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 그림자를 가지
고 있지 않고 해가 떠 있지 않은 날, 긴
아침을 따라서 _ 달려가는 모습을 나
는 머리 속에서 그려,
보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
까?
 
어딘지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이야기
하지 않고 _ 간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어
떤 말이든 하라
고, 나는 고개를 떨구고 당신은 눈
앞을 응시하지 않은 채 자리에 누워 _ 이
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 사실
은 어떤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내
가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어떤 사
실도 변하지 않았다고 내가 당신
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사실은 말이
야, 이런 말을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
지 않는다고 당신이 내게 말해줘야 한
다고 생각했어. 어떤 것도 - 
 
결코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당신
이 내게 말했어. 눈이 뜨거워지고 아
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 밤이 오는 거라
고 생각했어. 사실은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밤이 오고 있어, 라고 내게 말하는 당
신이 나를 따라서 _ 그리움도 아픔도 사랑
도 사실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야, 일어
나서는 안돼, 내가 그렇게 말하게 해
줘. 
 
이렇게 _ 결코 이대로 끝나지 않아. 
 
,

초상화

from 어떤 날 2009. 3. 18. 01:03

 
누군가 아름다워야 한다면 그
건 당신이었으면 좋겠어,
왜 그런 말을 해?
가로수 사이로 겨울이 걸린다, 날
씨가 따뜻해 진다. 그
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무슨 일
이 있는 거야? 아니. 
 
네가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아, 귀
가 멀었고 눈 앞에서는 검은 그
림자들이 움직이고 있어, 이런 마
음으로 당신을 만나려고 했던 것
이 아니었어. 사랑한다고 말해, 줘, 라
고는 절대로 말하지 못해, 이런 나를 안
아 달라고는 하지 못해, 꾸밈없이, 어
떤 일도 없이 이런 일들을 계획해 주
어서 고마워. 
 
당신 없는 곳으로 떠날 거야, 당신
이 없는 곳으로 떠날 거야, 어디든 상관
없이, 당신이 숨쉬지 않는 어떤 곳으로
든 관계없이 나는 떠나려고 마음을 먹
고 있어. 
 
내가 하는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
고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이곳에서, 꿈
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이 순간만을 생
각해 왔어, 당신이 내 이야기를 쉬지 않
고 끝까지 들어준다, 라는 설정을 얼
마나 반복해 왔는지 몰라. 
 
쌍꺼풀이 없다. 쌍꺼풀이 없는 남자를 만
나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고 생각한 적
이 있었다. 그런 생각으로 지낸 적이 있
다. 겨울이 탄다, 불이 타고 남은 재
로 만들어진 기둥 앞에 선다. 이곳으로 당
신이 나를 만나러 온다. 그런 모습을 내
게 보여주어야 한다, 당신은 내게서 그
런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열
정을 기억해. 

,

계절, 시간, 잎사귀

from 낙서 2009. 3. 16. 01:05

 
나는 소음을 좋아해, 내가 만들어 내는 것
들 중, 제일 좋아하는 것, 소음 속에서 책
을 읽고 TV 와 영화를 보고 _ 생각을 해, 그
래서 내겐 세상의 소리가 모두 줄어든 상태
의 내가 만들어 낸 소음에 귀 기울이는 것에
익숙해. 
 
그 모습을 당신이 보고 만거야.
,

물계단

from 낙서 2009. 3. 15. 03:44

 
어떤 불륜과 불면, 그래 당신은 날 잊
어, 난 그토록 원하던 일을 하는 거니까, 당
신의 이름 위에 새겨진 내 립스틱과 그을림
도 당신이 지우고 _ 남겨져 있지 않은 채로 _ 나
와 지내었던 시간들을 뒤로 한 채 _ 사라지
는 기억들만을 내가 만지고 있어, 투명한 것,
유리잔에 담겨진 물, 수면 위로 퍼지는 레
몬을 보면서 그 사이에 떠있는 얼음을 만
지듯, 차가운 기억들 사이로 나와 만났
던 당신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맺히는 모
습을 상상하고 있어, 소원이 이루어지길 기
도해, 당신이 파랗게 질려서 내 기억 속에 강
하게 각인되어 버리는 일을 떠올리고 있
어,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야 _ 당신이라 _ 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야,
아니야.
,

내 모습

from 낙서 2009. 3. 9. 23:45

  
그리고 난 역시 이 선명한 색깔들
을 기억하기로 했어. 
 
당신과 헤어지면서 기댈 곳이 어
디에도 없어 _ 어느 것도 떠오르지 않
아 _ 난 _ 새하얗게 변해가는 아침 공
기 사이를 지나가고 있어.

,

가난한 나라

from 낙서 2009. 3. 9. 00:10

 
짐을 내리고 숨을 쉬기 위해 어
깨를 조금씩 내리며 소파에 앉
았어, 내가 아는 한 선량한 사
람들만이 사는 세계라는 것이 있
어, 사회의 허드레 일을 하면
서 낮은 임금으로 살아 있는,
대부분의 시간, 을 그렇게 보
내면서
아프
거나 할 때만 기어서 병원으로
가는 사람들, 가난하게 살아있
다는 것으로 이 나라의 세금
을 축낸다고 비난을 받는 사
람을, 재개발 지역에 어울려 살
아서 불에 타버리는 사람
들, 경제 대통령에게 표
를 던지면서 내일은 더 나아
지길 기대하는 배신받은 사
람들, 그
런 사람들만이 사는 세계라
는 것이 있어. 선량해서 늘
죽음이 눈물인 사람
들, 그리고 그의 자녀들
만이 사는 세계라는 것이 있
어, 결코 가보고 싶지 않은
곳.
당신은 일자리에서 해고 당
하고 임금을 깍이
고 세
금을 더 내게 되었어 _ 그
댓가로 '득'을 보는 사람들

누구일까?
,

Red Wine

from 낙서 2009. 3. 4. 22:17

 
사실 이런 느낌을 좋아해, 창
으로 눈이 맺혀서 밖으로는 도
저히 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상
상을 하는 것, 을 좋아해, 그
냥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표
현하는 것보다 이런 기분으로 살
아 있어, 라고 당신에게, 나는, 이
야기 하는 것을 좋아해, 벌써 잊
은 것은 아닐테지? 이런 생각으로
밤마다 누워 긴 침대의 한 켠
을 비우고 있는 내 그림자를 끈
질기게 떼어내며 내가 하고 싶
었던 말은 이런 거야, 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어. 그토록 보고파
서 하는 말은 아닌 거야.  

,

On the Rain

from 낙서 2009. 3. 4. 01:56

 
그래, 그래도 괜찮아, 눈이 아
파도 거짓말 같이 시린 손등 위
로 가지가 피어나도, 아파도, 괜
찮아지지 않아도, 만약, 그래, 그
래도 괜찮아, 늘 생각하던 그 호
수에 와서 당신이 내게 하던 말
들이 묻혀 있는 잔디를 파고, 말
들을 퍼내고, 이곳에 왔던 기억
을 다시 거기에 묻고, 자리에 일
어나 고개를 들었어, 잎이 떨어
진 나무가지들이 손등에 나
있는 매말라 버린 내 마음의 지
도와 같이 무수하게 나누어져 있
는 '시간 대 사랑' 의 말들을 뿜
어내면서 구름 사이로 살며시 고
개를 보이는 저 바랜 빛과 같이 나
도 그
와 같이, 그
래, 그래도 괜찮아, 라고 이제 당
신이 내게 말해줘.
,

정원

from 낙서 2009. 3. 4. 01:34

 
무엇을 하기 위해 고
개를 숙이는 걸까, 호주머
니에 손을 넣고 길을 걸으며
어둑해질 무렵의 가로등 빛
이 비추는 잔디
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
을 보면서 겨울이 오기 전
쉬이 추워지는 마음의 그
늘을 밀어내며 _ 더워진 새장
속의 모이들이 말라가며 _
남겨놓은 흔적이 더러워져
가는 것을 보면서 단지 나
만 당신 생각을 하고 있다
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면 _ 서
나에게 웃어줘.


,

빛깔

from 낙서 2009. 3. 2. 04:36

 
무언가
어떤 것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 해가 지는 모
습을 보기 위해서
앉아 있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흘리지 않고, 녹아
내리는 바닐라 향을 맡으면
서 책을 쥐고 있던 손을 풀
고 음악이 비치는 레시버
를 뽑아 들며 사진기를 들고
이것 봐, 역광속에 서 있는
사람들이란 어둠속을 걷고 있
는 것과 비슷해, 라는 생각이
들어, 라고 말하는 당신이 떠
올랐어. 그리고 무엇이
나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
어,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

남겨진 성

from 낙서 2009. 3. 2. 03:55

 
질투를 느껴
무너진 성 앞에 서서 출입금지를
나타내는 푯말을 보며 저 아래
lower town 이 내려다 보이는 곳
까지 걸어오느라 다리가 아팠어, 날
이 어두워 가면서 내가 서 있는 위
치에서 내가 가려고 하는 곳까지의
빛 _ 을 
잃어 어디로 가야할지를 물
어보기 위해 서 있는 사이에, 자
동차의 라이트를 켜고 나
를 비추었다가 사라져 가는 것들
을 보면서 묘한 질투를 느꼈어, 나
를 그만 잊은 거야?
라고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어서 말
이야.


,

Morning call

from 낙서 2009. 3. 1. 01:14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런 곳에 서 있으면
말이야
이렇게 살아 있는 동안
언제든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어, 바
보처럼 이런 곳에 있
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어, 어떤 말인지 상상하
기 힘든 일이라는 건
그런 의미인 것일까?

,

먼로

from 낙서 2009. 3. 1. 01:01

 
당신도 알다시피 이건 내가 알고 있
는 이야기는 아닌 거야, 문득 눈을 뜨
고 외출을 하다 생각해 보면 말이야, 어
느덧 생각해 둔 것들이 가볍게 현관 앞
으로 떨어져 긴 한숨과 짧은 머리카락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고는 해, 그
렇게 이런 이야기는 모두 당신과 나
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 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안녕.

,

얼룩

from 어떤 날 2009. 2. 24. 04:48

  
길에 피가 떨어져 있어, 이것을 보면서 당신이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이틀 밤을 자지 않고 무
더운 여름날 당신의 손을 잡고 외출하면서 당
신이 내게 하던 말이 기억나, 피를 흘린 사람이 있었
다는 것은 _ 으로 시작하는 말이었어, 거기다 덧
붙여서 _ 그러니까 이제 밤마다 남은 코카인을 달
라는 말은 하지마 _ 라는 말을 당신이 했어, 아이
스키림을 먹으면서 길 위에 떨어져 있는 피를 줍
다가 당신이 내 등을 밀면서 이렇게 말했어 _ 그러
니까 _ 나는 옆에 널려있던 강에 빠져 아주 깊
이 잠수하면서 _ 당신이 내게 했던 말을 생각했
어 _ 피를 흘릴 수 있다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
에게 이유를 주는 일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물
러날 수 없게 하는 일이야 _ 그래서 나는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라는 생각을 했어, 그러다 지금
에서야 드는 생각이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나
는 당신을 벗어날 수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야, 당신은 그런 사람이야.

,

어느 그리운 날

from 낙서 2009. 2. 24. 04:34

   
어디를 가도 당신이 없어, 목이 마르고 숨이 막혀,
눈물이 흐르다만 강가에 서 있으니 햇살에 눈이
아파, 주위에서는 기념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 난
웃으면서 그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지, 아침에 먹
은 우유가 식도를 찌르고 있어, 어지럽고 지쳤어. 
 
어느 곳에 가도 당신이 보이는 날이 있어, 당신
을 만나면서 가지고 있던 상념들이 거리에 흩어
지는 날이 있어, 그런 날은 커피향이 코끝을 간
지럽히다 자막이 되어 마음 속으로 사라져 버리지,
그래도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는 건 내가 지금 있
는 곳이었으면 좋겠어, 어딘가에 있을 당신의 어
깨 위에 내가 던진 말들이 짐이 되어 당신을 주
저 앉게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아.


,

Rainy day

from 낙서 2009. 2. 23. 23:12

        
다리가 아팠어, 얼마나 걸었을까? 비
가 오고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 어느 아
스팔트 길 위에서는 드문 흔적을 가진 사
람들만이 지나가고 주차되어 있는 자동
차에서는 사람들이 내리지 않은 채 좌석
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어, 나를 욕하
고 있어, 넌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
니?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저 곳
에 사람들이 앉아 있어. 
 
이른 아침에 베이컨과 달걀, 샐러
드에 버무린 마요네즈를 마시면서 에
스프레소를 씹어대며 길을 나섰
어, 눈을 떴을 때 마치 집인 것 같
은 착각을 하면서 손을 침대의 빈 곳
으로 뻗으며 이렇게 말했어, 일어나, 네
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기억나?
이렇게 하기 위해 내가 당신과 만났어,
내가 있을 곳은 당신 곁이 아니야.
,

Subway

from 낙서 2009. 2. 23. 22:48
 
  
   
때론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 중에
이런 지하도를 지나 도망치고 싶었
던 적이 얼마나 있었던 것일까? 이
길이 뻗어 있는 곳을 내가 따라서 가
기 위해 단지 이 길 위에 서기 위
해 나는 어떤 거짓말들을 해 왔던
것일까? 당신의 그늘에 누워 있
는 나는 피투성이의 가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있어, 이런 말을 기억하
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
게 들려주기 위해 숨을 쉬면서 지
하 갱도를 따라 있는 더러워
진 곰팡이와 매캐한 냄새에 얼
룩진 내 손에 의해 당신이 훼손되
어 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
상을 나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

,

꽃말

from 낙서 2009. 2. 23. 22:40

        
무엇을 잊어버린 것일까?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
른채 그토록 내가 다시 찾
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당신이 내게 말했어, 무엇 때
문에 자신을 좋아하는지, 그
건 물론 내가 지금껏 경험한 사
람들 중에 _ 내가 겪었던 고통
을 되풀이 하지 않게 할 사
람을 조심스럽게 골랐다
고 생각했어, 단지 누구의 대
용일 뿐이야, 라는 말을 나
는 당신에게 했어. 헤어지
기 전에 당신이 그 말을 들
었다는 사실이 싫은 거야, 그
래서 지금도 당신이 그리워.


,

동 틀 무렵

from 낙서 2009. 2. 23. 03:10

   
내가 가는 길은 당신이 보이지 않는 길, 눈
을 가리지 않고 지나왔어, 힘든 밤을 지내고
깨어날 것 같지 않은 긴 꿈에서 벗어나 지금
도 이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이, 당신 없
이 세상이 끝나버린 것 같은, 믿을 수 없
는 감각을 손에 쥐고 시린 장갑을 끼고 발
꿈치 까지 솟아 오른 눈을 밟으면서 당신
이 없는 이 길 위에 멍하니 서 있는 나
를 당신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머
리를 떠
나지 않아.

,

Dark side

from 낙서 2009. 2. 23. 02:06


저 길에 서면 단지 우울한 것

들, 당신에게도 보이는지 몰
라, 이런 우울한 것들, 당신
이 내게 물려준 것, 당신이 내
게 알려준 것, 가르친 것, 이
런 길 위에 서 있으면 단지 우
울한 것들, 당신과 있던 시간
과 내가 지금 서 있는 곳
이 교차해, 그저 우울한 하
루의 해가 지는 것을 보면 _ 그
런 느낌으로 오늘을 끝내.
  
.  
,

아침, 당신, 아침

from 낙서 2009. 2. 23. 00:20


나는, 아침이 좋아, 당신을 그리지 않아도 좋

은 그런 시간이 좋아, 사랑은 어제 밤까지만 이
어져 있는 그런 시간이 좋아, 오늘까지만 당신
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과
거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기 보다, 그
런 시간을 좋아하는 거야, 아침이 되고 풀잎 사이
로 이슬이 반짝여서, 그런 것을 보
면서도 나와 당신이 멀어져 있지 않은 시간을 그
리면서 잠잘 수 있는 시간이 좋은 거야. 그
냥 이런 아침이 좋은 거야. 나를 기억해.

,

계단과 다락방

from 낙서 2009. 2. 19. 23:25

 
계단에 서서, 사실 뛰어 내리기 위해 다락방
에서 내려오는 길이야, 창살에 드리워진 도
시의 풍경을 바라보다 뛰어내릴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신에게 전화를 했
어, 뛰어 내릴까?
당신이 그러라면 그렇게 하겠어, 라
고 말했어. 당신은 무슨 말을 했
을까?
아니, 그러지마, 라고 당신이 반복해
서 이야기할수록 나
는 다
시 아니 뛰어내릴거야,  당신이 뭔데 나에
게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라는 말을 했
어, 다락방에서 내려오면서, 빙빙 걸
려 있는 계단을 밟고 서 있
으면서 왜 나에게 이런 일
이 있는 것일까?
보다는 죽음과 자살과 누군가가
나를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보다 사
실은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라
는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고 생
각했어, 다락방에 문을 잠그고 못
을 쳐서 다시는 열리지 않는 것을 확
인하고 집을 나왔어, 누군가 저 집
을 불태워 주었으면 좋겠어, 라
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

다리 위, 눈길 위

from 낙서 2009. 2. 19. 22:27

 
길을 걷는다, 아직 별이 지지 않
은 이른 아침, 눈이 와서 축축한 발
을 이끌고 전혀 누그러지지 않
는 이별의 말을 뒤로 하면서 다
리를 건너 내가 살고 있는 집
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다. 
 
"그렇지? 역시 이런 곳에 오
는 것이 아니었어, 진실해 질
수 없는 순간, 어떤 말
을 해도 들을 것 같지 않은 표
정으로 당신이 나를 향해 _ 당
신이 내게 했던 말, 그 말이 어
떤 의미인지 당신은 알기나 하
는 것일까?"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다리를 걷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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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나와 당신의 길

from 낙서 2009. 2. 18. 21:20

  
저 멀리 당신이 뛰어 오는 것
을 보면서 나는 끊임없이 셔터
를 눌러되며 소리쳤어, 오지
마, 오지마, 제발 오지마, 라
고 하면서 _ 당신은 그 말을 듣지
못하고 내 옆으로 와서 사랑
해, 라고 말하면서 내게 손
을 내밀었을 때, 또는 당신
에게 내가 말했어, 바보같
이 내 곁에 있는 동안 나
는 당신도 볼 수 없고 셔
터도 누를 수 없어, 당
신은 그런 사람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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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

from 낙서 2009. 2. 18. 20:57
재미있는 것, 단지 즐거운
것, 생각하면 할수록 내
가 내가 아닌 것이 되는
것. 
   

  
그런 것을 내가 발견할 수 있
을까? 내가 만날 수 있을까? 창
밖으로는 단지 햇살만이 들어오
고 창이 있다는 것이 나와 당신
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
각해 본 적은 없지만 떠오르는 건
'내가 여기에 있어, 내가 여기에 있
어.' 라는 낱말 아닌 문장들 뿐이야. 어
둠 안에서 창 앞에서, 언제나 그
랬듯이 당신 앞에서의 나처럼 전
혀 아름다워지지 않는 나라는 사람
에 대해서 회상하지 않는 편이 좋겠
어, 라고 당신이 하던 말이 지금
도 창 앞에서 번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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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아침

from 낙서 2009. 2. 18. 02:02

   
잔뜩 흐린 날, 수영도 할 수 없게, 나는,  찌
뿌리면서 일
어나 걸어가다 문득, 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어, 그런데 구름이 떠다니는 것

마치 솜털로 만든 모자를 내 머리에 씌운 것
처럼 날아다니고 있어서, 잘
못되었어, (잘못되었어?) 라는 말이 생각이 났
어, 당신이 아니면 내가?
무언가가 잘못되었어, 라는 생각이 들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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