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Engine

from 글쓰기 2009. 8. 5. 12:32
한 번도 관계에서 좌절을 경험하지 않게 되면 위험해, 당신이 말한다, 무슨 말이야? 내가 말한다. 그렇잖아? 좌절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건 지금껏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 돌아보지 않았다는 말과 같으니까 말이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거야. 네가 누구의 딸인지, 누구의 언니인지, 누구의 제자인지, 누구의 친구인지, 하는 등의 모습을 살펴볼 기회를 잃게 되는 건 위험해, 당신이 말한다. 그럼 내가 당신을 잃게 된다면 내가 누구인지 더 분명해 질 거라는 말인 거야? 내가 말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생각하지 마, 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것이든, 그것이 나이든 그렇지 않든, 네가 있는 위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야, 당신이 말한다, 무슨 말이야? 내가 말한다. 곧 알게 될 거야, 당신이 말한다. 이런 이야기는 정말 싫다. 왜냐하면, 나는 누구의 '나'인지가 분명한데도 당신은 이제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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