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것들도 세상을 비추고 있어.
'사진'에 해당되는 글 808건
- I had not anyone till you 2010.08.09
- The Blue Whale 2010.08.05
- Brand new day 2010.08.05
- The leaf 2010.08.03
- Wall Paper 10 2010.07.17
- Lazy Afternoon 2 2010.07.12
- Girl of my dreams 2010.07.12
- 52nd Street 2010.07.12
- Orient Blue Suite 4 2010.07.12
- Here is that rainy day 4 2010.07.05
- Patterns 2 2010.07.02
- Time After Time 2 2010.06.30
- The Bottom 4 2010.06.29
- Old Fashioned 4 2010.06.27
- Sky blues again 2 2010.06.27
- Warm Weather 6 2010.06.21
- It is raining 2 2010.06.21
- Take Care #3 2 2010.06.21
- I do not know 2010.06.15
- Sun 4 2010.06.15
- A lander 2 2010.06.14
- Ladies 2010.06.14
- East Sea 2 2010.06.12
- Salt Pond 4 2010.06.12
- W and M 6 2010.02.11
- Full-blown 4 2010.02.11
- Nighttime 2 2010.02.11
- It is easy 2010.02.11
- Night and Sea 2 2010.02.11
- Let me up 2010.02.09
무언가 싫증이 났을 때, 저 먼지 묻은 것들을 보았어. 저렇게 누구와 꼭 닮아 있는 것들을 보았어.
나의 잎이 닿을 수 없는 곳, 에 내가 있을 수 없듯이, 나의 잎이 닿을 수 없는 곳, 에 당신도 있을 수 없어.
과거에 무엇을 잃어버렸든, 그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의 하나, 그 무엇일 것이다. 지금은 거의 의미가 없지만, 지금도 파란 것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카메라를 꺼내어서 그 '파란 것'들을 사진에 담는다. 2년 전 이맘때라면 그것은 무언가 의미를 담고 있는 행동이었을 테이지만, 지금은 거의 아무런 의미도 지니고 있지 않다. 단지 몸에 익어 있는 무엇인가를 하는 느낌, 이외에는 무엇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때론 그 몸에 익어 있는 무엇인가, 가 나를 배반하고는 한다.
우리에겐 한 가지의 가정이 필요했어. 무엇이든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을 거라는 사실, 그 중 어떤 것들은 쉽게 변해버릴 거라는 사실, 우리는 선천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나서 뻔하게 헤어지지 못할 거라는 사실. 술에 취하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내가 말하던 것들이, 사실은 내 진심의 전부라는 것. 나 혼자서는 어떤 것도 못할 것 같다는 거짓말, 이야기, 독설,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어제와 아주 같은 나의 오늘 _ 어딘가에 당신이 숨어 있을 거라는 것.
어떤 광채를 지니고 살아 있었던 것일까? 나는, 어떤 패턴으로 완성되어 있는 것일까?
당신은 누구를 본떠서 만든 사람이었을까? 또는 정말 나는 당신과는 다른 사람이었을까?
나는 알고 있어. 시간이 멈추었을 때 울리던, 그 '째깍째깍' 하는 소리들을, 나는 들었어. 당신과 나만이 남아 있다, 어느덧 나 혼자 있게 되어 있던 그곳엔 그 '째깍째깍' 하는 소리들과 정지된 시간이 고스란히 흘러가고 있었어. 그 소리를 더 크게 듣기 위해 불을 껐어. 나는 알고 있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나와 너무나 닮은 것들 투성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런 생각을 했어. 그때 우리가 흉내 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날 당신과 내가 흉내 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시골 길이었다. 목이 말랐다. 저 벽이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 색을 칠한 자리에 시간이 흘러 낡은 흔적이 남아 있는 것.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하늘을 보았다. 지난해에는 하늘빛에, 정확히 말해 푸른빛에 매료되어, 하염없이 그 빛을 바라보는 일, 무언가를 잊게 해주는 일에 몰두했었다. 그리고 푸른 빛깔에 내 두 눈이 반짝이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_ 두 달 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일에 적응하며 지낸다. 그러다 보니 나의 모습도 조금 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카메라를 꺼내었다. 사진을 찍고, 마치 어제의 일처럼 그 풍경을 보며 내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를 생각한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내가 보았던 것을 가장 잘 찾아낼 수 있는 지점은 아닐 것이다. '눈을 떠, 네가 보고 있는 것이 네가 속한 세계이고, 너 아닌 사람이 보고 있는 것이 네가 속한 세계의 한계야.' 당신이 한 거짓말이 아직 내 안에 살아 있다.
저기 보이는 바다, 하늘 그리고 등대는 모두 내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거야. 그리고 너도 그것들 중에 일부분이야. "알고 있어. 당신도 나에게 그런 일부분이었어. 내가 당신의 출발점이 아니었듯이 당신도 나의 종착점은 아니었어.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만나러 갈 거야."
그때 왜 내게 그렇게 했는지, 왜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그 뒤로 내가 어떻게 되어 버렸는지 _ 하는 것들을 물어보거나 말하러 가는 것은 아니야. 그렇다고 지금껏 그 사람을 대상으로 해왔던 공상을 실현시키려고 가는 것도 아니야. 그냥 나는 보고 싶어졌어.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무엇이 있는지, 그걸 보고 있는 나는 어떤 모습인지, 그런 것들이 보고 싶어졌어. 나는 더 성장할 거야. 그동안 돌보아 줘서 고마워. 당신에게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이름은 네가 짓고, 선택은 내가 해, 뭐라고 해 줄 말이 없다면 그냥 이름이라도 불러.
그 떨림이 널 지탱해 줄 거야, 넌 살아 있는 거야.
비가 오면 당신이 먼저 불을 꺼 줘, 마치 이제는 해야 할 말이 어느 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비속에 갇혀 있는 당신과 나의 사연이 바닥으로 깊게 가라앉을 수 있게, 아무도 모르게, 당신과 내가 만났다는 사실을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게,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사람은 내 기억에서만 살아서 움직일 수 있게, 그렇게 내가 쓰러져도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도록. '나는 더 강해질 거야.' 비가 오는 날, 누구는 멍들고, 누구는 그 소리에 밤을 잊어버릴 테니까.
나는 이제 거기에 있지 않아, 당신은 이제 여기에 있지 않아. 당신도 나도, 무엇도 남아 있지 않아. 기억을 재생하기 위한 시간만이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그런 낭비를 기꺼이 활용하기로 했어. 내가 다음에 만날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어, 아마 서럽게도 외로운 어느 사람이 되겠지? 만약 내가 그 사람을 구하게 된다면, 나도 구원받게 될까? 만일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나라는 건 어떤 존재가 되어 있을까? 상상하기도 싫은 일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