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해당되는 글 891건

  1. While I open the door 2 2009.11.16
  2. He is not the man that he used to be 6 2009.11.16
  3. Looking for Spinoza: Joy, Sorrow, and the Feeling Brain 2009.11.16
  4. Prince (Winter) 4 2009.11.16
  5. Scribbling #2 4 2009.11.16
  6. Scribbling 2009.11.16
  7. Dime Novel #13 6 2009.11.13
  8. How to Do Nothing 2009.11.13
  9. Rolling Paper 10 2009.11.10
  10. Yesterdays 4 2009.11.10
  11. Penny Lane 4 2009.11.09
  12. What was the truth? 10 2009.11.09
  13. Kozmic Blues 4 2009.11.09
  14. Dime Novel #12 4 2009.11.08
  15. The Chestnut Island 2 2009.11.08
  16. Let it go 8 2009.11.05
  17. Minus Blue 2 2009.11.05
  18. Blues-ette 14 2009.11.05
  19. Light up his room 6 2009.11.05
  20. One point higher 4 2009.11.05
  21. Ghost 2 2009.11.05
  22. Underground passage 4 2009.11.05
  23. Han River 10 2009.11.04
  24. Dime Novel #11 4 2009.10.29
  25. Safe distance (3 meters) 8 2009.10.29
  26. Straight Dealings 6 2009.10.28
  27. He 6 2009.10.27
  28. Dime Novel #10 6 2009.10.27
  29. She #2 4 2009.10.27
  30. She 2009.10.26

While I open the door

from 어떤 날 2009. 11. 16. 09:07

문은 두드리기 전에 닫혀 버린다, 닫혀 있기 때문에 두드린다, 문은, 내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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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일 수 있을까?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필요 없어졌어. 쓸모없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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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보다 작은 집, 저런 곳에 사람이 살고 있을 리가 없어, 모두 밀어버리고 새 건물을 세우자.
"네가 볼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야, 네 경험의 끝이 닿는 곳이 이 세상의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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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 (Winter)

from 어떤 날 2009. 11. 16. 08:14

갑자기 눈이 보고 싶어졌어, 저 차가운 것에 기대어 있으면 지금껏 얼어붙어 있던 기억들이 모두 되살아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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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ing #2

from 어떤 날 2009. 11. 16. 07:52


나는 우스꽝스러움에는 익숙해, 당신 마음속에는 누가 살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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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ing

from 어떤 날 2009. 11. 16. 07:47


낙서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한 가지가 분명해 져, 나는 낙서를 하고 있는 동시에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은 거야. 그런 거야, 나는 당신을 만나고 있는 동시에 무엇하고도 만나고 있지 않았어, 나의 낙서, 나는 당신이라는 궤적을 뚫고서야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야. 그래, 당신은 어떤 의미로 '나'라는 낙서를 즐길 수 있었어?

2009/06/05 - [글쓰기] - Scribb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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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13

from Reset 2009. 11. 13. 08:27

나는 네가 행복해 지는 것이 싫어. J가 가자고 하니까 여기까지 따라왔어, 집에 있는 턴테이블이며 스피커를 함께 훔쳐서 가지고 오기도 했어, 그렇지만 나는 네가 행복해 지는 것이 싫어, 저기 두꺼운 판자로 창에 못질해 둔 것도 이렇게 앉아서 치즈 케잌을 먹고 있는 것도 그래, (케이), 생각해 보면 그렇잖아, 나를 찾아와서 몸에 푸른 반점이 있는 언니를 만났어, 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할 때부터 불안한 기분이 들었어, 저 언니 어디가 좋은 거야? 잊었어? J, 네가 집을 나왔을 때 먹을 것을 구해주고 잘 곳을 마련해 준 것은 나였어, 네가 힘들 때마다 네 고민을 들어준 것도 나였어, 그런데 아직 그런 은혜에 보답하지도 않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저런 언니를 위해서 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네가 골라준 거잖아, 언니에게 예쁘게 보여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야, 싫어, 저 언니 없이도 잘 살아왔어, (케이), 처음 네게 엑스를 가져다 준 것도 나였어, 너는 이런 거리에서 방황하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게 찾아와서 이야기하고, 그런 너를 나는 위로하고 조언하면서 우리는 얼마든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어. 너는 행복해 져서는 안 돼, 계속 불행한 채로 있으면서 필요할 때마다 나를 찾아와서 네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모두 말하고, 내가 하자고 하는 대로 해야만 했어, (케이), 그냥 돌아가자, 응? 이런 곳에서 살지 마, 언니 같은 것은 잊고 예전처럼 둘이 그렇게 지내, 네가 원하는 것이면 다 들어줄게, 네가 행복해 지지 않을 때에만 나는 혼자가 아닐 수 있어. (케이) 나는 혼자가 되는 것이 싫어, 네가 저 언니와 행복해 지는 것이 싫어. 그렇게 내가 쓸모없어지는 것이 싫어. 케이는 바닥에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그리듯이 하며,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럴 때마다 J는 한 번씩 케이, 라는 이름을 의미 없이 말하고, 마치 그래서? 라는 억양과 음색으로, 케이가 하는 말에 장단을 맞추어 주듯, 케이, 라고 말한다. 얼마 안 있어 케이는 어깨를 들썩인다, 소리 없이 크게 운다. 그리고 바닥에 무엇인가를 그리던 손가락을 입 안 깊숙이 넣어서, 토한다. (케이) 미안해, 이런 말 해서, 언니에게도 미안해요, J, 미안해,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게, 용서해 줘, 나를 버리지 마. 케이는 침을 흘리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질 것처럼 흔들린다,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 케이의 눈이 풀린다, 케이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라는 시늉을 하듯, 앞으로 쓰러질 것처럼 된다. 그런 케이의 어깨를 J가 감싸고, J는, 입 안에 있던 치즈 케잌을 삼킨다, 그리고 케이에게 입맞춤을 한다. 케이의 혀가 길게 늘어진다. 탐욕스럽고 외로운 혀가 J의 입 안에 가득하다. J는 케이를 자신의 무릎에 눕힌다. 오기 전에 엑스를 먹였어, 그리고 우유도 먹였어, 그러고 나서 치즈 케잌을 먹게 되면 이렇게 되는 거야. 속이 메스껍고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하면 지독히 외로워져서 견딜 수가 없게 돼. 앞으로 여기서 살 거야, 케이가 나를 보려면 여기로 와야 해. 그래서 데리고 왔어. J는 입 안의 엑스를 넣었다가, 혀로, 케이의 입 안으로 엑스를 넣어 준다. 케이는 마치 작은 사탕을 삼키듯 엑스를 입 안에서 녹인다. 케이가 그랬어, 갈 곳 없는 사람들만이 이별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다고, 그 값어치를 알아야 한다고 말이야. J가 말한다, 케이, 이 언니가 나를 관찰해 줄 거야. 자신을 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게 되면 그때부터 세상은 끝이 나는 거야, 그러니까 관찰해 주는 사람이 있는 동안은 결코 잘못되지 않을 거야, 케이, 너는 나만 지켜보면 돼, 그런 나를 이 언니가 관찰해 줄 거야, 맨션의, 판자로 막힌 문 없는 창 사이로 햇살이 뿌려지고, 케이 주변의 먼지가 깃털을 달고 황금빛으로 변한다. J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아무래도 저기 저 판자는 떼어버려야 할 것 같아, 케이가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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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Do Nothing

from 어떤 날 2009. 11. 13. 08:25

그때는 무언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았어, 그렇게 관심을 받아본 적도 없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때의 나는 저런 땅 속을 우아하게 걸어 다니는 것 외에는 무엇도 하지 못했어, 그래서 뒤늦게야 알게 되었어, 당신, 이야기 듣고 있는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알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 있는 것 같아. 물론 의미 없는 질문 중에 하나라는 것은 알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즐거운 일이라면 많았어, 즐거웠던 기억도 많아, 어떻게 하면 즐거워질 수 있는지도 알아,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이 가슴을 채울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 어떻게 아무런 회의 없이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일까? 딱 한 번이었던 것 같아, 당신에게 어리광을 부렸던 적은, 당신에게 애원하면서 나를 좀 어떻게 해 줘, 라고 크게 소리쳤던 적은 말이야.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그때가 그리워,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그때가 그리워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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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ing Paper

from 어떤 날 2009. 11. 10. 03:17

알다시피, 내가 볼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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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terdays

from 어떤 날 2009. 11. 10. 03:05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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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ny Lane

from 어떤 날 2009. 11. 9. 11:32

뭘 그렇게 잘못했니? 조금 즐거워져도 상관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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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as the truth?

from 어떤 날 2009. 11. 9. 10:11


"넌 참 예뻐."
"그런 말 하지 마, 내게 칭찬하지 마, 그러면 당신이 나를 떠나갈까 봐 무서워져, 지금까지 내게 그런 말 해 준 사람 없어, 나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없어, 그러니까 당신도 내게 그렇게 하지 마, 나를 예쁘게 봐주는 당신이기 때문에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지 마,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내 세상에서 나는 예쁘지 않은 사람이었어, 지금도 그것은 유효해. 어느 날 문득 당신이 사라지고 나서 내게 그런 말을 해 준 유일한 사람이 당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나는 견디기 힘들어질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마, 그런데 이상하지? 그 얘기 당신에게 계속 듣고 싶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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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zmic Blues

from 어떤 날 2009. 11. 9. 09:08

조금만 더 파래지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이라면 조금만 더 집중해서, 뚜렷하게 파래져 버리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잊지 않고, 더 즐거워지기 위해, 지금보다 조금만 더 파랗게, 세상을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결코 잊어버리지 말자. 그 약속이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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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12

from Reset 2009. 11. 8. 09:00
그늘이 진다, 맨션 안으로 햇살이 들어오면서 만들어 내는 먼지들이 그늘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나는, 어둠이 들어찬 곳으로 매트리스를 옮겨서 눕는다. '언니에게 일어났던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거야,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언니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거야.' J가 한 말을 생각하며 천장의 먼지 너머로 떠있는 J의 표정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케이, J가 말한다. 낯선 여자애와 함께, J는 맨션으로 들어온다, 나는, 천정에 있던 J의 얼굴을 그대로 가져다 (또) J에게 씌운다, 오차가 생기고 얼굴의 남아 있는 부분들이 옅은 점처럼 퍼져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저런 것들뿐이겠지? 라고 나는 생각하고, 눈을 깜박이며, 왔어? 라고 J에게 말한다. 며칠 동안 J는 아주 분주했다. J는 맨션으로 무엇인가를 계속 가지고 오고, 나는 여러 번 앉은 자리를 비켜주어야 했다. J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맨션의 문 없는 창을 두꺼운 판자로 막는 일이었다. 왜 그러는 거야? 이건 막아두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안전하지가 않아, 어릴 때 아주 큰 창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 적이 있었어, 늘 밝은 햇살이 집안으로 들어왔었는데, 그 탓에 지금 이렇게 되어 버렸어, 그렇게 생각해, 그런 집이 없었다면 나는 버려지지도 않았을 거야, J는 진지하게 큰 판자를 아무렇지 않은 듯 끌고 가서 못질을 한다, 그 틈새의 먼지들이 J의 머리 위에 내려앉는다. 이쪽은 케이라고 해, 나하고 가장 친한 친구야, 여기는 이야기했던 언니야, 안녕하세요, 케이? (여기는 왜?) J를 보며 내가 말한다. 케이는 치즈 케잌을 들고 J의 뒤에 선다. 앞으로 여기서 살 거니까, 그래서 데리고 왔어. J는 케이의 집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하며, 10호 캔버스 크기만 한 턴테이블을 손에 들고 있다. 케이는 그런 J의 뒤에 치즈 케잌을 들고 서 있고, J는 턴테이블을 매트리스 위에 내려놓고, 케이는 치즈 케잌을 내게 건네어 주고, 조금만 있어, 라고 J가 말하더니 케이와 함께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꼭 Beolab5 처럼 생긴 스피커를 하나씩 들고 나타난다. 케이의 집에 도둑이 들었지 뭐야, J가 태연하게 말하고, 케이는 J의 뒤에 고개를 숙이고 선다. 케이, 저기에 놓자, J가 말하고 케이가 그 뒤를 따른다, 턴테이블에는 Curtis Fuller의 Blues-Ette가 올려져 있고,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J와 케이와 함께 치즈 케잌을 나누어 먹는다, 메인 테마가 끝나고 Benny Golson의 테너 색소폰이 계단을 올라가듯 격앙되고 따뜻한 분위기를 이끈다. J는 치즈 케잌을 오물거리면서 케이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남성을 쫓아 버렸던 일을 이야기하고, 케이는 두세 번은 같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치즈 케잌을 입 안에 넣고, 그랬어? 라고 말한다. 케이는 마치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J의 옆에서, 마린블루색의 청바지와 하얀 그래픽티셔츠를 입고 있다, 음악이 끝나고, 턴테이블 위의 픽업을 케이가 손으로 집으려고 할 때, 케이에게서 No.5와 같은 플로랄 향이 난다, 지금 상황과 다른, 그리고 케이는 자연스럽게 J와 눈을 마주치고 J에게 다가가 눈을 감고 J의 목을 감싸며 입을 맞추려고 한다, 그러자 J가 얼굴을 피하고, 치즈 케잌 먹어, 라고 말한다, 케이는 다시 J에게 입을 맞추려고 하고, J는 그만둬, 라고 하듯이 케이를 옆으로 살짝 밀친다, 케이, 플로랄 향이 베이비향으로 바뀔 때, 케이가 말한다, 확인하고 싶어, 이 언니 때문에 우리 사이가 망가지는 것이 싫어, 이 언니 때문에 네가 행복해 지는 것이 싫어, 그렇게 내가 쓸모없어지는 것이 싫어. 판자로 막힌 문 없는 창 사이로 햇살이 뿌려지고, 케이 주변의 먼지가 깃털을 달고 황금빛으로 변한다, 케이는 진심이 된다. 나는 J, 네가 행복해 지는 것이 정말 싫어. 케이, J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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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estnut Island

from 어떤 날 2009. 11. 8. 08:59

너는 알고 있니? 저 하늘과 물결은 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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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go

from 어떤 날 2009. 11. 5. 10:23

이제는 정말 갈 곳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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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us Blue

from 어떤 날 2009. 11. 5. 10:16

이 얼룩을 감당하기가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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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ette

from 어떤 날 2009. 11. 5. 08:26

네가 뭘 알아? 당신이 내게 말한다. 불행하게도 나는 그때
Curtis Fuller 의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를 듣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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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up his room

from 어떤 날 2009. 11. 5. 08:12

불을 켜, 무언가를 잊기 위한 여행은 계속되고 있었어,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무언가를 잊기 위한 여행은 지겹게도 계속되고 있었어. 어느 날은, 무언가를 잊어야 한다는 생각마저도 잊기 위해, 계속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무기력한 여행이 계속되고 있었어, 나른한 위로와 피곤한 잠이 이어져 오던 그런 날, 불을 켰어, 그리고 내가 볼 수 있는 건, 저기 멀리 작아져 가는 어느 한 점 외에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때 다행히 여행이 끝나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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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oint higher

from 어떤 날 2009. 11. 5. 07:57

이 긴 꿈속에서 나는 어느 시점의 '나'로 되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어. 매번 변화하고 있는 나는 어느 시점의 '나'로 되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어. 그런 내 모습이 싫었어, 어느 시점의 '나'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 싫었어. 저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이 '나'는 될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인지 저런 빛과 어둠의 분할이 좋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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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from 어떤 날 2009. 11. 5. 00:48

그냥 유령일 뿐이야, 겁먹지 마.
언제까지 나는 당신 마음속에 있는 유령을 모른척 하며 지내야 했던 것일까?
왜 당신은 그런 것을 나에게 강요했던 것일까?
"왜냐하면, 네 마음속에 남아 있는 유령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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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passage

from 어떤 날 2009. 11. 5. 00:19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 길은 참 많이도 걸어 다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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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River

from 어떤 날 2009. 11. 4. 04:40

무슨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그냥 흐르지 않는 강을 바라보고 싶었어, 모두 위안을 받으려고 안달이 나 있는 것 같았거든. 그런데 그거 알아? 내가 슬프다고 말할 때는 그냥 내가 슬프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네가 나를 슬프지 않게 해야 할 이유 같은 건 없어. 내가 외롭다고 말할 때는 그냥 내가 외롭다는 것을 말하는 것뿐이야, 네가 나를 외롭지 않게 해야 할 이유 같은 것도 없어. 네가 나를 슬프지 않게 하거나 외롭지 않게 할 수는 없어, 그건 너에게 나도 마찬가지야. 그렇기 때문에 너와 내가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거야. 그런 것들을 너도나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야, 알겠니? 당신이 내게 한 말,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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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11

from Reset 2009. 10. 29. 04:54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나는 침대 위에 엎드려, 찢어진 소설책, 의 여백에 메모를 하며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다, LES MISERABLES, 나는 도망칠 수 있을 만큼 안전해질 수 있을까? _ 당신은 크리스털 마운틴을 드립하며 J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내게 묻는다, 당신이 나를 구해주었던 곳 있지? 거기에 나는 숨어 있었어, 이상한 섬에서 도망쳐 나와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곳에 숨어 있었는데, 거기서 J를 만났어. 지방 소도시의 유흥가였어, 붉고 푸른 등을 단 가게들이 끝나는 어느 모퉁이에서 J가 먼저 내게 말을 걸어왔었어, 얼마야? 라고 했던가, 그래서 하마터면 500원이라고 말할 뻔했지 뭐야, 당신은, 큰일 날 뻔 했네, 라고 말한다. 그렇지? 내가 말한다. 그리고? 그리고 내게 갈 곳이 없다고 말하고 하룻밤을 재워달라며 나를 따라왔었어. 처음 보는 나에게 얼마나 이상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지 싸구려 엑스를 너무 먹어서 그런가, 라고도 생각했어, 자신을 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게 되면 그때부터 세상은 끝이 나는 거야, 라든지 갈 곳 없는 사람들만이 이별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거야, 라든지 내 얼굴을 빤히 보면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 라는 따위의 말을 했어. 그러다가 뭐라고 했더라, 자신을 관찰해 달라고 했던가 그랬어, 외로웠나 봐? 당신은 시고 단맛이 나는 커피를 들고 내게 다가오며 말한다, 글쎄, 당신에게 묻어 있던 커피 향이 퍼진다, 귀가 가렵다, 당신이 앉은 쪽으로 침대가 기울고, 나는 메모를 멈춘다, 책을 덮고,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어, 관찰해 달라니 뭘 말이야, 라고 생각했어, 그 다음 날 밤에는 어느 남성과 함께 와서 조금 소란했었어, 내가 보는 앞에서, 내 눈을 빤히 보면서, 그 남성과 놀아나려고 해서, 뭐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며 떠나려는데, J가 그런 나를 따라오고, 그 남성이 J를 따라와서 J의 머리채를 잡고, 때리고, 그런 모습을 보았어, 내가 바라봐야만 했던 것은 이상한 섬에서의 사내였는데, 사내는 몹쓸 짓을 나에게 참 많이 했거든, 그래서 매일 긴장하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사내를 보면서, 그 사내라면, 이라고 열심히 상상해야만 했어,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그 남성이 J에게 하는 행동이 사내가 나에게 하던 것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남성을 위협해서 쫓아 버렸어. 순간 그 사내처럼 되었어? 응. 그 뒤로 그곳에서 J와 살았어, 그런데 그 후로도 말썽이 많았어, J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며 한 명을 더 데리고 왔었고, 나는 몸에 푸른 반점이 있는 아이로 소문이 나서 마치 구경거리가 된 것처럼 J와 같은 아이들이 나를 많이 보러 왔었어. 그리고 너는 J를 관찰하기 시작한 거야? 당신이 말한다. 그러긴 했어, 그렇지만 정말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해서 J가 가르쳐 주고는 했어, 하지만 나에게 누군가를 관찰하는 능력이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J가 하는 말은 무언가 필사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나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을 시작한 것인데, J는 그런 느낌을 내게 주지 못해서, J를 상대로 어떤 실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당신은 엎드려 있던 나를 바로 눕히고 귀에 입맞춤한다, 커피 향이 나, 당신이 말한다, 나는 당신의 목을 팔로 감싼다, 눈을 감고, 그래서 사내가 나에게 했던 대로 J에게 하고 싶어졌어. 네가 떠날 때 J가 그렇게 울고 했던 게 그 이유 때문인 거야? 당신이 묻는다, 아니 J는 갈 곳이 없었어, 그래서 운 거야, 그럼 너는? J가 원하던 대로 관찰해 주었을 뿐이야, 눈물이 날 것 같아, 내가 벗을게, 라고 당신에게 내가 말한다.

2009/06/24 - [어떤 날] -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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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 distance (3 meters)

from 어떤 날 2009. 10. 29. 00:43

"3 M, 더는 안 돼, 상처투성이인 내 모습을 당신이 보는 것이 싫어, 오지 마."
그렇게 나는 당신이 나를 떠나버릴 때까지 당신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나를 떠나고 나서야 당신에게 향한다. 그래, 역시 상처투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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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ight Dealings

from 어떤 날 2009. 10. 28. 02:32


"곧 길을 잃고 말 거야."

"내기할까? 나는 이 길로 곧장 가서 사라질 거야, 이 길을 따라, 내가 걷고 있는 한 나는 안전해, 내가 '나'와 함께 걷고 있는 동안 나는 안전했어, 당신은 단지 이 길에 서 있었을 뿐이었고, 더는 나를 따라올 자신이 없어진 것뿐이야, 포장하지 마. 나는 이 길에 있을 때에만 '나'인 거야. 그 자리에 계속 그러고 있을 때에만 당신이 '당신'이라면 그렇게 하도록 해. 상관하지 않아. 나는 이 길로 곧장 가서 사라질 거야. 당신이 나를 보고 있으면 그렇게 느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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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from 어떤 날 2009. 10. 27. 00:52

그때 참 많이 무서웠는데, 그 말을 하지 못했어, 무섭다는 말을 하지 못하
고 여기까지 와 버려서 당신과 나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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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10

from Reset 2009. 10. 27. 00:24
맨션의 매트리스 위, 나는, 배낭을 연다, 젖은 신문과 찢어진 소설책과 노점에서 훔친 귤과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가 들어 있다, 나는, 매트리스 위에 쪼그려 앉아 찢어진 소설책의 여백에 메모를 한다, 맨션에 들어온 지 한 달째, 언제쯤 나는 도망칠 수 있을 만큼 안전해질까? J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생각이지? 헤드라이트를 켠 검은 색 승용차가 맨션 앞에 도달하더니 J와 어느 남성이 모습을 보이고, 파티장에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가 어디야? 맨션, J는 마치 내가 이야기를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를 낸다. 여기서 뭐하게? 밖도 나쁘지 않아, J가 말한다. 남성은 짙은 바지에 흰색 운동화를 신었고 무지갯빛 점퍼를 입고 야구 모자를 쓰고 있다, 남성은, 양 귓불에 10원짜리 동전 1/4 정도 크기의 큐빅이 박힌 귀걸이를 하고 있다. J는 메이즈메이의 것과 비슷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하얀색 스니커즈를 신고 진한 검정 색 가발을 쓰고 있다, 원피스의 어깨가 가발로 덮여 있다. 저기에 누가 있어, 신경 쓰지 마, 누가 있다니까, 누가 보면 어때? 우리 사이에 상관없잖아. 둘은 내가 앉아 있는 앞을 지나, 부둥켜안고, 달빛이 잘 비치는 곳으로 향한다, 나는 메모하던 소설책을 배낭에 집어넣는다, LES MISERABLES, 둘은 입맞춤을 하고, J는 그러면서 나를 본다,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른다, 나는 배낭을 닫고, 무엇을 하냐는 듯이 J의 입술 모양을 따라 한다, 눈을 크게 뜨고, 남성이 J의 원피스를 벗긴다, 지퍼를 열고 남성이 J의 어깨를 쓰다듬자 하늘색 원피스는 힘없이 J의 나체를 드러내고 떨어져 내린다, 아름답다, J의 몸은 아름답다, J는, 속옷을 무엇도 입고 있지 않다, 남성이 J를 품에 안고 있는 내내 J는 나를 쳐다본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듯한 얼굴로 내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본다, 맨션 안의 공기가 점성을 가지고 흘러내린다. 몸이 아프다, 어깨에서 목덜미를 지나 뒷머리까지 닿는다, 통증은, 남성은 점퍼에서 엑스 두 알을 꺼내어 자신이 하나를 먹고 하나는 J의 입 안으로 넣어준다, J는 혀를 내밀어 그것을 올려놓고 장난치듯이 한 바퀴 돌리고 나서 목안으로 삼킨다. J는 남성의 바지를 내리고 남성 앞에 주저앉으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J는 나를 응시하고 있다, 마치, 이건 모두 언니 때문이야, 라고 하는 듯한 눈으로 남성의 벨트를 푼다, 나는, 배낭을 메고, J를 한번 보고, 나는 이제 여기 오지 않을 거야, 라고 들리지 않을 듯한 음성으로 J에게 말하려다 말고, 뒤돌아서서 맨션의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을 다 내려올 때쯤 위층에서 J의 소리가 들린다, 잠깐 있어봐, 언니가 가려고 하잖아, 나는, 계단을 모두 내려와 맨션과 이어져 있는 길로 들어선다, 논과 같은 공터가 있고, 아카시아와 코스모스가 솜털처럼 공중에 매달려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때, 뒤에서 J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언니, 어디 가는 거야? 뒤돌아서려다 그만두고 다시 걸으려고 할 때, 정말 나를 저런 녀석과 함께 버려두고 갈 거야? 라고 소리친다, J는, 나체로 내 뒤를 쫓아온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춘다, 나는, J가 하는 말을 어느 것도 이해할 수 없다, J는 숨을 헐떡이며 나체로 내 앞에 선다, J의 나체는 아름답다, 무슨 말이야?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 어젯밤에 네가 나를 쫓아온 거야, 난, 너와 엮이기 싫어, J는 자신의 오른 손목을 내민다, 이래도? 지난밤에 생긴 상처를 보인다, 그건 네가 엑스를 먹고 하이(high) 상태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 때문에 그런 거야, 됐어, 그냥 쟤랑 놀아, 나는 돌아선다, 언니 가지마, J가 소리친다, 있는 힘껏, 듣기 싫은 목소리를 내며, 그 순간 남성의 소리가 들린다, 뭐 하는 거야?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거야, 뭐야, 이리 와, 남성은 J를 끌고 다시 맨션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나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J가 자초한 일이야, 뭐하러,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는 동안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이거 놔, 언니가 가잖아, 이거 놓으라고, J가 소리친다, 웃기고 있네, 남성이 말한다, 아 -, 앙칼진 J의 비명이 들린다, 반사적으로 돌아보았을 때, 남성은 J의 가발을 벗기고 J의 머리채를 잡고 J의 뺨을 때리고 있다, 배를 발로 걷어차며, J의 나체는 남성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남성은 J를 어깨에 둘러멘다, 낯익은 모습이다, 이상한 섬에서 사내가 나에게 하던 행동과 같다, J는 힘없이 축 늘어져 남성의 어깨에 매달려 있다, 곧 있으면 맞은 상처와 맞물려서, J는, 하이로 갈 것이다.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상한 섬에서 사내가 나에게 하던 행동을 저 남성이 J에게 하고 있다, 그러니까 송곳니라도 드러내고 싶은 심정이 된다, 나는, 나도 모르게 배낭과 윗옷을 벗는다, 되도록이면 침착하게, J를 어깨에 메고 있는 남성에게 걸어가며 벗은 내 몸을 훑어본다, 푸른 반점이 일그러진 채로 퍼져 있다, 잠깐 거기에 서 봐, 남성에게 말한다, 남성은 이건 또 뭐야, 라는 모습으로 돌아서 나를 본다, 남성은 나보다 10cm는 더 커 보인다. J가 매달려 있다, J는, 고개를 들어 나를 보려고 한다, 남성은 웃통을 벗고 있는 나를 본다, 나는, 남성이 보는 앞에서 브래지어를 끄른다, 몸의 푸른 반점들이 더 선명해진다, 사실 내가 몹쓸 병에 걸려 있어서 말이야, 이게 전염도 가능해, 지금부터 나는 최선을 다해서 네 몸을 물 거야, 그러면 이런 반점들이 너도 머지않아 생기게 될 거야, 그러니까 내려놓고 그냥 가, 남성은 이런 미친, 이라는 얼굴빛으로 무슨 얘기인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멈추었다가 J를 내려놓고 J에게 침을 뱉고, 재수가 없으려니까, 라고 말하며 자신의 검은 색 승용차로 돌아가 시동을 건다, J는 일어나 돌멩이를 집어서 남성의 승용차로 던진다, 남성이 떠나고 J와 나만 남겨진다, J의 나체를 일으켜 세우자, J가 말한다, 언니 옷 입어, J는 내 몸에 나 있는 푸른 반점을 들여다본다, 언니가 나를 구해줄 줄 알았어, 나는 아무 값어치가 없어, 내 값어치를 매겨줄 사람이 없어, 나는, 내 벗은 옷을 들어 J를 가린다, 그래서 언니가 나를 관찰해 주었으면 했어, 엑스를 아무리 먹어도 매일 다른 남자들과 잠을 자도 나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 이제 이런 일을 끝내고 싶어, 그래, 알았어, 그만 들어가, J를 데리고 맨션으로 향한다, 배낭을 다시 메고, 브래지어를 손에 들고, 옷으로 J를 가리고, 그런데 나는 언니에게 줄 게 없었어, 내가 언니에게 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들뿐이야, 이것 봐, 언니에게 일어났던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거야,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언니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거야, 언니가 물었잖아, 나를 관찰해 주면 언니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내가 언니에게 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들밖에 없어, 나는 갑자기 가던 걸음을 멈춘다, 이상한 섬에서 사내가 나에게 했던 행동이 마치 낡은 타자기로 활자를 찍어내는 것처럼 떠오른다, 푸른 반점, J의 얼굴을 본다, 동공이 열려 하이로 넘어가고 있다, J는, 무거워진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해, 그렇지만 한가지는 명심해 둬, 연애는 안 돼, 너하고 연애는 하지 않을 거야, 사랑으로 치닫는다는 건 다시는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변한 모습을 책임지는 것은 각자의 몫이야, J는 꿈을 꾸는 듯 내 손을 움켜쥔다, 이 손 놓지 마, J가 말한다, 나는, J에게 들리지 않게, 넌 곧 후회하게 될 거야, 라고 말한다.

2009/07/28 - [어떤 날] - Sp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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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2

from 어떤 날 2009. 10. 27. 00:11

"그렇지? 역시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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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from 어떤 날 2009. 10. 26. 23:46

이 사진은 어두워서 싫었어, 그렇지만 어떤 날은 자꾸만 보게 돼, 그때는 정말 갈 곳이 없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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