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가 내린다, 눈 앞이 어둡고 차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짙은 그림자
들 사이로 나 자신이 매몰되어 버리
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 그림자를 가지
고 있지 않고 해가 떠 있지 않은 날, 긴
아침을 따라서 _ 달려가는 모습을 나
는 머리 속에서 그려,
보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
까?
어딘지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이야기
하지 않고 _ 간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어
떤 말이든 하라
고, 나는 고개를 떨구고 당신은 눈
앞을 응시하지 않은 채 자리에 누워 _ 이
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 사실
은 어떤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내
가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어떤 사
실도 변하지 않았다고 내가 당신
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사실은 말이
야, 이런 말을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
지 않는다고 당신이 내게 말해줘야 한
다고 생각했어. 어떤 것도 -
결코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당신
이 내게 말했어. 눈이 뜨거워지고 아
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 밤이 오는 거라
고 생각했어. 사실은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밤이 오고 있어, 라고 내게 말하는 당
신이 나를 따라서 _ 그리움도 아픔도 사랑
도 사실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야, 일어
나서는 안돼, 내가 그렇게 말하게 해
줘.
이렇게 _ 결코 이대로 끝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