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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 [어떤 날] - Brush Burn
저런 빛의 하늘을 볼 수 있는 때를 알게 되었어, 힘들게 아주 우연히, 바쁘게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어,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뛰어야 하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 어떤 날이었어. 가쁜 숨을 쉬면서 헉헉, 거리다 하늘을 보았어, 저 빛은, 내가 좋아하는 색이야, 아니면 내가 보고 싶어하던 것이야, 나는 당신에게 전화했어, 오늘은 당신에게 못 가, 저 하늘을 보면서 나는 자리를 빙글빙글 돌았어, 지금까지 내가 보고 싶어하는 하늘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곳을 다녔는지가 떠올라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래, 이제는 어디든 가지 않아도 상관없어 졌어, 나는, 이 시간을 조심스럽게 메모했어, 아무 곳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 거였어, 나는, 이제 당신 같은 건 필요 없게 되었어, 그래서 아직도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어.
멀어지지 마,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이대로 더 있어, 나는, 당신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당신의 살이 내게 닿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잠들 수 있는 날을 계속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날이 갈수록 당신을 확인하는 순간이 늘었고, 이게 아니야, 처음 당신이 나를 안았을 때의 느낌은 이게 아니었어, 라고 하면서, 당신에게 나를 더 안아달라고 조르고는 했어, 나는, 벌거벗은 내 모습이 싫어, 라고 말하고, 넌 참 이상한 아이야, 네 옷을 벗기면 이런 반점들이 가득해, 라고 당신이 말했어. 나를 캠코더로 촬영하는 것이 싫어, 라고 말하고 이제 그런 일은 그만 하라고 당신에게 말했어, 이리 와, 당신이 말하고, 나는 당신의 품 속에서 당신의 손에 들고 있던 거울을 보면서 웃었어. 이게 네 진짜 모습이야, 잊지 마, 라고 당신이 말하고, 나는, 그럴 리가 없어, 라고 하면서 고개를 저었어, 그러면 당신이 내게 말하는 거야, 웃어, 거울을 들이대면서, 그러면 나는 다시 웃었어, 이게 네 진짜 모습이야, 잊지 마, 당신이 말했어. 네가 얼마나 못 생겼는지 너도 알아야 해, 라고 당신이 말했어. 이런 당신에게 나는 정말 복수할 수 있는 걸까, 에 대해서 요즘은 진지해. 아름답지 않은 나는, 정말 당신에게 복수할 수 있는 걸까, 에 대해서 요즘은 심각한 거야.
그리고 나는 한 가지를 더 알고 있어, 당신이 일러주지 않았던 말 중의 하나야, 나는 보이는 그대로를 믿기로 했어,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야,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기 위해서 보이는 그대로를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어, 걱정하지 마, 당신 따위 절대 잊지 않아.
결국 네가 상상하는 것이 현실이 되는 거야, 불안한 미래 같은 건 없어. 정신이 이상하게 되어 버린 거라고 생각을 했어, 당신이 저런 말을 했을 때는 말이야, 화면은 무엇인지 모를 영상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고, 우리가 있던 곳은 네온사인도 가로등도, 달빛도 비치지 않는 곳이었어, 눈을 떠, 당신 이상해, 나는 당신을 흔들어 깨웠고, 당신은 눈을 뜨지 못할 만큼 피곤하다고 했어, 너는 나를 떠나지 않을 거지? 그렇다고 이야기할 거지? 라고 하며 당신은 알아듣기 힘든 말을 하고 있었어, 왜 그래?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물었지, 이유를 말하지 않는 말하기는 상대방의 의미를 퇴색시켜 버리니까. 그리고 당신은 잠들어 버렸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줄곧 당신 옆에 있었어, 그런 때의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었어,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전혀 알려주지 않았어.
그만 걸어 다녀, 세상이 뒤집어 지기라도 했니? 홈리스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동전과 담배를 바닥에 떨어뜨리며 걷는다. 홈리스가 나를 따라온다. 걸렸어.
말하지마, 나는 언제 처음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었을까?, 나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순간에 화를 내니까, 물은 흘러가지 않고 차츰 어딘가로 모여들기만 할 테니까,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가정 하에, 누구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전제 하에,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어. 나는 침대 위에 눕혀진다, 당신은 이런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어떤 것도 없다고 말한다, 내 기억이 토막 나고 당신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순간에도 그 표정은 지금도 또렷해. 무력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아주 많아. 숨이 거칠어지고, 어떤 농담도 당신에게 건넬 수 없어지고, 내가 너무 싫어, 라고 나는 말한다. 그러니까 말하지마, 당신이 말한다, 네가 무언가를 말하는 순간 그게 현실이 되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니야, 단지 지금의 넌 내 곁에 있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그래. 그러니까 당분간은 말하지 말고 내가 하라고 하는 대로 해. 그 말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침대를 박차고 나와 방문을 열고 거실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그 집을 나온다, 자격? 내가 싫다는 말을 듣지 못한 것일까? 내가 싫다는 말을 무시하는 것일까? 그런 사람에게 자격을 말하는 건 옳지 않다.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은 그런 자격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끝났어) 당신은 나를 쫓아 거리로 나온다. 잘 가, 당신이 말한다.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은 내 손을 뿌리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그런 순간이 가장 외로운 거야.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는 순간 말이야, 나는 다시 당신의 집 앞에 다다른다, 현관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한다, 그년 때문에 나를 버리는 거지? 모두 그년 때문이지? 현관문이 열리고, 아니 너 때문이야, 라고 당신이 말한다, 나는, 고마워, 그 말이 듣고 싶었어, 당신은 처음부터 나를 사랑하지 않은 거야. 나는 나로부터 멀어진다. 나에겐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