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m

from 낙서 2009. 4. 5. 04:25

 
머리가 무거워, 내 어깨에서 손
을 떼, 주체못할 것, 거머리처럼 붙
어서 떨어지지 않아, 매일 불쌍한 척
내 볼에 대고 눈물이나 흘려 대고 걱
정하는 듯 말을 한 마디 건네면 그걸
로 세상을 얻은 것처럼 말하지, 다른
사람의 마음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
서도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나쁜 버릇이야.

어떤 날은 구름이 아름다워, 파란 색
을 배경으로 지금도 공중에서는 흰
무리들이 눈이 아플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며 나를 배회하고 집으로 돌
아가는 길에는 늘 불이 꺼진 자동차
들이 줄지어 서 있어, 집집마다 불을
키고 소리를 줄여가며 식사를 하고
침실의 작은 창으로 찬 바람과 부드
러운 공기가 드나드는 걸 보면서 내
가 서 있는 곳이란, 여기, 이런 곳이
란, 이라고 하면서, 당신이 내게 남
긴 상처만 없다
면 좋겠어, 라고 말하게 돼. 이
것만 떼어내면 좋겠어, 라고 말하
게 돼, 정말 이것만 없으면 이라고
생각하게 돼, 그게 '나'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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