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 Novel #11

from Reset 2009. 10. 29. 04:54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나는 침대 위에 엎드려, 찢어진 소설책, 의 여백에 메모를 하며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다, LES MISERABLES, 나는 도망칠 수 있을 만큼 안전해질 수 있을까? _ 당신은 크리스털 마운틴을 드립하며 J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내게 묻는다, 당신이 나를 구해주었던 곳 있지? 거기에 나는 숨어 있었어, 이상한 섬에서 도망쳐 나와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곳에 숨어 있었는데, 거기서 J를 만났어. 지방 소도시의 유흥가였어, 붉고 푸른 등을 단 가게들이 끝나는 어느 모퉁이에서 J가 먼저 내게 말을 걸어왔었어, 얼마야? 라고 했던가, 그래서 하마터면 500원이라고 말할 뻔했지 뭐야, 당신은, 큰일 날 뻔 했네, 라고 말한다. 그렇지? 내가 말한다. 그리고? 그리고 내게 갈 곳이 없다고 말하고 하룻밤을 재워달라며 나를 따라왔었어. 처음 보는 나에게 얼마나 이상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지 싸구려 엑스를 너무 먹어서 그런가, 라고도 생각했어, 자신을 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게 되면 그때부터 세상은 끝이 나는 거야, 라든지 갈 곳 없는 사람들만이 이별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거야, 라든지 내 얼굴을 빤히 보면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 라는 따위의 말을 했어. 그러다가 뭐라고 했더라, 자신을 관찰해 달라고 했던가 그랬어, 외로웠나 봐? 당신은 시고 단맛이 나는 커피를 들고 내게 다가오며 말한다, 글쎄, 당신에게 묻어 있던 커피 향이 퍼진다, 귀가 가렵다, 당신이 앉은 쪽으로 침대가 기울고, 나는 메모를 멈춘다, 책을 덮고,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어, 관찰해 달라니 뭘 말이야, 라고 생각했어, 그 다음 날 밤에는 어느 남성과 함께 와서 조금 소란했었어, 내가 보는 앞에서, 내 눈을 빤히 보면서, 그 남성과 놀아나려고 해서, 뭐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며 떠나려는데, J가 그런 나를 따라오고, 그 남성이 J를 따라와서 J의 머리채를 잡고, 때리고, 그런 모습을 보았어, 내가 바라봐야만 했던 것은 이상한 섬에서의 사내였는데, 사내는 몹쓸 짓을 나에게 참 많이 했거든, 그래서 매일 긴장하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사내를 보면서, 그 사내라면, 이라고 열심히 상상해야만 했어,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그 남성이 J에게 하는 행동이 사내가 나에게 하던 것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남성을 위협해서 쫓아 버렸어. 순간 그 사내처럼 되었어? 응. 그 뒤로 그곳에서 J와 살았어, 그런데 그 후로도 말썽이 많았어, J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며 한 명을 더 데리고 왔었고, 나는 몸에 푸른 반점이 있는 아이로 소문이 나서 마치 구경거리가 된 것처럼 J와 같은 아이들이 나를 많이 보러 왔었어. 그리고 너는 J를 관찰하기 시작한 거야? 당신이 말한다. 그러긴 했어, 그렇지만 정말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해서 J가 가르쳐 주고는 했어, 하지만 나에게 누군가를 관찰하는 능력이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J가 하는 말은 무언가 필사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나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을 시작한 것인데, J는 그런 느낌을 내게 주지 못해서, J를 상대로 어떤 실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당신은 엎드려 있던 나를 바로 눕히고 귀에 입맞춤한다, 커피 향이 나, 당신이 말한다, 나는 당신의 목을 팔로 감싼다, 눈을 감고, 그래서 사내가 나에게 했던 대로 J에게 하고 싶어졌어. 네가 떠날 때 J가 그렇게 울고 했던 게 그 이유 때문인 거야? 당신이 묻는다, 아니 J는 갈 곳이 없었어, 그래서 운 거야, 그럼 너는? J가 원하던 대로 관찰해 주었을 뿐이야, 눈물이 날 것 같아, 내가 벗을게, 라고 당신에게 내가 말한다.

2009/06/24 - [어떤 날] -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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