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st important thing

from 글쓰기 2009. 8. 8. 00:48
가장 침묵할 수 있는 것, 네가 가장 잘 아는 것, 아무리 밤이 깊어도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네가 무엇을 하든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행동해야 해. 너는 그걸 알고 있어야 해. 반복해서 당신은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술에 취해 있고, 당신이 집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나는 잠이 들 수 없다. 나는 어떻게 하면 당신이 화를 내지 않는지 메모해 놓은 노트를 보며, 당신이 귀가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초인종 대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때부터 나는 노트를 덮고 문을 열고 당신의 눈을 마주하지 않은 채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한다. 당신이 왜 눈을 못 마주치느냐고 내게 소리를 지르며, 나를 무시하는 거야? 라고 하며 나를 떠밀 때까지, 나는 당신의 눈을 바라볼 수 없다. 매일 밤 그런 연극을 하다 보면 자의식은 우물처럼 깊어지고, 누군가 나타나서 당신을 내가 보는 앞에서 아주 혼을 내준다든지, 나를 이런 곳에서 끌어내어 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게 된다. 어두운 이야기이고 기분 나쁜 이야기이며, 누구도 여기에 개입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나는 외로워질 수 있다. 가끔 사람은 이해하기 쉬운 생명체가 되기도 한다. 어떤 이유없이도 다른 이를 때릴 수 있고, 그건 배가 고파서일 수도 있고, 날씨가 더워서일 수도 있고, 유독 그 순간이 기분 나빠서일 수도 있다. 나는 줄곧 그 '아무 이유 없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느라 시간을 허비해 버렸다. 당신과 완전히 끝장이 나 버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게 몹시 분했지만 지금도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런 한계는 당신과 정말 끝나버렸음에도 매일 밤 당신과 하던 연극을 나 혼자서 되풀이하게 만든다. 세상이 불합리하다면 그런 연극이 현재를 지배하기 때문일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이번에는 다를 거야, 라고 하며 매번 당신과 닮은 사람을 만난다. 그러다 보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난다. 누구에게든 뭐라고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 버려서, 어느 순간에 나는 연극을 잠시 그만둘 때가 있다. 내가 무엇을 하든 거기에는 어떤 의미도 없어. 그걸 당신이 먼저 알았어야 했어, 이 말을 가장 처음 나에게, 그리고 누구에게든 들려주고 싶어지는 때에는 당신이 견딜 수 없이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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