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해당되는 글 808건

  1. Patterns of behavior 2009.06.02
  2. Water 2009.06.02
  3. Double boggy 2009.06.02
  4. Log 2 2009.06.01
  5. My island 2009.06.01
  6. Anchor 2 2009.06.01
  7. Poverty, Security 4 2009.06.01
  8. Spring Greens 2009.06.01
  9. Do not leave me 2009.06.01
  10. A watercolor painting 2009.06.01
  11. Blues 2009.06.01
  12. Pay the penalty 2009.05.31
  13. On the Rail 2 2009.05.31
  14. On the Rail 2009.05.31
  15. Suffering, Longsuffering 2009.05.31
  16. Be sad 2009.05.31
  17. The present for separation 2009.05.31
  18. There are good people out there 2009.05.31
  19. The 39 steps 2009.05.31
  20. Boulangerie 2009.05.31
  21. Earthquake 2009.05.30
  22. Painting 2009.05.30
  23. Jean Michel Basquiat 2009.05.30
  24. Bicycle 2009.05.30
  25. Obelisk (anger for immorality) 2009.05.29
  26. Rorschach Test 2009.05.28
  27. Gate and Door 2 2009.05.26
  28. Residence 2009.05.26
  29. A Lecture Room 2 2009.05.26
  30. Floral language 2 2009.05.26

Patterns of behavior

from 어떤 날 2009. 6. 2. 21:46

가끔 패턴에 매료되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때가 있어, 당신을 만나던 방식, 내, 가 사랑하던 방식, 만남, 이별에 대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야, 지금도 곰곰이 생각하고 있어, 나, 는 지금껏 비슷비슷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가슴 떨려하면서, 비슷하게, 만 헤어졌어, 버려졌어, 기억하는지 몰라, 그래왔다는 것을 말이야, 당신이 나를 떠나며 했던 말도 그랬어, 생각해 봐, 이것처럼 너도 과거에 버려졌을 거야, 라고 했던 말이 내 구두 뒤축에 묻혀 있어, 정말, 당신은 누구를 본떠서 만든 사람이었을까?

,

Water

from 어떤 날 2009. 6. 2. 21:31

나, 도 저 물이 먹고 싶어, 아프지 않게, 떨어지는 빗줄기, 들이 만들어 내는 샘, 에 입을
가져다 대고, 마치 당신과 입맞춤을 하듯이, 차가워지는 마음, 을 거기에 갖다 대고 싶어.

,

Double boggy

from 어떤 날 2009. 6. 2. 20:30

언제부터였을까? 내 인생에 저렇게 점이 박히기 시작한 때는 말이야, 당신을 만났을 때?, 헤어졌을 때?, 당신이 다시 보고 싶어졌을 때? _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나를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_ 나, 는 과거의 누구를 잊지 못해서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던 것일까? 내 눈, 에 점이 묻어 있었는지도 몰라.

,

Log

from 어떤 날 2009. 6. 1. 22:55

내가 앉고 당신이 앉고 그러는 거야, 내가 울고 당신이 웃고, 내가 웃고 당신이 울고, 그러는 것처럼, 언제나.


,

My island

from 어떤 날 2009. 6. 1. 22:46

도대체 누가 이 섬을 망쳐버린 것일까?


,

Anchor

from 어떤 날 2009. 6. 1. 22:32

움직이지 않았어, 바다로 나가려고 하는 밤, 내 마음과 같이 단단히 묶인 사슬에 너와 나는 긴 빚을 지고 만 거라고 생각했어,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네가 킨 수은등 아래에서, 너와 나만이 긴 사슬을 풀고 있었어. 지난밤의 일은 아니었어. 그래서 나는 네가 바다로 뛰어들려고 하는 것을 잡을 수밖에 없었어.


,

Poverty, Security

from 어떤 날 2009. 6. 1. 22:13


저기엔 누가 살고 있을까? 동화 속에서도 빈민가에서도 본 적이 없는 집, 저 곳에는 과연 누가 살고 있을까?


,

Spring Greens

from 어떤 날 2009. 6. 1. 22:06

봄이 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그러고, 옷도 입지 않고 누워 있어, 일어나, 그만 일어나.



,

Do not leave me

from 글쓰기 2009. 6. 1. 03:28

내가 말한다, 이런 골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거야?, 당신은 골목 귀퉁이에 앉아서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번 돈으로 내게 빵을 사준다, 내가 말한다, 이제 이런 생활이 싫어, 여기를 떠나, 당신은 아무 말 없이 다른 사람들의 초상화만을 그려준다, 이것 봐, 내가 말하고 있잖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사실 따지고 보면 내 모습은 그려준 적도 없잖아, 안 그래? 라고 말한다. 당신은 말이 없었고 나는 당신을 떠났다, 가난한 화가 따위와 사랑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뒤돌아 선 곳에 장식이 된 나무 한 그루가 놓여 있었다.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나무를 보고 내 결정이 옳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신을 떠나고 난 뒤 저 나무처럼 나는 빛을 잃어갔다. 누구든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쉽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시로 나와 몇 명의 남성과 교제를 했지만 가난한 화가를 옛 연인으로 가진 나를 진심으로 반겨주지는 않았다. 나는 떠밀려 갔고 결국에는 살기 위해 에스코트 걸이 되었다. 그럴수록 당신이 너무 미웠다. 당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신 따위를 만났기 때문에 내 인생이 꼬여버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편지 한통이 도착했다, 당신의 이름이 쓰인 편지를 열었을 때, 전시회 초대장이 들어 있었다. 'Portrait in Love'. 미술 전시회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전시관 벽에는 온통 내 초상화들이 걸려 있었다. 내 모습만이 걸려 있었다, 웃을 때의 나, 미소를 잃지 않을 때의 나, 당신 앞에서 귀여운 꼬마였을 때의 나. 관광객으로 온 미술 에이전시의 초상화를 그려준 것이 인연이 되어 전시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잘 지냈어?, 당신이 말한다. 에스코트 걸이 되었어, 내가 말한다. 당신은 미소를 잃지 않고, 나 때문이야, 라고 말한다. 나는, 어떤 말이야?, 라고 묻고 당신은, 나 때문에 네가 그렇게 되었어, 라고 말한다. 에스코트 걸이어도 괜찮아?, 내가 말한다. 나를 원망해, 네 진짜 모습은 여기에 다 있어, 라고 하며 전시회장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손으로 가리킨다. 미안해, 너를 그릴 수 없었어, 어떤 것도 너를 완벽하게 표현할 자신이 없었고 그럴 수도 없었어. 나는, 그 말은 당신을 떠나기 위한 구실이었어, 라고 말한다. 고마워, 당신이 말한다.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이유를 내게 주어서, 고마워. 라고 당신이 말한다. 그 날 이후 나는,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에스코트 걸로 일하고 난 뒤, 당신을 찾아갔다. 문을 두드리고 당신이 문을 연다. 어서와, 당신이 말한다. 나 이만큼 망가졌어, 일하면서 얻은 멍자국을 당신에게 보인다, 나 좀 고쳐줘, 당신에게 말한다. 당신은, 들어와, 라고 말한다.

- 딱 한번 그 골목에 가 본 적이 있어, 당신과 내가 앉아 있던 그 자리에 가 본 적이 있어, 내가 그 때 보았던 장식을 한 나무가 그대로 놓여 있어서 놀랐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몹시도 당신이 그리웠어, 날 구해줘서 고마워. 저 나무는 빛을 잃어가지만 변함없이 저 자리에 있었던 거야, 그렇지? 기억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날 떠나줘서 고마워.


,

A watercolor painting

from 어떤 날 2009. 6. 1. 02:05

이 낡은 수채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강가에 앉아 물로 지우며 그리기 시작한 이것, 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빛바래고 오래된 나, 는 어쩌면 이와 같이 되는 것은 아닐까? _ 라는 생각이 들었어. 태연하게 저기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자전거를 타던 때가 생각나, 나는 다리를 가만히 있지 못하고 조잘대면서 당신의 품에 기대어 있었어, 그 때였을까? 그림이 다 마르고 집으로 가기 위해, 이젤과 물감을 들고 화구를 옮기면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 나를 향해 말했던 건 말이야, 당신이 나에게, 그림 같은 건 마음속에서 지우는 거야, 나를 포함해서, 네게 남아 있게 되는 건, 네가 무엇을 느끼고 있느냐, 하는 거야, 그림을 그리면서, 풍경을 보면서, 그리고 나와 있으면서, 낡은 수채화가 네 마음에 남아 있게 되는 날은 없어, 라고 했던 때 말이야.

,

Blues

from 어떤 날 2009. 6. 1. 00:46

내가 가야할 곳은 _ 생각하면, 가고 싶은 곳을 떠올리면, 하늘이 바다 같은 곳, 이라면 좋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 좋겠어, 그래서 파도가 칠 때마다 빗물이 그곳에서 떨어져 내릴 수만 있다면 좋겠어. 밀물과 썰물 때마다 어둠과 빛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보고 싶어서 그래. 그렇게만 된다면, '무언가'는 끝나버릴 것이다, 라는 믿음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

Pay the penalty

from 어떤 날 2009. 5. 31. 22:31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병원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왔어,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거든. 나와 헤어져서 이렇게 되었다, 고 말하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편지를 썼어, 당신에게 보내려고 하다가 그만, 다시 가방 안에 넣고 돌아 왔어. 왜 내게 연락을 한 것일까, 를 생각하면서, 당신 친구들이야 뻔하니까. 대신 어둠 속에서 병원 앞 건물에 그라피티를 남기고 왔어, 당신이 볼 수 있으면 좋겠어, 어제는 거기에 다녀왔어, 당신이 나를 끌고 가서 욕을 보였던 곳 말이야, 다리 위 철길을 지나서 언제 기차가 올지도 모르는 어두컴컴하고 습기와 찬바람이 가득한 그곳 말이야.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당신도 벌을 받아야 해.


,

On the Rail 2

from 어떤 날 2009. 5. 31. 21:54

늘 내 기억의 마지막에 남아 있는 곳, 이곳에 서 있으면 바람이 불어와, 저 안에서 나에게 손짓이라도 하듯 찬바람이 불어, 와, 이 더운 날 햇빛 속에서 난 바람이 오는 소리를 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어, 돌부리를 발로 차면서, 언젠가 내가 당신을 저기에 묻었어, 당신을 묻은 건 바로 나였어, 당신이 깨지 말라고 저 깊은 곳에 당신을 묻고 매번 기차가 올 때마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를 상상해, 그래서 당신을 만나러 오는 이 순간은 무섭고 망설여져, 저 안으로 내가 정말 들어가야 할까, 를 고민하면서 말이야. 사실 할 말이 생각이 나지도 않아, 왜냐하면 나를 버린 건 당신이었으니까 _ 내 마음 속, 마지막, 이 되어서야 갈 수 있는 곳, 당신이 사는 곳. 왜 그곳이 내 안, 이어야 하는 것일까?



,

On the Rail

from 어떤 날 2009. 5. 31. 21:41

나는 내 기억을 따라 걸어가,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 도 알지 못하고,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의 의미를 몰라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해, 지독한 기억을 따라서 걸어가는 것, 만으로도 나는 벅차, 다행히 길이 있으니까 걸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_ 당신은 이렇게 이야기했어, 대신 오늘의 너는 내가 기억해 주겠다고 말이야, 언젠가 너에 대한 기억을 따라서 걷게 될거야, 라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러다 당신이 넘어져 버린다면 좋겠어.


,

Suffering, Longsuffering

from 어떤 날 2009. 5. 31. 14:27

저 나무에 묶어 줘, 당신은 저기 묶여 사라져 버렸는걸, 나도 저기에 묶어 줘, 라고 말하면,
이전에 하던 이야기들이 떠올라, 너를 망치고 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져, 복수조차도 할 수 없어.

그렇지만 이 견딜 수 없는 기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 흘러가 버릴 거야, 흘러 갈 거야, 그 와중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만 보면 돼, 알면 돼.

그렇지만 이 견딜 수 없는 기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 너를 망치지만 않으면 돼.


,

Be sad

from 어떤 날 2009. 5. 31. 14:13

그 때부터 지키고 있는 것, 너무 아픈 이야기는 하지 않기, 누가 밤을 지키건 관계없이.
문을 닫고 불을 끄고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

The present for separation

from 어떤 날 2009. 5. 31. 04:10

내겐 치장이 필요해, 작년 크리스마스 때 받은 선물도 풀어보지 못했어, 바보처럼 당신이 선물을 배로 보내어서 나는 몇 주간이나 그걸 기다렸어, 작별 인사 하기 전에, 당신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앞에 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져서, 마주치면 안 되는 것처럼, 우편 포장이 뜯겨져 있지 않은 그 선물을 피해다니고 있어, 내 방은 그 선물 주위만 깨끗해 졌어, 밖에 내어 놓았도 보았는데 안심이 안 되어서 다시 가지고 들어 왔어, 뜯어, 라고 친구가 말하지만 정말 그걸 뜯어 버리고 나면 당신과 나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 버릴 것 같아서 아직도 난 망설이고 있어 _ 저걸 버리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 질까?


,

참, 다행이야,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야,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야.

,

The 39 steps

from 어떤 날 2009. 5. 31. 00:42

저 계단을 타고 당신에게 가고 싶어, 당신의 누명을 벗기고 나도 옷을 벗어 버렸으면 좋겠어, 정말 나를 보기 흉하다고 그럴 거야? _ 몇 번이고 주문처럼 되내어, J’accuse, J’accuse, J’accuse 라고 해, 기도처럼, Pantheon 에서 그가 깨어나 지금의 내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면 좋겠어, 'J’accuse' 라고 쓰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

Boulangerie

from 어떤 날 2009. 5. 31. 00:18

지금 생각해도, 맛있어, 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이 사다준 크루아상과 오렌지 페스트리, 시나몬 페스트리를 눈을 비비면서 먹었어, 당신의 옆구리를 찌르며, 저기 친절하고 아름다운 빵집 아가씨에게 손길 주지 마, 라고도 말했었는데 말이야. 사진은 이거 하나 뿐인 거 같아 _ 빵이 먹고 싶어, 그 때 그 빵이 먹고 싶어 _ 이 나라에서는 마치 우리가 아니면 너희는 빵도 못 먹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빵을 팔고 있어서, 맛이 없어, 먹어도 배가 차지 않아, 그러면서 온갖 생색내기에 바쁜 사람들이 빵을 팔고 있어서 말이야, 맛도 없고, 먹어도 배가 차지 않아. 게다가 배가 고프다고 말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어.
 

,

Earthquake

from 어떤 날 2009. 5. 30. 23:37

그건 지진이었어, 손이 흔들려서도 삼각대를 내가 흔들어서 그런 것도 아니야. 비오는 겨울은 따뜻해, 눈이 오는 겨울보다는 비가 오지 않는 여름이 더 추워. 감기에 걸려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담요를 덥고 뜨거운 허브를 마시고 있을 때, 당신이 이 사진을 내밀며 이건 뭐냐, 고 물었어. 그래서 내가 대답했지, 지진이 일어나서 사진과 그림을 망쳤지 뭐야, 라고 말이야 _ 그런데 오늘 이 사진을 보면서 그 때 그렇게 얘기하지 말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어, 그 날 저기에 불이 나서 사진과 그림을 망쳤지 뭐야, 라고 말이야 _ 이 나라에 불이 났어.


,

Painting

from 어떤 날 2009. 5. 30. 23:11

나는 저 그림을 어디서 보았을까? 누구의 작품이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아, 그래도 내가 저 그림 앞에서 계속 울고 있던 기억은 생생해, 그래서 당신이 내 팔을 당겨 주었잖아, 기억나지? _  눈물에는 이유가 있는 거야, 누구도 그냥은 울지 않아. 지금 우리와 같이 울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똑똑히 기억해 둘거야. 그리고 계속해서 이야기 할거야, 그건 당신들이었어, 우리와 같이 울지 않았던 사람들은 당신들 뿐이었어, 라고 말이야 _ 우리와 다른 이유로 존재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은 피곤해, 우리끼리 재미있는 것도 샘을 내어서 만나지 못하게 하고, 옷을 이렇게 입어라, 고 규정하고, 막대기는 들고 다니지 말라고 하고, 지금은 슬퍼서 우는 것 가지고도 뭐라고 하고 말이야, 구제불능이야.


,

Jean Michel Basquiat

from 어떤 날 2009. 5. 30. 22:51

맘껏 낙서하고 싶어, 되도록 열정을 가지고,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 견딜 수 없는 일을 당하고 있어, 라고 말하며 물감과 연필과 크레용과 낙서판이 망가지도록 _ 이 나라는 이래야만 한다고 정해져 있지 않아, '우리 나라' 이기 때, 문에, 무엇도 이렇게 해야만 한다, 라고 정해져 있지 않아 _ 잘도 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어, 여기서 뛰어 놀지 않으면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놀라는 거야? _ 나쁜 아저씨들 _ Basquiat, 만약 당신이 살아서 이 나라의 길 어딘가에 널판지를 깔고 누워 있다면, 저기 저 권총을 더 크게 그려줄 수 있을까?


,

Bicycle

from 어떤 날 2009. 5. 30. 22:19

비가 오지 않았는데, 나는 왜 비닐봉지를 좌석에 씌워 두었던 것일까? _ 분노를 표현하지 않기 위해 저걸 타고 다녀왔어, 하늘을 날지 않는 것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었어, 정말, 내가 가진 자전거는 하늘을 날 수 없어서 다행이었어.


,

Obelisk (anger for immorality)

from 어떤 날 2009. 5. 29. 02:02

나도 나의 언어쯤은 가지고 있어,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 일 테지만, 누구도 자신의 언어쯤은 가지고 있어, 장사치들은 모르는 무언가를 우리는 가지고 있어, 가여운 사람, 가여운 사람이라고 하며 울고 있는 사람들은 결코 당신들의 어머니이거나 누이가 아냐 (그러니까 거짓말 좀 그만해), 당신들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의 요양원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사라지고 있을 테지만, 우리들은 이곳에서 울고 있을 거야, 절대로 당신들이 들을 수 없는 언어의 주파수로 말이야.



,

Rorschach Test

from 글쓰기 2009. 5. 28. 03:21

밤 열한시가 되면 내가 사는 다락방으로 누군가 들어오고, 나는 그 사람이 놀랄까봐 잠자는 척 해, 술 냄새가 나는 그 사람은 내 몸을 더듬고 범하고 있어, 나는 잠자는 척 하는 나를 그 사람이 알아챌까봐 안간힘을 쓰며, 쉬지 않고 마음속으로 잉크 반점을 만들어 그림을 그려, '나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인형이야.' 라고 기도하면서, 그 사람은 늘 다락방에 오지 않아서, 밤이 되면 불안해, '오늘은 오지 않을까?', 그리고 아침이면 내 옆에 잠들어 있는 그 사람에게 말했어, '(오다가 오지 않는 것 보다, 차라리) 매일 오는 것이 어때요?', 마음속으로 그에게 말했어, '불안을 멈추어 줘.', 어떤 날, 나는 잠자는 척 하고 있는 것을 그 사람에게 들켰고, 그 사람은 웃으면서 내게 말했어. "알고 있었어, 네가 잠자는 척 하고 있는 것을 말이야. 사실 너도 이 짓을 좋아하고 있었던 거야, 넌 더러운 애야." _ 그 다음 그 사람이 알코올중독으로 간이 망가져 회복 불능이 될 때까지 그 일은 계속되었어 _ 그 다음 나는 내 사랑에 실패할 때마다, 맞아, 난 더러운 애, 여서 그러는 거야, 라고 생각했어 _ 그 다음 당신을 만나고 내가 무언가로 부터 구원을 얻었다고 믿게 되었을 때쯤 당신에게 말했어, 나와 같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자 당신이 내게 말했어, 고개를 저으며, "상처 입은 사람은 상처 입은 사람을 치유할 수 없어." _ 그 다음 당신이 내게 말했어,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야, 한 때 인형이었던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낄 수가 없어, 단지 자기 자신만의 아픔을 느낄 수 있을 뿐인 거야, 그래서 안 돼." _  그 다음 나는 당신의 품에 안겨서 내가 원하지 않았던 나의 과거에 대해서 밤이 새도록 반성했어 _ 그 다음 당신이 내게 말했어, "괜찮아, 네가 그리다만 마음 속의 잉크 반점들이 너를 지켜줄 거야."


,

Gate and Door

from 어떤 날 2009. 5. 26. 22:46

어두워 져도 빛나는 것이 있으면 좋겠어, 언제나 방의 불을 끄고 한동안 나를 지켜주던 당신의 모습처럼, 어두워 져도 빛나는 것이 있으면 좋겠어, 당신처럼 나도, 내 기억 안에,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참혹한 아름다움으로 남아, 어두워 져도 빛나는 것이 있으면 좋겠어.

,

Residence

from 어떤 날 2009. 5. 26. 22:19

저기 어여쁜 상인은 지금도 때 묻은 사랑을 하나 봐, 죽은 사람을 되돌릴 수 있을까? 하룻밤, 이틀 밤, 사흘 밤 _ 구슬프게 울어 주면 그 사랑을 되돌려 줄 수 있을까? _ 저 집에서 나는 얼마를 살았던 것일까? 창문을 모두 나무판자로 막고, 출입문을 열쇠로 잠그고 창에 커튼 하나 없이, 새벽이면 공터에서 들려오는 어린 아이들의 비명과 함께, 당신이 나의 상인이었을 때, 당신이 저런 형편없는 집을 얻어 왔을 때, 우리와 우리의 관계가 엉망이 되었을 때, 의 나, 는 여기에 있어, 그러니까 저기로는 돌아가지 않아.  

,

A Lecture Room

from 글쓰기 2009. 5. 26. 21:37

학교에 가면 그 사람 생각이 나, 어디였더라, 저 건물 어딘가에 숨어서 사랑을 나누었던 때도 생각나, 언제였는지, 그 때 나는 서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고, 힘들었어, 이야기할 사람, 도 마음을 의지할 사람, 도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과 친해질 수 있었어, 나에게 따뜻한 밥을 사주고 내가 하는 말을 많이 들어 주었어, 특히 나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 주었어, 그럴 때면 그 사람은 '괜찮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질 거야' 라는 말, 을 내게 했어, 그 얘기를 들으면서 아, 이 사람이야, 라는 생각도 하고, 이 사람과 평생을 하게 된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기도 했어. 해가 거듭될수록, 그 사람은 내가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었고, 만날 때면 나의 힘든 이야기를 모두 들어 주었어, 어느 경우에는 이 사람은 나의 이런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 그러다가 점점 '넌 참 불만이 많은 아이 같아.' 라는 말을 하거나 '매사에 불평이 왜 그렇게 많니?' 라고 하는 것이 늘어갔어, 그 사람은, 그러다 어느 날 '그만 좀 해, 나도 힘들어.' 라는 말을 했어, 짜증을 내면서, 그러다 내 눈을 보고 '미안해, 그런 뜻이 아니었어.' 라고 했어. 그 날 그 사람과 헤어진 후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 뭐랄까, 이 후로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어, 먼저 내가 연락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얼마 동안은 잠잠했지만 이 후로는, 전화를 매일 걸어오고, 강의실로 그 사람이 찾아오고, 내가 피하면, 어느 경우에는 친구들과 섞여 있는 내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 '미안해, 내가 미안하다고 그러잖아, 그 때의 일은 미안해, 정말 이렇게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못 받아 주겠니?' 라고 하면서 내게 화를 내었어, 사람들 많은 틈에서 나는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 사람을 피하기만 했어, 나는 그 사람을 앞으로는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며칠 동안 내가 열병처럼 한 생각들은, 그 사람은 나를 얻기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는 생각과 그 사람이 내게 그런 말을 해 주어서 고맙다는 생각, 과 이제 떼쓰는 것은 그만 두는 것, 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 그러다 그 사람은 학교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과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어, 내가 졸업할 때까지 그 사람을, 이후로는 보지 못했어, 그렇지만 지금도 그 사람 생각을 해, 간절히 바라면서, 언제까지고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으로 사랑하는 것을 대신하는 일은 그만두길 바라면서, 다른 사람의 상처에만 관심을 두고 자신의 상처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따위의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그 사람이 그렇게 고통을 받아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어.

,

Floral language

from 어떤 날 2009. 5. 26. 03:02

부서지는 것들이 이런 빛깔이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는 눈을 감을 테고, 안개에 흔들려 꽃잎이 떨어지듯, 질주하는 것들의 모습이 이와 같아서, 언젠가는 모두 떨어져 버릴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