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계단

from 낙서 2009. 3. 15. 03:44

 
어떤 불륜과 불면, 그래 당신은 날 잊
어, 난 그토록 원하던 일을 하는 거니까, 당
신의 이름 위에 새겨진 내 립스틱과 그을림
도 당신이 지우고 _ 남겨져 있지 않은 채로 _ 나
와 지내었던 시간들을 뒤로 한 채 _ 사라지
는 기억들만을 내가 만지고 있어, 투명한 것,
유리잔에 담겨진 물, 수면 위로 퍼지는 레
몬을 보면서 그 사이에 떠있는 얼음을 만
지듯, 차가운 기억들 사이로 나와 만났
던 당신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맺히는 모
습을 상상하고 있어, 소원이 이루어지길 기
도해, 당신이 파랗게 질려서 내 기억 속에 강
하게 각인되어 버리는 일을 떠올리고 있
어,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야 _ 당신이라 _ 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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