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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어떤 날 2009. 2. 24. 01:24
나는 아직 눈이 멀었고 길
을 잃었어요,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면서 서서 발버둥
치고 있지요, 무엇을 보는지
도 모르면서 욕을 하는 나 자
신을 당신이 볼 수 있었으면 좋
겠어요. 그게 나예요.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나를 확인하게
되는 순간은 이 나라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나를 용서
해요.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어요. 어떻게 제가 그
럴 수 있겠어요? 
  
그냥 저를 어떻게든 해 주세요, 라
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면 당신이 나를 잊게 되는 것을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이유로 살아 있다는 사
실을 믿어줘요. 당신의 이름을 잊
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기
억해 줘요. 독재자의 나라, 마치 당
신들만이 이 곳에 사는 것처럼 당
신들만이 이 나라를 사랑하는 척
하면서 식민지의 국민이었던 당
신이 설 자리를 마련해 두는 것
이 아니었다는 후회만을 하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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