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아름다워야 한다면 그
건 당신이었으면 좋겠어,
왜 그런 말을 해?
가로수 사이로 겨울이 걸린다, 날
씨가 따뜻해 진다. 그
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무슨 일
이 있는 거야? 아니.
네가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아, 귀
가 멀었고 눈 앞에서는 검은 그
림자들이 움직이고 있어, 이런 마
음으로 당신을 만나려고 했던 것
이 아니었어. 사랑한다고 말해, 줘, 라
고는 절대로 말하지 못해, 이런 나를 안
아 달라고는 하지 못해, 꾸밈없이, 어
떤 일도 없이 이런 일들을 계획해 주
어서 고마워.
당신 없는 곳으로 떠날 거야, 당신
이 없는 곳으로 떠날 거야, 어디든 상관
없이, 당신이 숨쉬지 않는 어떤 곳으로
든 관계없이 나는 떠나려고 마음을 먹
고 있어.
내가 하는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
고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이곳에서, 꿈
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이 순간만을 생
각해 왔어, 당신이 내 이야기를 쉬지 않
고 끝까지 들어준다, 라는 설정을 얼
마나 반복해 왔는지 몰라.
쌍꺼풀이 없다. 쌍꺼풀이 없는 남자를 만
나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고 생각한 적
이 있었다. 그런 생각으로 지낸 적이 있
다. 겨울이 탄다, 불이 타고 남은 재
로 만들어진 기둥 앞에 선다. 이곳으로 당
신이 나를 만나러 온다. 그런 모습을 내
게 보여주어야 한다, 당신은 내게서 그
런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열
정을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