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해당되는 글 891건

  1. For the last seven years 4 2009.06.04
  2. Hand-standing 4 2009.06.03
  3. Babysitter 2009.06.03
  4. Piercing 6 2009.06.03
  5. Body language 2009.06.03
  6. Affection of the exorcism 2 2009.06.02
  7. The Picture Book 2009.06.02
  8. Girl on fire 2 2009.06.02
  9. Patterns of behavior 2009.06.02
  10. Water 2009.06.02
  11. Double boggy 2009.06.02
  12. Log 2 2009.06.01
  13. My island 2009.06.01
  14. Anchor 2 2009.06.01
  15. Poverty, Security 4 2009.06.01
  16. Spring Greens 2009.06.01
  17. Do not leave me 2009.06.01
  18. A watercolor painting 2009.06.01
  19. Blues 2009.06.01
  20. Pay the penalty 2009.05.31
  21. On the Rail 2 2009.05.31
  22. On the Rail 2009.05.31
  23. Suffering, Longsuffering 2009.05.31
  24. Be sad 2009.05.31
  25. Les Miserables 4 2009.05.31
  26. The present for separation 2009.05.31
  27. There are good people out there 2009.05.31
  28. The 39 steps 2009.05.31
  29. Boulangerie 2009.05.31
  30. Earthquake 2009.05.30

For the last seven years

from 어떤 날 2009. 6. 4. 20:59

당신을 만나면 내게, 하는 이야기,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예전에 좋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그 말을 들으면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잔디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주워, 지금도 생생한 한 마디, 당신이 하던 이야기, "내일 봐.", 지금도 그 말이 왜 그렇게 낯설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당신이 싫었던 것도 미웠던 것도 아니었던 때, 나는 과거로 갈 수 없어, 라고 말한다. 과거로의 회귀, 일어날 수 없는 일, 에 대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한다, 매일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서 지구의 날씨를 바꾸고 있어, 내가 당신을 만난 오늘이 내 기억 안에 갇히게 될 테고, 오늘 당신을 만나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갈 거야, 과거의 내가 사라지고, 현재 여기 당신 앞에 서 있는, 나, 는 다른, 사람인거야, 아직까지 과거에 살고 있는 당신으로 인해, 나는 얼마나 내 무의미한 사랑의 느낌을 낭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이제 구걸은 그만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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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tanding

from 어떤 날 2009. 6. 3. 23:39

물구나무를 서, 머리가 하늘에 닿을 것 같아, 머리카락이 땅 위를 빗자루 마냥 쓸어내리고 있어, 목걸이가 입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 입에 물고, 물구나무 선 채로 하늘이 보고 싶었어, 나뭇가지가 내 눈을 가리고 멀리 떠 있는 태양에서는 내게 무심한 텔레파시만 보내는 것 같아, 안녕? _ 거꾸로 서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매일 새들이 가서 지저귀고 있어. 이것 봐, 그만 놓아주지 그래? 앵무새들의 부리가 조금 만 더 뾰족하다면 좋겠어, 거꾸로 서 있는 사람들의 귓밥을 뜯어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 내 모든 불만을 정부에 쏟아내고 나면, 나도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저 힘 있는 사람들의 영정에 꽃을 덤프트럭으로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얼굴을 가릴 수 있게, 나, 는 오늘을 살래, 지지 않을 거야, 억울해서는 살 수 없지 않겠어? 정말, 치마를 벗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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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sitter

from 어떤 날 2009. 6. 3. 22:04

나도 저기서 놀게 해 줘, 앞으로 말 잘 들을게, 억지도 부리지 않고, 심부름도 잘하고, 늦게 자지도 않고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청소하고 매일 양치질도 빠지지 않게 하고, 먹은 것은 치우고 방 청소도 잘 해 놓을게, 나도 저기서 놀게 해 줘, 가을이 멀어진다. 봄이 가까워 오면 가을 컬렉션이 도시에 뿌려진다, 놀 곳, 은 개개인이 얼마나 선한가에 관계없이, 어디에나 있다. 모두 아이를 낳기, 에는 적당한 장소, 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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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cing

from 어떤 날 2009. 6. 3. 01:48

이걸 하고 뛰어 다니면 기분이 나아져, 당신이 배꼽에 피어싱을 해준다, 조금 따끔거릴 거지만, 곧 기분이 나아질 거야, 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_ 이 놀이 공원은 밤에는 개장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바다를 끼고 나 있는 구름다리 위로 전구들이 밤을 밝히기 위해 걸려 있다. 구름다리가 출렁거리면 피어싱이 배꼽에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_ 내가 일하는 곳에는 고등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온 학생이 있다, 아기처럼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는, 어느 날 왼쪽 손목에 네모난 밴드를 붙이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카페라테를 한잔 사주며 물었다, 손은 왜 그러니? 긁혔어요, 나는 밴드를 떼어 내어 상처를 본다, 연필 깎는 칼로 그어낸 상처들을 보면서, 왜 그랬어? 라고 묻는다, 그냥 긁혔어요 _  당신은 피어싱을 해 주고 난 뒤에 손목을 칼로 긋는 것을 나에게 보여준다, 이러고 나면 기분이 나아져,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이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아픔을 느낄 수 있어서 살아 있다, 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 너, 도망가면 알지?, 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_ 집에는 들어가지 않을 거야, 언제고 이렇게 이야기 하던 아이, 는 얼마나 자란 것일까? 학교도 다니지 않고 다 쓰러져 가던 움막에서 당신과 책이나 읽어대던 아이, 는 얼마나 자란 것일까? 재능이 없는 아이, 에게, 넌 재능이 있어, 라고 거짓말을 해대던 당신, 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아픔을 느끼는 방식만 가르쳐 주어 놓고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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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 language

from 어떤 날 2009. 6. 3. 00:46

꽃, 을 딴다, 네 속의 어두움은 지우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내가 다니던 학교는 지각을 하거나 성적이 떨어졌을 때, 의 벌로 들판에 나가서 꽃을 꺾게 했다. 우리, 는 기분 좋게,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고, 책상과 의자 사이에 서 있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즐겼다, 꽃, 을 따서 선생님에게 가져다 드리면, 선생님, 은 꽃, 을 꽃병에 담고 마치 주문처럼 중얼거리고는 했다. 네 속의 어두움은 지우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지금, 도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입은 치마를 흔들던 바람 소리, 와 그 때 꽃, 을 따내던 손을 떠올리면 부끄러워진다, 꽃, 을 바구니에 듬뿍 담고 돌아서던 일에 대한 기억, 보다, 는 선생님의 쓸모없는 자연 사랑과 꽃과 우리, 들에 대한 미움보다, 는 그 시절에 내, 가 만들어 내었던 내, 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 들 때문에 부끄러워진다, 그 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 벌, 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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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ection of the exorcism

from 어떤 날 2009. 6. 2. 22:42

그래도 저 사람과는 사랑하고 싶지 않아, 습기 찬 베개를 베고 잘 수 없는 것처럼, 저 사람의 얼굴, 미소, 친절함, 도, 싫다는 게 아냐, 사랑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야, 그만 밀어 넣어, 4개의 베개와 하얀 침대시트, 때를 가리고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 사랑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 나는 웃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미안하지만 사랑하지 않아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 내가 어디가 부족합니까? 라고 묻고, 나는, 이래서 당신과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요, 라고 마음속으로 말한다. 사랑의 때를 모르는 사람, 은 사랑의 실연만, 을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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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cture Book

from 어떤 날 2009. 6. 2. 22:18

나에게도 그림책을 사, 줘, 저 잘려진 부분을 그려 넣을 수 있게, 실수 없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서, 내가 본 것, 들과 내가 한 것, 들의 빈칸을 채워 넣을 수 있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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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 on fire

from 어떤 날 2009. 6. 2. 22:01

자동차에, 서 내린다. 나는 저 여자를 알아, 잠깐 있어 봐, 헤드라이트에 길이 비치고, 나는, 창틈으로 빼곡히 바깥을 쳐다본다, 소란스럽게 떠들어 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무엇인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본다, 사람이다. 잠깐 있어 보라고, 나는 저 여자를 알고 있어, 쇼윈도 위에 영화가 상영된다, 이별과 헤어짐과, 폭행, 사랑이라는 이름의 무분별한 거짓말. 이거 놓으라고, 나는 저 여자를 알고 있단 말이야. 무엇인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본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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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terns of behavior

from 어떤 날 2009. 6. 2. 21:46

가끔 패턴에 매료되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때가 있어, 당신을 만나던 방식, 내, 가 사랑하던 방식, 만남, 이별에 대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야, 지금도 곰곰이 생각하고 있어, 나, 는 지금껏 비슷비슷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가슴 떨려하면서, 비슷하게, 만 헤어졌어, 버려졌어, 기억하는지 몰라, 그래왔다는 것을 말이야, 당신이 나를 떠나며 했던 말도 그랬어, 생각해 봐, 이것처럼 너도 과거에 버려졌을 거야, 라고 했던 말이 내 구두 뒤축에 묻혀 있어, 정말, 당신은 누구를 본떠서 만든 사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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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from 어떤 날 2009. 6. 2. 21:31

나, 도 저 물이 먹고 싶어, 아프지 않게, 떨어지는 빗줄기, 들이 만들어 내는 샘, 에 입을
가져다 대고, 마치 당신과 입맞춤을 하듯이, 차가워지는 마음, 을 거기에 갖다 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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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boggy

from 어떤 날 2009. 6. 2. 20:30

언제부터였을까? 내 인생에 저렇게 점이 박히기 시작한 때는 말이야, 당신을 만났을 때?, 헤어졌을 때?, 당신이 다시 보고 싶어졌을 때? _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나를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_ 나, 는 과거의 누구를 잊지 못해서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던 것일까? 내 눈, 에 점이 묻어 있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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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from 어떤 날 2009. 6. 1. 22:55

내가 앉고 당신이 앉고 그러는 거야, 내가 울고 당신이 웃고, 내가 웃고 당신이 울고, 그러는 것처럼,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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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island

from 어떤 날 2009. 6. 1. 22:46

도대체 누가 이 섬을 망쳐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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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hor

from 어떤 날 2009. 6. 1. 22:32

움직이지 않았어, 바다로 나가려고 하는 밤, 내 마음과 같이 단단히 묶인 사슬에 너와 나는 긴 빚을 지고 만 거라고 생각했어,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네가 킨 수은등 아래에서, 너와 나만이 긴 사슬을 풀고 있었어. 지난밤의 일은 아니었어. 그래서 나는 네가 바다로 뛰어들려고 하는 것을 잡을 수밖에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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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erty, Security

from 어떤 날 2009. 6. 1. 22:13


저기엔 누가 살고 있을까? 동화 속에서도 빈민가에서도 본 적이 없는 집, 저 곳에는 과연 누가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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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Greens

from 어떤 날 2009. 6. 1. 22:06

봄이 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그러고, 옷도 입지 않고 누워 있어, 일어나, 그만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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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leave me

from 글쓰기 2009. 6. 1. 03:28

내가 말한다, 이런 골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거야?, 당신은 골목 귀퉁이에 앉아서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번 돈으로 내게 빵을 사준다, 내가 말한다, 이제 이런 생활이 싫어, 여기를 떠나, 당신은 아무 말 없이 다른 사람들의 초상화만을 그려준다, 이것 봐, 내가 말하고 있잖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사실 따지고 보면 내 모습은 그려준 적도 없잖아, 안 그래? 라고 말한다. 당신은 말이 없었고 나는 당신을 떠났다, 가난한 화가 따위와 사랑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뒤돌아 선 곳에 장식이 된 나무 한 그루가 놓여 있었다.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나무를 보고 내 결정이 옳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신을 떠나고 난 뒤 저 나무처럼 나는 빛을 잃어갔다. 누구든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쉽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시로 나와 몇 명의 남성과 교제를 했지만 가난한 화가를 옛 연인으로 가진 나를 진심으로 반겨주지는 않았다. 나는 떠밀려 갔고 결국에는 살기 위해 에스코트 걸이 되었다. 그럴수록 당신이 너무 미웠다. 당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신 따위를 만났기 때문에 내 인생이 꼬여버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편지 한통이 도착했다, 당신의 이름이 쓰인 편지를 열었을 때, 전시회 초대장이 들어 있었다. 'Portrait in Love'. 미술 전시회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전시관 벽에는 온통 내 초상화들이 걸려 있었다. 내 모습만이 걸려 있었다, 웃을 때의 나, 미소를 잃지 않을 때의 나, 당신 앞에서 귀여운 꼬마였을 때의 나. 관광객으로 온 미술 에이전시의 초상화를 그려준 것이 인연이 되어 전시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잘 지냈어?, 당신이 말한다. 에스코트 걸이 되었어, 내가 말한다. 당신은 미소를 잃지 않고, 나 때문이야, 라고 말한다. 나는, 어떤 말이야?, 라고 묻고 당신은, 나 때문에 네가 그렇게 되었어, 라고 말한다. 에스코트 걸이어도 괜찮아?, 내가 말한다. 나를 원망해, 네 진짜 모습은 여기에 다 있어, 라고 하며 전시회장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손으로 가리킨다. 미안해, 너를 그릴 수 없었어, 어떤 것도 너를 완벽하게 표현할 자신이 없었고 그럴 수도 없었어. 나는, 그 말은 당신을 떠나기 위한 구실이었어, 라고 말한다. 고마워, 당신이 말한다.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이유를 내게 주어서, 고마워. 라고 당신이 말한다. 그 날 이후 나는,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에스코트 걸로 일하고 난 뒤, 당신을 찾아갔다. 문을 두드리고 당신이 문을 연다. 어서와, 당신이 말한다. 나 이만큼 망가졌어, 일하면서 얻은 멍자국을 당신에게 보인다, 나 좀 고쳐줘, 당신에게 말한다. 당신은, 들어와, 라고 말한다.

- 딱 한번 그 골목에 가 본 적이 있어, 당신과 내가 앉아 있던 그 자리에 가 본 적이 있어, 내가 그 때 보았던 장식을 한 나무가 그대로 놓여 있어서 놀랐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몹시도 당신이 그리웠어, 날 구해줘서 고마워. 저 나무는 빛을 잃어가지만 변함없이 저 자리에 있었던 거야, 그렇지? 기억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날 떠나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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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atercolor painting

from 어떤 날 2009. 6. 1. 02:05

이 낡은 수채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강가에 앉아 물로 지우며 그리기 시작한 이것, 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빛바래고 오래된 나, 는 어쩌면 이와 같이 되는 것은 아닐까? _ 라는 생각이 들었어. 태연하게 저기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자전거를 타던 때가 생각나, 나는 다리를 가만히 있지 못하고 조잘대면서 당신의 품에 기대어 있었어, 그 때였을까? 그림이 다 마르고 집으로 가기 위해, 이젤과 물감을 들고 화구를 옮기면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 나를 향해 말했던 건 말이야, 당신이 나에게, 그림 같은 건 마음속에서 지우는 거야, 나를 포함해서, 네게 남아 있게 되는 건, 네가 무엇을 느끼고 있느냐, 하는 거야, 그림을 그리면서, 풍경을 보면서, 그리고 나와 있으면서, 낡은 수채화가 네 마음에 남아 있게 되는 날은 없어, 라고 했던 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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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

from 어떤 날 2009. 6. 1. 00:46

내가 가야할 곳은 _ 생각하면, 가고 싶은 곳을 떠올리면, 하늘이 바다 같은 곳, 이라면 좋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 좋겠어, 그래서 파도가 칠 때마다 빗물이 그곳에서 떨어져 내릴 수만 있다면 좋겠어. 밀물과 썰물 때마다 어둠과 빛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보고 싶어서 그래. 그렇게만 된다면, '무언가'는 끝나버릴 것이다, 라는 믿음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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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 the penalty

from 어떤 날 2009. 5. 31. 22:31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병원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왔어,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거든. 나와 헤어져서 이렇게 되었다, 고 말하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편지를 썼어, 당신에게 보내려고 하다가 그만, 다시 가방 안에 넣고 돌아 왔어. 왜 내게 연락을 한 것일까, 를 생각하면서, 당신 친구들이야 뻔하니까. 대신 어둠 속에서 병원 앞 건물에 그라피티를 남기고 왔어, 당신이 볼 수 있으면 좋겠어, 어제는 거기에 다녀왔어, 당신이 나를 끌고 가서 욕을 보였던 곳 말이야, 다리 위 철길을 지나서 언제 기차가 올지도 모르는 어두컴컴하고 습기와 찬바람이 가득한 그곳 말이야.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당신도 벌을 받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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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ail 2

from 어떤 날 2009. 5. 31. 21:54

늘 내 기억의 마지막에 남아 있는 곳, 이곳에 서 있으면 바람이 불어와, 저 안에서 나에게 손짓이라도 하듯 찬바람이 불어, 와, 이 더운 날 햇빛 속에서 난 바람이 오는 소리를 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어, 돌부리를 발로 차면서, 언젠가 내가 당신을 저기에 묻었어, 당신을 묻은 건 바로 나였어, 당신이 깨지 말라고 저 깊은 곳에 당신을 묻고 매번 기차가 올 때마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를 상상해, 그래서 당신을 만나러 오는 이 순간은 무섭고 망설여져, 저 안으로 내가 정말 들어가야 할까, 를 고민하면서 말이야. 사실 할 말이 생각이 나지도 않아, 왜냐하면 나를 버린 건 당신이었으니까 _ 내 마음 속, 마지막, 이 되어서야 갈 수 있는 곳, 당신이 사는 곳. 왜 그곳이 내 안, 이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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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ail

from 어떤 날 2009. 5. 31. 21:41

나는 내 기억을 따라 걸어가,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 도 알지 못하고,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의 의미를 몰라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해, 지독한 기억을 따라서 걸어가는 것, 만으로도 나는 벅차, 다행히 길이 있으니까 걸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_ 당신은 이렇게 이야기했어, 대신 오늘의 너는 내가 기억해 주겠다고 말이야, 언젠가 너에 대한 기억을 따라서 걷게 될거야, 라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러다 당신이 넘어져 버린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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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ffering, Longsuffering

from 어떤 날 2009. 5. 31. 14:27

저 나무에 묶어 줘, 당신은 저기 묶여 사라져 버렸는걸, 나도 저기에 묶어 줘, 라고 말하면,
이전에 하던 이야기들이 떠올라, 너를 망치고 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져, 복수조차도 할 수 없어.

그렇지만 이 견딜 수 없는 기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 흘러가 버릴 거야, 흘러 갈 거야, 그 와중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만 보면 돼, 알면 돼.

그렇지만 이 견딜 수 없는 기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 너를 망치지만 않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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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sad

from 어떤 날 2009. 5. 31. 14:13

그 때부터 지키고 있는 것, 너무 아픈 이야기는 하지 않기, 누가 밤을 지키건 관계없이.
문을 닫고 불을 끄고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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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Miserables

from 글쓰기 2009. 5. 31. 04:50


"나는 구원받을 수 있을까?"

당신에게 묻는다. 그럼 당신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어떻게 생각하니?"
라고 되묻는다.
"몰라."
라고 대답하면
"생각해 봐."
라고 한다.

구원받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거야, 지금의 네가 아닌 다른 사람 말이야. 구원받았다는 것은 '너'를 누군가가 인정해 준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너와 생각이 같지 않은 누군가가. 그러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해, 그 사람을 감동시키든지, 네가 그 사람처럼 되든지, 무엇이든지. 그러기 위해서는 '너 자신'을 네가 먼저 인정하지 않으면 안 돼, 무슨 말이야?, 라고 내가 말한다. 그 말에 당신은 웃는다.

"나는 구원받을 수 있을까?"
당신이 묻는다. 그럼 나는 당신의 손을 잡으며
"어떨 거 같아?"
라고 되묻는다.
"글쎄."
라는 대답에 나는,
"결코 구원받지 못할 거야."
라고 대답한다.
"무슨 말이야?"
"나는 절대로 당신을 인정하지 않을 거니까 말이야."
나는 웃으면서 당신에게 말한다.
"그래, 알았어, 언젠가 네가 나를 구원해 줘."
라고 당신이 말한다.

그 말이 메아리처럼 '레미제라블'을 볼 때마다 들려온다.


- 결국 당신도, 나도, 서로를 구원해 주지는 못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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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esent for separation

from 어떤 날 2009. 5. 31. 04:10

내겐 치장이 필요해, 작년 크리스마스 때 받은 선물도 풀어보지 못했어, 바보처럼 당신이 선물을 배로 보내어서 나는 몇 주간이나 그걸 기다렸어, 작별 인사 하기 전에, 당신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앞에 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져서, 마주치면 안 되는 것처럼, 우편 포장이 뜯겨져 있지 않은 그 선물을 피해다니고 있어, 내 방은 그 선물 주위만 깨끗해 졌어, 밖에 내어 놓았도 보았는데 안심이 안 되어서 다시 가지고 들어 왔어, 뜯어, 라고 친구가 말하지만 정말 그걸 뜯어 버리고 나면 당신과 나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 버릴 것 같아서 아직도 난 망설이고 있어 _ 저걸 버리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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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행이야,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야,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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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9 steps

from 어떤 날 2009. 5. 31. 00:42

저 계단을 타고 당신에게 가고 싶어, 당신의 누명을 벗기고 나도 옷을 벗어 버렸으면 좋겠어, 정말 나를 보기 흉하다고 그럴 거야? _ 몇 번이고 주문처럼 되내어, J’accuse, J’accuse, J’accuse 라고 해, 기도처럼, Pantheon 에서 그가 깨어나 지금의 내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면 좋겠어, 'J’accuse' 라고 쓰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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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langerie

from 어떤 날 2009. 5. 31. 00:18

지금 생각해도, 맛있어, 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이 사다준 크루아상과 오렌지 페스트리, 시나몬 페스트리를 눈을 비비면서 먹었어, 당신의 옆구리를 찌르며, 저기 친절하고 아름다운 빵집 아가씨에게 손길 주지 마, 라고도 말했었는데 말이야. 사진은 이거 하나 뿐인 거 같아 _ 빵이 먹고 싶어, 그 때 그 빵이 먹고 싶어 _ 이 나라에서는 마치 우리가 아니면 너희는 빵도 못 먹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빵을 팔고 있어서, 맛이 없어, 먹어도 배가 차지 않아, 그러면서 온갖 생색내기에 바쁜 사람들이 빵을 팔고 있어서 말이야, 맛도 없고, 먹어도 배가 차지 않아. 게다가 배가 고프다고 말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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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quake

from 어떤 날 2009. 5. 30. 23:37

그건 지진이었어, 손이 흔들려서도 삼각대를 내가 흔들어서 그런 것도 아니야. 비오는 겨울은 따뜻해, 눈이 오는 겨울보다는 비가 오지 않는 여름이 더 추워. 감기에 걸려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담요를 덥고 뜨거운 허브를 마시고 있을 때, 당신이 이 사진을 내밀며 이건 뭐냐, 고 물었어. 그래서 내가 대답했지, 지진이 일어나서 사진과 그림을 망쳤지 뭐야, 라고 말이야 _ 그런데 오늘 이 사진을 보면서 그 때 그렇게 얘기하지 말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어, 그 날 저기에 불이 나서 사진과 그림을 망쳤지 뭐야, 라고 말이야 _ 이 나라에 불이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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