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모두 네 마음이 하는 이야기야,
모두,
반드시 모두,
당신이 내게 말한다.
책의 여백에 네 생각을 쓰듯이
너라는 여백에 내 생각을 잔뜩 써 두었어,
네가 너를 잊어버릴 정도로 말이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나에게는 하나의 단어가 있어, 늘 그곳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하나의 말이 있어, 그러므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지,
그 길 위에 서 있어, 조금도 흔들림 없이,
네 울음과 너무도 닮은 하나의 단어로 너를
부르는 일만 남은 것 같아,
그렇지 않았을까?
조금도 그립지 않은 어느 날, 지나갔어도
너무도 멀리 가버린 어떤 날,
그 앞에 또 서 있는 당신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어떤 날은 당신이 무척 보고 싶은 날이 있어, 도저히 볼 수 없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야, 어떻게든 당신이 보고 싶은 날이 있어, 그럴 때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생물이 되어서 지구를 떠도는 기분이 들어.
그 모습을 꿈꾸었어, 보
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
기를, 현실에 없는 네 마
음이, 때때로 너와 닮은
현실이 되기를, 그토록,
당신이 내게 말한다, 뻔
한 거짓말.
이 낙서가 끝나면 우리는 먼지가 될 수 있을까,
우리도 먼지가 될 수 있을까, 단지 먼지를 위해
존재하는 너와 내가 될 수 있을까?
당신이 내게 말한다.
불필요한 것들이 마치 바람에 먼지처럼 흩날려 가듯이
(너무 오래된 기억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이 강해지고 있어.
당신이 내게 말한다.
말할 수 없으니 들을 수 밖에 없었지, 그 이별의 말들을
조금도 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그 몸짓과 (그러므로)
매번 눈앞에서만 아른거리는 그 낱말들을.
2011/01/16 - [어떤 날] - Excuse me?
사랑할 수 없는 날들이 있다, 분명, 그것이 1년 중에 364일이더라도, 사랑할 수 없는 날들이 있다.
*
위안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그 주변을, 한참동안 서성였지, 내가 그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다
면 나도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한참을 그들 주변을 맴돌고 있었지, 내가 하는
위로의 끈이 끊어져, 나도 내동댕이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밤새, 그렇게 주변을,
*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날들이 있어, 분명, 그것이 1년 중에 364일이 아니더라도, 그런 날들이 있어.
*
그 모습이 보고 싶었어.
*
당신이 내게 말한다.
*
2012/11/19 - [어떤 날] - Cold Black Night
2009/06/17 - [글쓰기] - Love Reaction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밤. 그런 날이 모두 끝나고,
당신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동안 헤매던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눈물이 났어.
그래 너도 곧 먼지가 될 거야. 어쩔 수 있겠니? 바람처럼 차가운 기름을 마음에 붓도록 하자. 길을 잃었으니,
찾아갈 곳도 없어. 누운 자리에서 그대로 멈추자. 어디를 가든, 오늘 같지 않은 날들만 이어지길 바라겠어.
좋아하는 장소 중에 한 곳이었어, 저런 곳을 몇 번이나 지나왔는지 몰라, 알겠니? 당신이 내게 말한다. 가고 싶지 않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당신은 저런 곳으로 나를 몇 번이나 끌고 간다. 그런 이유로, 그때 그 기억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이고 나는 저곳을 지나간다. 다행히 당신이 없는 그 길을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