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분류보기'에 해당되는 글 1453건

  1. 허락없이도 2009.03.02
  2. 거짓말 2009.03.01
  3. 의문 2009.03.01
  4. Morning call 2009.03.01
  5. 먼로 2009.03.01
  6. 얼룩 2009.02.24
  7. 어느 그리운 날 2009.02.24
  8. Randomization 2009.02.24
  9. 파산 2009.02.23
  10. Rainy day 2009.02.23
  11. Semifinal 2009.02.23
  12. Subway 2009.02.23
  13. 꽃말 2009.02.23
  14. 동 틀 무렵 2009.02.23
  15. Dark side 2009.02.23
  16. 아침, 당신, 아침 2009.02.23
  17. 일제고사 2009.02.20
  18. 계단과 다락방 2009.02.19
  19. 다리 위, 눈길 위 2009.02.19
  20. 동정, 미움, 이슬 2009.02.18
  21. 길, 나와 당신의 길 2009.02.18
  22. 창 밖 2009.02.18
  23. 흐린 아침 2009.02.18
  24. 거짓말 2009.02.18
  25. Bench 2009.02.16
  26. 크리스마스 2009.02.16
  27. Railroad 2009.02.16
  28. 대화 2009.02.16
  29. 다른 길 2009.02.16
  30. 은신처 2009.02.16

허락없이도

from 글쓰기 2009. 3. 2. 00:01

뜻한 커피를 마시고
잠이 든다, 이것은 누구에
게 허락받은 것이 아니다, 당신
의 허락없이도 나는 이 일을 할
수 있다, 더운 물 위에 몸을 담그
고 숨을 쉬면서 땀을 흘리고 뿌연
거울 앞에 서서 어느 순간 이런 일
을 내가 모두 계획한 것이라고 당신
이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일을 나는 아직도 어김없이 당신의
허락없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거짓말

from 어떤 날 2009. 3. 1. 22:37

내가 보고 싶은 것, 눈 앞으로 감겨 오는

눈과 비 속으로 멀어져 가는 것, 내, 가
지금껏 생각해 오던 것들이 눈앞으로 다
가오는 순간을 기억해, 떠올려, 이대로 멀
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어떤
일을 당신이 하고 있는지 나는 도무지 
 
왜 그런 말을 내게 하는지 당신이 알았
으면 좋겠어, 왜 내게 그런 말을 하는지
당신이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어떤 말
을 당신이 하고 있는지 정말 당신이 알
고 있었으면 좋겠어.



,

의문

from 어떤 날 2009. 3. 1. 20:56

이 전쟁에서 이기는 법,

목숨을 거는 것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알려줘.


,

Morning call

from 낙서 2009. 3. 1. 01:14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런 곳에 서 있으면
말이야
이렇게 살아 있는 동안
언제든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어, 바
보처럼 이런 곳에 있
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어, 어떤 말인지 상상하
기 힘든 일이라는 건
그런 의미인 것일까?

,

먼로

from 낙서 2009. 3. 1. 01:01

 
당신도 알다시피 이건 내가 알고 있
는 이야기는 아닌 거야, 문득 눈을 뜨
고 외출을 하다 생각해 보면 말이야, 어
느덧 생각해 둔 것들이 가볍게 현관 앞
으로 떨어져 긴 한숨과 짧은 머리카락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고는 해, 그
렇게 이런 이야기는 모두 당신과 나
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 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안녕.

,

얼룩

from 어떤 날 2009. 2. 24. 04:48

  
길에 피가 떨어져 있어, 이것을 보면서 당신이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이틀 밤을 자지 않고 무
더운 여름날 당신의 손을 잡고 외출하면서 당
신이 내게 하던 말이 기억나, 피를 흘린 사람이 있었
다는 것은 _ 으로 시작하는 말이었어, 거기다 덧
붙여서 _ 그러니까 이제 밤마다 남은 코카인을 달
라는 말은 하지마 _ 라는 말을 당신이 했어, 아이
스키림을 먹으면서 길 위에 떨어져 있는 피를 줍
다가 당신이 내 등을 밀면서 이렇게 말했어 _ 그러
니까 _ 나는 옆에 널려있던 강에 빠져 아주 깊
이 잠수하면서 _ 당신이 내게 했던 말을 생각했
어 _ 피를 흘릴 수 있다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
에게 이유를 주는 일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물
러날 수 없게 하는 일이야 _ 그래서 나는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라는 생각을 했어, 그러다 지금
에서야 드는 생각이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나
는 당신을 벗어날 수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야, 당신은 그런 사람이야.

,

어느 그리운 날

from 낙서 2009. 2. 24. 04:34

   
어디를 가도 당신이 없어, 목이 마르고 숨이 막혀,
눈물이 흐르다만 강가에 서 있으니 햇살에 눈이
아파, 주위에서는 기념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 난
웃으면서 그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지, 아침에 먹
은 우유가 식도를 찌르고 있어, 어지럽고 지쳤어. 
 
어느 곳에 가도 당신이 보이는 날이 있어, 당신
을 만나면서 가지고 있던 상념들이 거리에 흩어
지는 날이 있어, 그런 날은 커피향이 코끝을 간
지럽히다 자막이 되어 마음 속으로 사라져 버리지,
그래도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는 건 내가 지금 있
는 곳이었으면 좋겠어, 어딘가에 있을 당신의 어
깨 위에 내가 던진 말들이 짐이 되어 당신을 주
저 앉게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아.


,

Randomization

from 어떤 날 2009. 2. 24. 01:24
나는 아직 눈이 멀었고 길
을 잃었어요,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면서 서서 발버둥
치고 있지요, 무엇을 보는지
도 모르면서 욕을 하는 나 자
신을 당신이 볼 수 있었으면 좋
겠어요. 그게 나예요.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나를 확인하게
되는 순간은 이 나라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나를 용서
해요.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어요. 어떻게 제가 그
럴 수 있겠어요? 
  
그냥 저를 어떻게든 해 주세요, 라
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면 당신이 나를 잊게 되는 것을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이유로 살아 있다는 사
실을 믿어줘요. 당신의 이름을 잊
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기
억해 줘요. 독재자의 나라, 마치 당
신들만이 이 곳에 사는 것처럼 당
신들만이 이 나라를 사랑하는 척
하면서 식민지의 국민이었던 당
신이 설 자리를 마련해 두는 것
이 아니었다는 후회만을 하게 
되요. 

,

파산

from 어떤 날 2009. 2. 23. 23:26
뭐든 그래, 살기가 힘들어 졌어, 그냥 파
도를 타는 기분이 되는 거야, 열심히 산
다는 건 어떤 것일까?
를 생각하게 되지, 그저 하루 벌어서 하
루를 산다는 건 살아갈 자격이 없다
는 말인 걸까?
를 떠올려,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
을까? 식민지 시대의 자본과 개발 독
재의 자본으로 뭉친 나라, 지
금껏 그걸 모으기 위해 얼마나 많
은 사람들이 하루살이로 고개를 돌
려야 했을까?
우리는 누구를 위해 사는 것일
까?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
까?
그냥 그런 거야, 이 나라의 사장님
은 사람을 자르기에 바
쁘고 자기 친구들 틈에 끼
어 '우리가 이 나라를 살렸어,' 라
는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몰
라, 자
신을 위한 법을 만들고 이 나
라를 조절하기 위해 아침을 맞이
하는지도 몰라, 이 나라에는 누가 살
고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이 나
라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는 것일
까?
그냥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
만으로는 안되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들은 당신들이 남긴 콩
고물을 먹기 위해 해고 당하고 집회
와 시위를 하다 잡혀가고 인터넷
에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감시당
하고 재판을 받고 하는 것일
까?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

Rainy day

from 낙서 2009. 2. 23. 23:12

        
다리가 아팠어, 얼마나 걸었을까? 비
가 오고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 어느 아
스팔트 길 위에서는 드문 흔적을 가진 사
람들만이 지나가고 주차되어 있는 자동
차에서는 사람들이 내리지 않은 채 좌석
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어, 나를 욕하
고 있어, 넌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
니?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저 곳
에 사람들이 앉아 있어. 
 
이른 아침에 베이컨과 달걀, 샐러
드에 버무린 마요네즈를 마시면서 에
스프레소를 씹어대며 길을 나섰
어, 눈을 떴을 때 마치 집인 것 같
은 착각을 하면서 손을 침대의 빈 곳
으로 뻗으며 이렇게 말했어, 일어나, 네
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기억나?
이렇게 하기 위해 내가 당신과 만났어,
내가 있을 곳은 당신 곁이 아니야.
,

Semifinal

from 어떤 날 2009. 2. 23. 22:53
이렇게 빛바래져 있어, 나는 당신
이 좋아, 생각하기 싫을만큼 엉망
이 되어 버린 당신을 떠올리는 것
은 무척 즐거운 일이야. 그토록 미
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그
힘으로 살아가는 거야, 거짓
말 같겠지만 당신이 이 나라를 망
치고 있기 때문에 그 힘으로 살아
가는 거야, 왜냐하면 그런 곳일
수록 내가 살아야 할 나라는 아
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당
신의 아이들은 괜찮은지 몰
라, 당신이 구겨버린 나라에
서 당신의 자녀란 이유로 행
복이란 이름을 버리고 그저 쇼
핑이나 하면서 하루를 망쳐버렸으
면 좋겠어, 그렇게 벌레가 되어 갔
으면 좋겠어.

,

Subway

from 낙서 2009. 2. 23. 22:48
 
  
   
때론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 중에
이런 지하도를 지나 도망치고 싶었
던 적이 얼마나 있었던 것일까? 이
길이 뻗어 있는 곳을 내가 따라서 가
기 위해 단지 이 길 위에 서기 위
해 나는 어떤 거짓말들을 해 왔던
것일까? 당신의 그늘에 누워 있
는 나는 피투성이의 가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있어, 이런 말을 기억하
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
게 들려주기 위해 숨을 쉬면서 지
하 갱도를 따라 있는 더러워
진 곰팡이와 매캐한 냄새에 얼
룩진 내 손에 의해 당신이 훼손되
어 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
상을 나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

,

꽃말

from 낙서 2009. 2. 23. 22:40

        
무엇을 잊어버린 것일까?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
른채 그토록 내가 다시 찾
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당신이 내게 말했어, 무엇 때
문에 자신을 좋아하는지, 그
건 물론 내가 지금껏 경험한 사
람들 중에 _ 내가 겪었던 고통
을 되풀이 하지 않게 할 사
람을 조심스럽게 골랐다
고 생각했어, 단지 누구의 대
용일 뿐이야, 라는 말을 나
는 당신에게 했어. 헤어지
기 전에 당신이 그 말을 들
었다는 사실이 싫은 거야, 그
래서 지금도 당신이 그리워.


,

동 틀 무렵

from 낙서 2009. 2. 23. 03:10

   
내가 가는 길은 당신이 보이지 않는 길, 눈
을 가리지 않고 지나왔어, 힘든 밤을 지내고
깨어날 것 같지 않은 긴 꿈에서 벗어나 지금
도 이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이, 당신 없
이 세상이 끝나버린 것 같은, 믿을 수 없
는 감각을 손에 쥐고 시린 장갑을 끼고 발
꿈치 까지 솟아 오른 눈을 밟으면서 당신
이 없는 이 길 위에 멍하니 서 있는 나
를 당신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머
리를 떠
나지 않아.

,

Dark side

from 낙서 2009. 2. 23. 02:06


저 길에 서면 단지 우울한 것

들, 당신에게도 보이는지 몰
라, 이런 우울한 것들, 당신
이 내게 물려준 것, 당신이 내
게 알려준 것, 가르친 것, 이
런 길 위에 서 있으면 단지 우
울한 것들, 당신과 있던 시간
과 내가 지금 서 있는 곳
이 교차해, 그저 우울한 하
루의 해가 지는 것을 보면 _ 그
런 느낌으로 오늘을 끝내.
  
.  
,

아침, 당신, 아침

from 낙서 2009. 2. 23. 00:20


나는, 아침이 좋아, 당신을 그리지 않아도 좋

은 그런 시간이 좋아, 사랑은 어제 밤까지만 이
어져 있는 그런 시간이 좋아, 오늘까지만 당신
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과
거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기 보다, 그
런 시간을 좋아하는 거야, 아침이 되고 풀잎 사이
로 이슬이 반짝여서, 그런 것을 보
면서도 나와 당신이 멀어져 있지 않은 시간을 그
리면서 잠잘 수 있는 시간이 좋은 거야. 그
냥 이런 아침이 좋은 거야. 나를 기억해.

,

일제고사

from 핫 포테이토 2009. 2. 20. 01:30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시험을 치지 않아도 된다
면 나는 그 방식에 찬성해, 내가 치른 시험의 성적

정부 교육 정책의 옹호를 위해 이용되지 않
는다면, (개인적인 욕심에 이용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나와 내 부모가 동의하였을 때에만 그
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면 나는 그 방식
에 찬성해. 
 
사실 나는 내 위치를 알고 싶지 않아,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나는 그 방식에 찬성해. 
 
좋은 의도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
는 것으로 옳다고 여긴다면 곤란해, 받아
들이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
는다면 그건 아닌 거라고 생각해, 언제
까지나 혼잣말만을 하고
탁상 위에서만 이야기하고,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말만 한다면 그건 곤
란해, 
그건
폭력이야. 
 
 
,

계단과 다락방

from 낙서 2009. 2. 19. 23:25

 
계단에 서서, 사실 뛰어 내리기 위해 다락방
에서 내려오는 길이야, 창살에 드리워진 도
시의 풍경을 바라보다 뛰어내릴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신에게 전화를 했
어, 뛰어 내릴까?
당신이 그러라면 그렇게 하겠어, 라
고 말했어. 당신은 무슨 말을 했
을까?
아니, 그러지마, 라고 당신이 반복해
서 이야기할수록 나
는 다
시 아니 뛰어내릴거야,  당신이 뭔데 나에
게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라는 말을 했
어, 다락방에서 내려오면서, 빙빙 걸
려 있는 계단을 밟고 서 있
으면서 왜 나에게 이런 일
이 있는 것일까?
보다는 죽음과 자살과 누군가가
나를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보다 사
실은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라
는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고 생
각했어, 다락방에 문을 잠그고 못
을 쳐서 다시는 열리지 않는 것을 확
인하고 집을 나왔어, 누군가 저 집
을 불태워 주었으면 좋겠어, 라
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

다리 위, 눈길 위

from 낙서 2009. 2. 19. 22:27

 
길을 걷는다, 아직 별이 지지 않
은 이른 아침, 눈이 와서 축축한 발
을 이끌고 전혀 누그러지지 않
는 이별의 말을 뒤로 하면서 다
리를 건너 내가 살고 있는 집
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다. 
 
"그렇지? 역시 이런 곳에 오
는 것이 아니었어, 진실해 질
수 없는 순간, 어떤 말
을 해도 들을 것 같지 않은 표
정으로 당신이 나를 향해 _ 당
신이 내게 했던 말, 그 말이 어
떤 의미인지 당신은 알기나 하
는 것일까?"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다리를 걷
고 있다.


,

동정, 미움, 이슬

from 어떤 날 2009. 2. 18. 22:46
그냥 당신이 싫을 뿐이야, 그런데도
당신은 내 앞을 막고 내게 전화를 하
고 욕을 하고 머리채를 잡기도 하면
서 이유를 물어, 어떤 말을 해야 할
까?
그냥 당신이 싫어. 
 
지금도 내 집 앞에서 서성이면
서 나오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
으면 죽이겠다, 죽어버리겠다, 누
구도 가만 두지 않겠다, 고 소
리치는 당신을 보면서 지금껏 당신
은 당신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을 인
정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만 만났구
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서 _ 그냥 당신이 벌레 같다
는 생각이 들어. 
 
당신의 본심을 알아달라
고 말하면서 손목을 긋거나 하
고 _ 이렇게 나를 사랑하
는 당신의 마음을 받아달라
고 하지, 나는 피어싱을 한 배
꼽을 만지다가 _ 싫다는 말
을 반복하고 당신에게 맞
아서 눈물이 흘러, 그걸 당
신이 닦아주면서 _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랑해, 라는 따
위의 말을 하고 나는 그걸 듣
고 있

어. 
 
그래 미안해, 당신의 마음
을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
해, 이렇게 나를 사랑하는지 몰
랐어, 라고 내가 당신에게 말
하자, 그 때서야 당신이 나
를 포기하는 것을 목격했어. 
 
지금도 내가 가는 곳마다 따
라 다니고, 10분마다 전화하
면서 욕을 하는 당신
을 보면서 _ 내가 가진 가치
를 짐작해. 그러면서 기
다려,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
는 어떤 누군가가 나타나
서 당신의 이를 발로 뭉개
어 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서 말이야 _ 내가 사는 세상과 당
신의 엉덩이 사이에서 떨
어지고 있는 이슬을 만지
고 있어.

,

길, 나와 당신의 길

from 낙서 2009. 2. 18. 21:20

  
저 멀리 당신이 뛰어 오는 것
을 보면서 나는 끊임없이 셔터
를 눌러되며 소리쳤어, 오지
마, 오지마, 제발 오지마, 라
고 하면서 _ 당신은 그 말을 듣지
못하고 내 옆으로 와서 사랑
해, 라고 말하면서 내게 손
을 내밀었을 때, 또는 당신
에게 내가 말했어, 바보같
이 내 곁에 있는 동안 나
는 당신도 볼 수 없고 셔
터도 누를 수 없어, 당
신은 그런 사람일 뿐이야.

,

창 밖

from 낙서 2009. 2. 18. 20:57
재미있는 것, 단지 즐거운
것, 생각하면 할수록 내
가 내가 아닌 것이 되는
것. 
   

  
그런 것을 내가 발견할 수 있
을까? 내가 만날 수 있을까? 창
밖으로는 단지 햇살만이 들어오
고 창이 있다는 것이 나와 당신
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
각해 본 적은 없지만 떠오르는 건
'내가 여기에 있어, 내가 여기에 있
어.' 라는 낱말 아닌 문장들 뿐이야. 어
둠 안에서 창 앞에서, 언제나 그
랬듯이 당신 앞에서의 나처럼 전
혀 아름다워지지 않는 나라는 사람
에 대해서 회상하지 않는 편이 좋겠
어, 라고 당신이 하던 말이 지금
도 창 앞에서 번지고 있어.

,

흐린 아침

from 낙서 2009. 2. 18. 02:02

   
잔뜩 흐린 날, 수영도 할 수 없게, 나는,  찌
뿌리면서 일
어나 걸어가다 문득, 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어, 그런데 구름이 떠다니는 것

마치 솜털로 만든 모자를 내 머리에 씌운 것
처럼 날아다니고 있어서, 잘
못되었어, (잘못되었어?) 라는 말이 생각이 났
어, 당신이 아니면 내가?
무언가가 잘못되었어, 라는 생각이 들었
어.

,

거짓말

from 낙서 2009. 2. 18. 01:53
이런 어깨 위에 당신이 걸려 있어, 거
짓말처럼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지고도
당신을 만날 수 없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잠을 깨면 가로등과 신호등, 어둠과 불빛 속에
서 있는 동상, 길, 자동차들이 보인다, 해가 질
무렵 잠을 깨면 나는 어느 덧 먼지가 된 것 같
은 기분으로 내일 무엇을 하면 좋을지, 를 잊

버리게 된다, 기분 좋은 날.

,

Bench

from 낙서 2009. 2. 16. 22:51

  
나는 더 빨라질 수 있을까? 이대
로 당신과 도망칠 수 있을 정도
로 나는 더 빨라질 수 있을까? 정
말 나는
당신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일까?
있었던 것일까?
당신도 알다시피 세상이 우리 사
이를 따라오지 못해서 그만 우
리만 늙어버렸어 _ 우리만 _ 지쳐

헤어지게 되었어 _ 그러니까 이 벤
치에서
조금만 쉬게 해 줘. 부탁해, 조
금만 더 당신처럼 달릴 수 있

때 까지만 조금만.
,

크리스마스

from 낙서 2009. 2. 16. 21:30

        
당신이 내 트리를 가지고 난 다음부
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어, 직장을 그
만두고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게 되었
어, 친구들과도 헤어지고 가족들하고
는 매일 싸움만 했어. 술을 마시고 잠
드는 날은 드물게 되었고 가지고 있
던 책을 불태우고 아끼던 카메라도 부
수어 버리고 다이어리에 낙서만을 해
대었어, 커피를 마시지도 않았고 담
배도 피지 않으면서 내 꼬리에 달린 시
계만을 바라보면서 당신이 가지고 간
내 10대의 마지막 트리가 시들기만
을 기다리고 있어, 지금도 난 그 때
와 전혀 변함이 없는 거야.

,

Railroad

from 낙서 2009. 2. 16. 21:21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길을 멈추고 눈 앞에 떠 있는 것
들을 보면서 이곳까지 왜 오게
되었는지를 잊어 버렸어, 라는 생
각이 들었어, 돌아갈까? 당신이 있
는 곳으로 나도 가 버릴까?
를 고민하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
고 있는지, 생각했었는지 _ 조차 잊
게 되었어, 당신이라는 사람을 잊
는 것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
지를 잊게 되었어. 이곳까지 와서
야 그 느낌을 알게 되었어, 이렇
게 당신이 미워본 적은 없어.


,

대화

from 어떤 날 2009. 2. 16. 10:50
별 앞에서 태연한 당신을 본다, 어두
운 하늘을 이고 당신을 따라서 이곳
에 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당신
의 얼굴을 보고 당신이 내게 하는 말을
듣는다. 입김을 내면서 당신은 내게 무
어라고 이야기를 하고 나는 잘 들리지 
않는다며 당신 가까이에 다가간다. 
"뭐라고 그랬어?" 라고 내가 물었고
"그만 가까이 와." 라고 당신이 말한다. 
지금도 왜 이 말만이 기억에 남아 있는
지 모르겠다. 
 
"그만 가까이 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어떤 말
도 너에게 들리지 않을 거야."

- 나는 당신의 이야기 따위를 듣기 위
해 그렇게 가까이 갔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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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

from 어떤 날 2009. 2. 16. 07:13
그렇지만 나는 당신의 말
을 믿지 않아, 오랫동안 들
어 왔던 말, 나와 눈이 마주치
기 시작하면 언제가 하던 그
말, 같은 말, 믿지 않아, 어차
피 우리는 사랑한 사이였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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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처

from 어떤 날 2009. 2. 16. 07:09
그냥 내가 아는 것, 최선을 다한
다는 것, 내가 있는 곳을 잘 아는
것, 내가 살고 있는 곳,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의 어깨를 내가 부축하
지 않으면 안되는 일도 있다는 것,
이런 에너지 고갈 상태의 순간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믿
기지 않을 정도로의 짐으로 다가
와, 도망갈 수 있을까?
 
정말 이곳에서 도망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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