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cture Room

from 글쓰기 2009. 5. 26. 21:37

학교에 가면 그 사람 생각이 나, 어디였더라, 저 건물 어딘가에 숨어서 사랑을 나누었던 때도 생각나, 언제였는지, 그 때 나는 서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고, 힘들었어, 이야기할 사람, 도 마음을 의지할 사람, 도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과 친해질 수 있었어, 나에게 따뜻한 밥을 사주고 내가 하는 말을 많이 들어 주었어, 특히 나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 주었어, 그럴 때면 그 사람은 '괜찮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질 거야' 라는 말, 을 내게 했어, 그 얘기를 들으면서 아, 이 사람이야, 라는 생각도 하고, 이 사람과 평생을 하게 된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기도 했어. 해가 거듭될수록, 그 사람은 내가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었고, 만날 때면 나의 힘든 이야기를 모두 들어 주었어, 어느 경우에는 이 사람은 나의 이런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 그러다가 점점 '넌 참 불만이 많은 아이 같아.' 라는 말을 하거나 '매사에 불평이 왜 그렇게 많니?' 라고 하는 것이 늘어갔어, 그 사람은, 그러다 어느 날 '그만 좀 해, 나도 힘들어.' 라는 말을 했어, 짜증을 내면서, 그러다 내 눈을 보고 '미안해, 그런 뜻이 아니었어.' 라고 했어. 그 날 그 사람과 헤어진 후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 뭐랄까, 이 후로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어, 먼저 내가 연락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얼마 동안은 잠잠했지만 이 후로는, 전화를 매일 걸어오고, 강의실로 그 사람이 찾아오고, 내가 피하면, 어느 경우에는 친구들과 섞여 있는 내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 '미안해, 내가 미안하다고 그러잖아, 그 때의 일은 미안해, 정말 이렇게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못 받아 주겠니?' 라고 하면서 내게 화를 내었어, 사람들 많은 틈에서 나는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 사람을 피하기만 했어, 나는 그 사람을 앞으로는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며칠 동안 내가 열병처럼 한 생각들은, 그 사람은 나를 얻기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는 생각과 그 사람이 내게 그런 말을 해 주어서 고맙다는 생각, 과 이제 떼쓰는 것은 그만 두는 것, 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 그러다 그 사람은 학교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과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어, 내가 졸업할 때까지 그 사람을, 이후로는 보지 못했어, 그렇지만 지금도 그 사람 생각을 해, 간절히 바라면서, 언제까지고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으로 사랑하는 것을 대신하는 일은 그만두길 바라면서, 다른 사람의 상처에만 관심을 두고 자신의 상처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따위의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그 사람이 그렇게 고통을 받아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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