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해당되는 글 808건

  1. Downstream 2 2009.05.25
  2. Clouds 2 2009.05.25
  3. Wall 2009.05.25
  4. The Spot 2 2009.05.25
  5. Chimney (interpersonal relationship) 2009.05.22
  6. Rusty 2009.05.21
  7. Ceiling 2009.05.21
  8. Rainbow 2009.05.21
  9. Uncertain Hotels 2009.05.20
  10. A play 2009.05.20
  11. Synchronicity 2009.05.20
  12. On Dream 2009.05.19
  13. Calendar 2009.05.19
  14. But not for me 2009.05.18
  15. Blindness 2009.05.17
  16. Grandiose self 2 2009.05.16
  17. Mary me, Marry 2009.05.15
  18. Affair 2009.05.15
  19. Roof 2009.05.15
  20. Working through 2009.05.15
  21. Underworld 2009.05.15
  22. You, too. 2009.05.14
  23. You 2009.05.14
  24. Heinz Kohut 2009.05.11
  25. An Adequate Performance 2009.05.09
  26. Deep City 2009.05.03
  27. Lovelessness 2009.04.30
  28. A Melody of Memory 2009.04.30
  29. Flower 2009.04.11
  30. North west 2009.04.06

Downstream

from 어떤 날 2009. 5. 25. 23:08

더 날지 못하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걸까, 이제는 추락하지 않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걸까, 하늘과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의 무게 더미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며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_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는 가치가 없어, 아니 행복하지 않은 것들도 행복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어. 내 자유와 당신의 평등은 늘 반비례하면서 수평선 위에 놓여 있어,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_ 당신의 차가운 무릎에 머리를 대고 하늘을 보면서, 잔디향과 나무잎이 바람 속에 펄럭거리는 것을 맞이하는 꿈을 꿔, 그게 지금까지 내 최고의 행복이었고, 이후로 내가 행복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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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s

from 어떤 날 2009. 5. 25. 22:19

조금만 더 가려줘, 심술궂은 색으로, 땅을 기어다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숨어 다니지 않아도 되게, 조금만 더, 험상궂은 빛으로 가려줘, 얼굴을 감추지 않아도 땅을 기어다닐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줘, 이미 끝나 버린 것, 이제 사랑하지 않는 것을 위해, 우리를 떠나간, 우리를 사랑한, 지금껏 기억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죽음과 내 기억에 잊혀져 간 사람들의 서러운 영혼을 위해, 조금이라도 우리가 용서받을 수 있다는 욕심을 채워줄 수 있게,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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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from 어떤 날 2009. 5. 25. 22:02

벽이 막혀 있어, 이렇게 맑은 날, 저기에 얼룩진 그림자와 햇살들을 봐, 이렇게 슬픈 날, 나도 저들처럼 저렇게 울 수 있을까? 그러다 밤이 되면 아무렇지 않은 듯 어둡고 담담한 표정으로 내일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_ 벽이 막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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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ot

from 어떤 날 2009. 5. 25. 21:51

이렇게 말한다, 죄없는 사람 중에 당신이 가장 나빠 _ 비가 그치고 날이 갠다, 아침에 일어나 거리를 걷다 보면, 머리 위에 금빛 환이 씌워진다, 나는, 우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걷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지고 하루를 보낸다, 나와 동일한 스포트라이트, 의 사람들은 멀어져 가고, 당신과 다른 스포트라이트, 의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본다, 그리고 걷는 내내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_ 이렇게 말한다, 죄없는 사람 중에 우리가 가장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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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에는 굴뚝이 있어, 연기와 먼지가 가득해, 매일 청소부가 찾아 와서 청소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가지고 있어, 깨끗하게, 그리고 나는 어느 날 문득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생각했어. 그러면 나는 청소부를 사랑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청소부와는 사랑에 빠질 수 없어, 라는 물음에서 부터 왜 내게 굴뚝 같은 것이 있어서 이런 고민에 빠지는 걸까, 라는 생각까지 말이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또 물었어, 그러면 적어도 나는 그 사람에게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어야 하는 건가요, 라고 말이야.

- 다음 날 나는 청소부를 해고 했다, 대신 내 마음, 의 굴뚝은 전과 다르게 검은 연기가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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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ty

from 어떤 날 2009. 5. 21. 23:31

녹슨 하늘이 비로 물들어 도시를 폭격한다고 생각했어, 나뭇잎은 멍이 들고 푸른 빛을 잃어가는 어느 날, 아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 며칠 째 뿌옇게 날이 흐리더니 금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하늘이 병풍처럼 가지런히 늘어선 구름들 사이로 우리를 엿보고 있어. 그러니까 당신도 잘못이 있으면 지금 내게 말하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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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iling

from 어떤 날 2009. 5. 21. 23:07


내가 가진 천장은 비가 오지 않는 곳, 오늘 내린 비 위에 서서 멍하니 천장을 보았어, 눈 안으로 들어오는 저 빛은 무엇을 내게서 앗아갈 수 있을까, 를 생각하며, 천장 위에 새겨진 희멀건 무늬들을 바라보며, 내가 가진 천장은 내게서 무엇을 앗아갈 수 있을까, 를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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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

from 어떤 날 2009. 5. 21. 22:55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잘 걸을 수 없어, 지금까
지 그래왔듯이
우리 사이의 관계도 완벽할 필요
는 없어
 _ 저 다리 위에서 바람에 따라 흔들리던
당신의 모습이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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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ertain Hotels

from 어떤 날 2009. 5. 20. 23:00






그 날 난, 도대체 어

디로 가려고 했던 것
일까? 잠옷 차림으로
캐리어를 끌고 미키
마우스 양말 같은 것
을 신고 말이야.







2009/06/04 - [글쓰기] - False Bel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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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lay

from 어떤 날 2009. 5. 20. 22:28

목이 아파, 그만 날 떨어뜨려 줘. 계속 하늘만 본다, 입을 벌리고, 하늘에 떠 있는 입자들이 입 안으로 들어온다, 양 팔을 벌리고 눈을 감고 바람이 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대로 날 떨어뜨려, 괜찮아, 라고 당신에게 말하는 일, 떨어뜨리라고 말하고 당신의 눈을 보며 내가 우는 일, 결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마음 속으로 비는 일, 그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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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chronicity

from 어떤 날 2009. 5. 20. 00:24

이 바닷가에서 당신을 보았을 때,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어, 일주일이 넘게 갈아 입지 않은 스커트와 변색이 된 하얀 셔츠와 속옷을 입고, 열흘간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당신이 사준 밥은 절반도 먹지 못했어, 배낭에는 젖은 신문과 찢어진 소설책과 노점에서 훔친 귤과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가 들어 있었고, 나는 쪼그려 앉아 엽서를 쓰고 있었어. 도망쳐 왔어, 당신이 내게 다가왔을 때 나는 이 말도 하지 못했고, 나를 구해줘, 라는 말도 하지 못했어. 너는 긴 속눈썹을 가지고 있어, 라는 당신의 말도 어떤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어 _ 당신과 있는 동안 난,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갈까봐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내가 왜 이래야 하는 거지, 무서워, 늘 당신곁에만 있을게, 라고 했어 _ 네가 불안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줄게, 네가 그 불안을 허용할 수 있게 도와줄게, 당신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고, 정말 이후로 나는 당신에게 무엇이었을까? _ 내가 떠나면 어떻게 하나, 라는 불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게, 난, 네 여기에 사는 거야, 내 가슴을 만지며 한, 당신의 말, 은 지금도 아파, 고마워, 늘 _ 당신이 날 떠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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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Dream

from 어떤 날 2009. 5. 19. 04:17


그래서 나는 아직 꿈을 꿔, 잠들기 전에, 항상, 구름 속에서 시소를 타며 멋지게 자유낙하 하는 꿈을 꿔, 내가 그린 V 자가 당신의 이마에서 타들어 가는 것과 함께, 내가 쓴 고글과 등에 짊어진 낙하산을 벗고, 당신에게 곧장 가는, 그런 꿈을 아직도 꾸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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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endar

from 어떤 날 2009. 5. 19. 01:41


내 마음의 달력은 비와 함께 내려, 떨어지는 소리에 땅을 파고 물길을 만들어 대지, 20장의, 달력과 362개의 기념일, 과 내 사랑과 이별에 입맞추는 소리가 들려, 날이 갠 날, 그 소리는 더 뚜렷해, 사진을 찍는 동안 _ 알게 되었어, 내 기억의 소나기는 멈춘지 오래지만, 그 날의 비는 아직도 그대로, 라는 사실을 말이야, 사실, 기억의 파도와 빗줄기의 아, 련함은 그 때, 내가 찍어둔 사진들로 엉겨 붙어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셔터음과 노출의 깊이를 재는 소리가 들, 려, 그 때의 나는, 언제나 나야, 라고 말하고 싶어. 알고 있겠지만, 내가 가진 집중력은 짧아, 오랜 시간, 나, 이외의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그냥은 안 돼, 당신도 마찬가지였어, 그냥은 안 돼, 그래도 괜찮아, 지금의 내, 가 형편 없어졌다고 해도, 당신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나, 의 젊은 날은 즐거운 일 투성이었어, 그게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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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not for me

from 어떤 날 2009. 5. 18. 00:47

그러면 위험해, 나는 얼마 전에 선물받은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뛰어 다닌다. 정오 무렵, 빛이 하늘 위에 있어 구름을 찍기 위해 태양을 등진다. 역광없는 하늘은 푸른 빛과 간간이 섞인 오렌지 빛으로 아름답다. 무엇을 찍을지 생각하지 않고 뷰파인더만을 들여야 보며 셔터를 누르는 동안, 렌즈를 통해 들어온 태양빛에 조금씩 눈이 따가워졌고, 뭐야, 하는 생각에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태양을 본다, 아파, 순간 셔터를 누르고 나는 카메라를 떨어뜨린다, 아파, 라고 말한다. _ 그날 난 무균 거즈를 눈에 대고 드레싱을 하고 생일을 맞았다. 당신이 이끄는 곳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광경에 익숙해 지며,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본 죄로, 당신에게 모두, 나를 의지해야 했다. _ 그 감각이 내게 지금도 남아 있어, 때로는 힘들다, 내 손을 잡고, 음식을 먹여주고, 자야할 곳에 뉘어주고, 곁에 있을게, 걱정하지마, 라고 말하는 당신의 표정이 눈을 감고 있는 내게 보였던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에 가끔, 나는, 놀란다. 당신과 헤어지고 당신에 대한 기억도 거의 흐릿하게 되었지만 그 때, 안대와 붕대를 하고 보았던 당신의 모습은 지금도 뚜렷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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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ness

from 어떤 날 2009. 5. 17. 20:45

이 숨막힐 것 같은 느낌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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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iose self

from 어떤 날 2009. 5. 16. 20:21


낡은 공장을 개조한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면,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컬렉션의 재즈 음악이 흐르고, 은은한 빛으로 채색된 당신이 웃고 있어, 이렇게 도시와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성공하지 못해, 라는 내 말도 무시하고, 투명하게 반짝이는 유화로 가득한 곳에 자마이칸 블루 마운틴도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도 아닌 향이 흘러, 거기엔 변함없이 당신이 있어, 나야, 나 이외의 사람은 당신을 행복하게 할 수 없어, 금지되어 있는 당신의 장난도 끝이 나고 눈을 감으면 늘 같이 있던 자리로 나는 떠나, 에로티시즘이 흐르지 않아서 좋았던 그곳, 은 지금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초침이 흔들리지 않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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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me, Marry

from 어떤 날 2009. 5. 15. 23:17

잠만 잤어, 이 무거운 걸 얼마나 이고 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눈이 따갑고 머리가 아프고 햇살이 거친 날이었어, 아침, 그러다 비가 와서 내가 사는 도시의 먹물을 씻어 주었어. 레스토랑에 들러, 호밀빵과 스테이크와 그라탕을 먹었어. 긴 머리카락이 내게 어울리지 않아, 머리를 자르고 책을 사고 드라이브를 하고, 이런 날은 누구에게 전화를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_ 며칠 째 10살 연상의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던 녀석에게서 편지가 온다, 어떻게 하면 좋아, 언니, 그 사람이 너무 좋아, 나는 어떻게 하면 좋아?, 언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데 언니, 왜 연락이 안돼?, 어디에 있는 거야? _ 조금 읽다 문서분쇄기로 편지를 밀어넣는다. 녀석은 부르면 언제고 내가 다가갈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와의 관계에 대한 위기 의식도, 믿음도, 자기 자신의 값어치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별의 의미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그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과 같다. 이별할 수 없는 사람은 사랑 또한 할 수 없다. 녀석에게는 왜 내가 너와 연락을 끊고 만나지 않고 지금까지 돌봐주었던 것을 거들떠 보지 않는지에 대해서 결코 이야기해 주지 않을 것이다. 녀석은 결코 내게서 그와 같은 것을 들을 수 없다. _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큰 쓰레기통을 가지고 여기에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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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air

from 글쓰기 2009. 5. 15. 01:04

  


   저 문을 열고, 그만 저 문을 열고, 이 빈민가에도 빛이 들어와, 끼니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물론 당신이 보내온 편지도 읽을 시간이 없어, 살아 있다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나는,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농담으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워, 술과 과일을 훔치는 것을 익히고 밤이면 문, 을 닫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는 것에도 익숙해 지고 있어. 그러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었어, 이 시간에 일어나서는,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는 하루를 버티기 힘들어, 난, 눈을 비비고 문을 열었어, 누구야 당신? _ 왜 이래, 나는, 어제 당신과 자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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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f

from 어떤 날 2009. 5. 15. 00:37

믿기지 않아, 저런 곳에 사람이 산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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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through

from 글쓰기 2009. 5. 15. 00:27

저 곳이라면 나는 걸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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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world

from 글쓰기 2009. 5. 15. 00:18

마음의 빚, 내가 한 실수들, 로 인해 당신의 모습이 파멸되어 가는 것을 보고 있어, 내 마음, 의 빚, 그대로 모두 망가져 가, 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있어, 됐어, 이걸로 끝난 거야, 이걸로 끝내 (이 숲에서는 소음이 들리지 않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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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too.

from 글쓰기 2009. 5. 14. 21:56

사랑받은 적이 없으므로 사랑할 수 없어. 사랑받은 적이 없으므로 _ 사랑받고 있지 않은 상태, 에서만 나는 안전할 수 있어. 내 기억은 오류로 가득해, 무엇일까?, 내가 걸어온 길, 사랑받지 못했어, 그건 내 탓이야, 어떤 일이든, 생존 앞에서는, 일어날 수 있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늘, 살아 있고, 내가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 은 오류야. 내가 이해해야 할 것, 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야, 그건 내게도 네게도 마찬가지야.

온 집을 뒤진다. 집으로 돌아온다. 가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떨어져 배가 고프다. 어머니의 폐물( )과 죽은 아버지가 남긴 물건들을 집어 가방에 넣는다. 그걸 팔아 담배를 사고, 술을 산다. 밤새 떠들고 비빔밥과 볶음밥을 사먹고 처음 보는 남자애들과 잠을 잔다, 좁은 자취방, 안에서 나는 한 마리의 나비와 꽃이 된다. 나는 괴로움도 아픔도 느낄 수 없었고, 화를 내는 나 자신도 볼 수 없었다. 열 다섯, 여름, 저 바닷가에서, 난, 당신을 만났다. 그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정말 모든 것이 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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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from 글쓰기 2009. 5. 14. 00:40

명심해, 네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들었을 때, 조심해, 그 때부터 폭력이 시작되는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그 누군가의 '무엇'이 끝날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 것, 뿐이고, 그게 최선이야. 그 '무엇'인가는 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누군가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거야.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이런 말들을 내게 잔뜩해 놓고서 어디로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아, 나는, 이대로 어른이 되고 싶은 생각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아, 조금만 더 당신 앞에서 어리광 부리고 싶어, 그걸 당신에게 허락받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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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nz Kohut

from 어떤 날 2009. 5. 11. 00:50


산을 오를 때면 생각나는 것이 있어, Mom 과 함께 산에 올라가던 일, 나는 산을 오르면서 무작정 뛰어갔다가 저만치 가서 숨을 헐떡거리며 서 있으면, Mom 이 천천히 산자락을 오르며 내게 다가오던 일, '천천히 쉬엄쉬엄 가면 돼,' 라고 하던 모습 말이야. 산을 오를 때면 그 때의 Mom 이 내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느껴, 그 때 Mom 이 보여주었던 몸의 리듬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느껴, 나는 Mom 의 또 다른 모습인 거야, 그걸로 만족해, Mom 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렇게 살고 싶어, 그걸로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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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dequate Performance

from 어떤 날 2009. 5. 9. 02:57


                            일련의 영화, 어딘가에서 나는 나를 본다, 내
                            가 알지 못하는 어느 사람의 이야기에서 나
                            는 나를 본다, 세상은 그런 곳이다. _ 말해 봐, 당
                            신을 통해서 나는 나를 확인하려고 했어, 당
                               신도 그랬을까?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어, 당
                               신은 나와는 달랐으면 했어, 이런 모
                                     습을 통해 나는 나를 본다. 어디로 가
                                     고 있는 것일까? 내가 온 곳은 어
                                     디일까?
                           
                            어느 날 나는 자다가 말고, 알 수 없는 공포감
                                            에 당신의 품에 안겨 한없이 울었다. 이
                                            별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당신에게 이야기
                                            하기는 했지만, 만약 당신과 헤어지게 된다
                                            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 뜻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바라던 건, 괜찮아, 떠나지 않아, 내가 노력할게, 
                                            라는 말이었고, 내가 필요했던 것은 당신의 존재
                                            또는 부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이 지금도 내가
                                            당신을 미워하는 이유이다.
                         
                           ......The thousands of cultures that are mixed together here ......
                            means that there is a sort of learning proc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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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City

from 낙서 2009. 5. 3. 02:52

    
노이즈가 많이 끼어 눈
이 더러워졌어, 귀가 아프
고 기침이 나와, 새벽 바람
속으로 안개와 거품이 끓고
있는 강변에는 늙은 건물들
이 숨쉬고 있어, 난 주저 앉아
레시버
로 Monday Morning 을
듣고 있어, 부탁이야, 날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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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ness

from 어떤 날 2009. 4. 30. 05:21

   내가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을 때 내 어깨를 흔들면서 일어나라고 소리치던 사람이라, 는 의미는 아니야, 어느 정점에서 만났든지간에 그런 사이라고 내가 꼭, 당신에게 말하는 건 아니야, 흔들거림이 없이 걷는 것은 힘들어, 그 어깨를 흔들어 댈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내게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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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lody of Memory

from 어떤 날 2009. 4. 30. 05:03

어떻게 해, 저곳에서 난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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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from 낙서 2009. 4. 11. 19:44


나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이것은 내 꽃, 이것은 네 꽃,
이름 붙여진 것마다 의미없이 사
라지는 것, 이 봄을 얼마나 기다렸
는지 몰라, 지난 겨울 유독히 추웠
던 마음 속을 채우는 것들이 무
엇인지 지금부터, 내가, 지켜보
게 해 줘. 

"그건 라벤더의 찌꺼기에 불과해."

"뭐라고 해도 좋아,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는 사실 뿐
이야. 그것이 어느 것보다 _ 우선해.
중요한 건 지금 그것 뿐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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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west

from 낙서 2009. 4. 6. 00:12

 

"정말 저기가 북쪽인 걸까?"

따뜻한 날씨, 봄 속으로
날아든 차고 습한 바람이 분다. 나는 선착장에서 한 시간 가량
을 기다려 배를 타고, 배 안의 난로로 손을 녹이며 연신 셔터를 누
르고 있는 너를 쳐다 본다.

"내일 저기에 가지 않을래?"
"어디?"

아침 일찍, 잠들어 있는 나를 깨우는 전화벨이 울린다. 

"일어나."
"응?"
"오늘 만나기로 했잖아.'
"언제?"
"잊었어?"

정말 만나고 싶지 않다, 는 생각과 떼를 쓰는 너를 사이
에 두고 고민을 하다, 알았어, 라는 대답으로 너를 달랜
다. 

"아니, 나오고 싶지 않으면 괜찮아, 다음에 봐."
"아니야, 갈게, 어디서 만나기로 했더라?"

만남과 헤어짐이 일상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것은 
늘 힘든 일이다. 한번도 '이제 헤어져' 라고 말하지 않
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나침반이 놓여 있는 곳에 왔을 때, 나는 눈을 가리
고 너는 내 어깨를 잡고, 북쪽을 가리키는 방향에
맞추어서 선다. 이 방향으로만 가면 북쪽에 다다를 
수 있어, 그러니까 북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꼭 이 방
향으로만 가야 돼, 네가 말한다. 

나는 뒤돌아 서서, 그렇지, 북쪽은 저 방향이 맞을 지
도 몰라, 그래, 북쪽은 저 쪽인지도 몰라, 그렇
지만 어디를 가나, 북쪽을 가리키는 것들은 있게 마련
일 거야, 이 곳이 아니어도, 꼭 저 방향이 아니어도 상
관 없어. 

그 말을 하고, 나는 너와 헤어진다, 응석 부리기를 멈
추지 않는 너를 보살피며 보낸 시간에 감사하지만,
이런 생채기를 너에게 내어 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
며 뒤돌아 선다. 

가지마, 너 없이는 못 살아, 제발 가지마, 나는 어떻
게 하라는 말이야.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마음 속으로, 그 말에 책임질 수
없으면서 아무렇게나 그런 말을 하는 네가 미웠
고, 사실 저 쪽은 북쪽이 아니야, 라는 말을 너에게 하
고 싶었고, 북쪽이든 아니든 관계 없다는 말을 네가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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