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454건

  1. Solitary Park 2 2009.06.07
  2. Moon and Roadlamp 4 2009.06.07
  3. With tears in your voice 4 2009.06.07
  4. A Jet of Water 4 2009.06.06
  5. Role Play 2 2009.06.06
  6. Play of so-called love 4 2009.06.06
  7. Object in Waiting 4 2009.06.06
  8. Signal Blue 4 2009.06.06
  9. Metropolis 2 2009.06.06
  10. Save the colors 8 2009.06.06
  11. Scribbling 2 2009.06.05
  12. No Reference 2 2009.06.05
  13. False Belief 8 2009.06.04
  14. Memo Pad 6 2009.06.04
  15. Voyage 6 2009.06.04
  16. For the last seven years 4 2009.06.04
  17. Hand-standing 4 2009.06.03
  18. Babysitter 2009.06.03
  19. Piercing 6 2009.06.03
  20. Body language 2009.06.03
  21. Affection of the exorcism 2 2009.06.02
  22. The Picture Book 2009.06.02
  23. Girl on fire 2 2009.06.02
  24. Patterns of behavior 2009.06.02
  25. Water 2009.06.02
  26. Double boggy 2009.06.02
  27. Log 2 2009.06.01
  28. My island 2009.06.01
  29. Anchor 2 2009.06.01
  30. Poverty, Security 4 2009.06.01

Solitary Park

from 어떤 날 2009. 6. 7. 02:59

난, 이름 없는 꽃은 꺾지 않아, 어떤 일이 있어도 이건 꼭 지키고 싶어, 이름 없는 꽃을 꺾지 않고서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밤새, 이름 모를 꽃들과 이야기를 하고, 주저앉아, 날이 밝아 오는 것을 본다. 너희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모습이 달리지는구나, 어차피 너희도 그냥 빛에 따라 변하는 것일 테지만, 빛이 없이는 살 수 없어, 너희는 무엇이 없으면 또 살 수가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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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and Roadlamp

from 어떤 날 2009. 6. 7. 01:32

칠흑 같은 어둠 속, 나는, 두 개의 불빛 속에 놓여진다. 단지 가로등을 보려고 했을 때 달이 있었을 뿐이고, 달을 보려고 했을 때 가로등이 있었을 뿐이다. 둘, 모두 내 마음을 닮지 않았을 때, 저 두 개의 불빛 사이 어디쯤에 당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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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ears in your voice

from 어떤 날 2009. 6. 7. 01:16

카메라 렌즈를 닦는 동안 눈물이 떨어졌어, 이유를 알 수 없었어, 그래서 생각 없이 셔터를 눌렀어, 연속촬영을 막 하다가 눈물이 멈추었을 때 카메라에서 손을 뗐어, 그냥 눈이 아프고 기분이 나빠, 별 일 아닐 거야 _ 다음 날,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어제 말이야, 카메라 렌즈를 닦는 동안 눈물이 막 떨어지는 거야, 이상하더라,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거야, 내가 언제 내 눈물을 찍어 보겠어? 그래서 마구 셔터를 눌렀어, 이것 봐, 내가, 흘린 눈물을 봐, 이렇게 가까이, 뭐 렌즈에 묻은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내 눈물을 보기는 처음이야, 사람들, 은, 친구들, 은 무슨 일이냐, 면서 내게 묻는다, 나는 아무 관심 없는 척, 글쎄 그건 나도 몰라, 라고 말한다. 그 날 사람들, 과, 친구들, 은 유난히 내게 친절하고, 나는 묘한 쾌감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눈물 흘린 다음 날은 친절한 사람들만이, 내게, 오거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사람들만이, 내게, 오거나, 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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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Jet of Water

from 어떤 날 2009. 6. 6. 23:04

어떻게 하면 저걸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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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 Play

from 어떤 날 2009. 6. 6. 22:47

저기로 떨어지면 나는 살 수 있을까? 팔짱을 끼며 내가 말한다. 당신과 헤어지면 나는 살 수 있을까? 저 바다를 보며 내가 말한다. 살 수 있을까? 당신은 살 수 있어? _ 의미 없는 말, 들, 의미 없는 물음, 들, 그 날도 우리는 싸우고 나는 분에 못 이겨 몇 번씩 당신에게 확인한다, 당신이 나를 떠나면 나는 어떻게 될지 몰라, 알겠어? 정말 나는 어떻게 되어 버릴지 몰라, 그리고 나는 전화를 끊는다, 당신이 다시 몇 번이고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겨우 내가 받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나는 착한 '나' 와 나쁜 '당신' 이라는 20년 동안 계속되어 온 연극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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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f so-called love

from 어떤 날 2009. 6. 6. 21:57

우리에게도 무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랑으로 가기 위해 땅 속에 묻힌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고, 그렇게, 사람들은 땅 위에 누워서 하늘을 등지고 이곳을 떠나게 된대, 무슨 말인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어 _ 당신과 피크닉을 나간 날, 나는 당신을 놀래어 주려고 마음을 먹는다, 점심으로 참치 크루아상 샌드위치와 게살과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먹고, 당신은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를 먹는다. 날이 좋아, 당신이 말하고, 나는 머뭇거리며, 그런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나는 당신 품에 안겨 있는 동안 당신의 바지 안에 '나를 찾아' 라고 적혀 있는 메모지를 당신 몰래 집어넣고, 당신으로 부터 달아난다. 당신이 가장 찾기 어려워 보이는 웅덩이에 눕기 위해, 웅덩이 위로 잎이 엉켜 있는 나뭇가지들을 올려 두고, 나는 나뭇가지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웅덩이 안에 눕는다. 엉덩이는 차갑고 등은 돌멩이들이 꼬집는다. 이곳에 누워 있으면 금방 당신이 찾으러 와 줄 거야, 라고 생각하며 가만히 자리에 누워 나를 덥고 있는 잎이 풍성한 나뭇가지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찰칵' 하는 소리에 나는 웃고, 날은 어두워 간다. 조금만 기다리면 올 거야, 금방 찾아 낼 거야, 아니 혹시 쪽지를 확인하지 못했으면 어쩌지? 조금 더 잘 보이는 곳에 쪽지를 넣어둘 걸 그랬어, 갖가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뒤집고, 이대로 당신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당신은 오지 않는다.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제발 나를 찾아줘, 나는 울먹이면서 연거푸 소매로 눈물을 훔쳐 낸다. 너무 무서워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당신이 달려오는 것을 본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당신은 내 위를 덮고 있는 이슬에 젖은 나뭇가지들을 털어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가다가 넘어졌어, 아파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어, 라고 말한다. 당신은 화를 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과 헤어진다, 왜 사랑은 확인하려고 하면 더 멀어지는지 지금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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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 in Waiting

from 글쓰기 2009. 6. 6. 13:26

바로 저 자리였던 거 같아, 혜화동 구석의 숙소에서 살게 되었을 때, 심한 열병으로, 머리가 아프고 며칠씩 구토하고 일하러 나가지도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을 때, 당신이 내 옆에 누워 있던 곳이 말이야. 당신과 헤어지고, 소극장 청소를 시작했을 무렵이었어, 한 달에 20만원을 받으면서 나이든 아주머니들 틈에 섞여서,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되었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열심히 일하던 때였어, 소극장 바닥에 그려져 있는 당신의 모습을 닦고 지우면서,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멀리하고, 책을 읽는 것도 그만두었을 때였어, 나, 혼자, 저 숙소의 한켠에서 당신이 사 준 핑크박스 바비와 켈리클럽을 두었어, 사람들이 그랬어, 그 인형은 싸구려야, 그래도 난 아랑곳 하지 않았어, 그 곳에서만 살았어, 그러다 병이 나서 당신에게 전화할 수 밖에 없었어, 어쩔 수 없었어, 당신 밖에 없었으니까, 내게는 그랬으니까 _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있었던 걸까? 저기에 비스듬히 누워서 내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으로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내 열병이 낫기를 바라고 있었을까? _ 이대로 계속 아프면 좋겠어, 그렇게 해서 당신이 나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계속 지금처럼 아파서 당신이 그렇게 내 옆에 누워 있으면 좋겠어. 내가 당신에게 말한다. 그럴 수 있어, 당신이 말한다, 그런 마음을 가질 수도 있어, 어린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럴 수 있는 거야, 나는 내 옆에 놓여 있던 펜탁스 카메라를 당신에게 던진다. 당신이 자리를 떠나고 당신이 누워 있던 자리를 향해 셔터를 누른다. 그 날 밤 나, 는 더 심한 열병을 앓았고 당신에게 쉬지 않고 전화했다, 당신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번에는 받을 거야, 나 너무 아파, 하는 심정으로 다시 다이얼을 누른다. 그리고 저 자리로 눈길을 돌렸을 때, 전화기를 힘없이 손에서 놓는다 _  이상하게 당신이 이제는 정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열병이 나아 버렸다 _ 사람과 멀어지게 되면 병이 나게 되어 있어, 그건 당연해, 인형하고만 살면 병이 나게 되어 있는 거야, 당신이 말한다 _ 이 사진은 당신의 완전한 부재에 대한 증거로, 내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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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l Blue

from 어떤 날 2009. 6. 6. 10:11

신호가 바뀌면 나, 는 길을 건넌다, 신발을 신고 배낭을 메고 목걸이를 하고 카메라를 목에 걸고, 한 손에는 핫도그와 다른 한 손에는 톨 아메리카노를 들고, 신호등과 거리와 자동차를 본다,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 시계를 보기 위해 손을 틀다, 아메리카노를 쏟는다, 핫도그를 모두 먹고 핫도그를 싸고 있던 플라스틱 종이를 구기고, 아메리카노를 다른 손으로 옮긴다, 귀걸이를 떼어 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 본다, 신호가 바뀌면 나, 는 길을 건넌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지난 선거, 이 나라가 가난해 졌다고 미디어가 포장하고,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환상을 미디어가 광고하고, 경제 위기, 라는 헤드라인을 달고, '먹이'를 줄테니까 이쪽으로 와, 라고 유혹하던 때, '밥'을 줄테니까 이쪽으로 와, 라고 하던 때, 지금 생각해도 그건, 국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호가 바뀌면 나, 는 길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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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polis

from 글쓰기 2009. 6. 6. 08:31

우리, 는, 나, 는 멈출 수가 없어, 저기 빨간 불을 꺼 줘, 도시 위로 거미줄 같은 망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다, 누가 보내온 선물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신호등은 거미줄을 향해 빛을 낸다, 붉은 빛, 사람들은 모두 정지한 채로 휴대폰과 신문과 자전거에 의지한 채 서 있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은 이 도시에서는 없고, 잊고 있던 일들만 일어나서, 뒤늦게, 그런 일은 없었으면 얼마나 좋아, 라고 하며 모두 아침을 맞이한다, 나, 는 전진한다, 이 나이 때, 나, 는 이런 일들을 하게끔 정해져 있었어, 일과의 철도가 놓여지고, 목마른 새들은 물을 찾지 않고, 울고, 지금껏 속은 것도 억울한데, 가난한 농부의 아들, 에게 대신 돈을 벌어 오라고, 우리, 가 공복의 주머니에서 조금씩 뜯어 내어주었던 동전들을 가지고선,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라고 거들먹거리는 사람, 에게 우리를 줄 세워달라고 부탁해 놓고야 말았어 _ 나, 는 이 나라의 성공 스토리를 믿지 않아, 자수성가, 라는 말도 믿지 않아, 식민지의 나라, 였던 이곳은 전쟁의 황폐화, 속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 너무나 무의미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서, 우리, 가, 길러졌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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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colors

from 어떤 날 2009. 6. 6. 00:05

저 오색 빛이 우리를 구해줄 거야, 당신과 나를 벌주고, 지금까지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모두 돌리고 나면, 저 오색 빛은 반드시 우리를 구해줄 거야, 그래서 나도 당신과 함께 벌을 받는 거야, 헤어짐, 은 모두 내 몫으로 남기고, 당신은 참으로 자유롭게 살고 있어, 이제 당신 차례라고 생각해, 내, 가 느꼈던 것을 당신도 느꼈으면 좋겠어. 그래야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니겠어? 서로의 독립된 개체로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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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ing

from 글쓰기 2009. 6. 5. 23:41

내게도 낙서 금지, 가 필요할까? 말하지 않는 것, 을 말하는 죄를 지을 수 있을까? 입김 사이로 겨울 서리가 빠져 나간다, 내가 살던 다락방 구석은 오래된 나무 벌레들이 산다, 나는 나무 벌레들의 집을 피해서 낙서를 하기 시작한다, 고서적이 놓여 있던, 창이 하나 밖에 없는, 내가 도망가기에 터무니없이 작던 그 곳에서, 나무 벌레들에게는 말을 걸지 않고, 전혀, 쓸모없게 보이는 낙서를 만들어 낸다, 날 여기서 내 보내줘, 도망가고 싶어, 이런 식으로 사는 것은 의미가 없어, 라는 따위의 낙서를 하면서 나는 점점 키가 커, 몸을 웅크리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나는 그렇게 비바람에 다락방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그, 다락방에서 산다.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내게 와서 묻는다, 여기서 뭐하니? 나는 왼손에 콩테를 쥐고 말한다, 낙서, 그건 뭐하러 하니? 인부가 말한다, 내가 여기서 살았기 때문이에요, 나는 말한다, 그게 무슨 의미니? 인부가 말한다, 나는, 몰라서 묻느냐고 하는 손짓으로 낙서를 완성한다, 나와 같은 사람이 지구상 어딘가에 있을 거니까요, 나는 말한다, 그런데 나를 여기에 가둔 사람은 어디 있는지 알아요? _ 5년마다 우리는 다락방에서 나와 허물어진 다락방을 바라보며, 새로운 다락방을 만들어 줄 누군가를 만나러 도시로 나온다. 내게 낙서 금지를 시켜줄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렵다. 나는 낙서 금지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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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Reference

from 어떤 날 2009. 6. 5. 23:12

나는 구름다리 위를 걸어가, 당신은 나를 볼 수 없어, 나를 떠나서는 나를 볼 수 없어. 저녁이면 당신의 팔베개에 안심하고 누워, 겨드랑이를 간질이면서 당신의 얼굴과 가슴과 팔과 다리를 확인해, 내 옆에 있어, 그건 당신이야, 라는 말을 하면서 내 손과 눈과 귀로 당신의 모습이 천천히 스며들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어, 밤이면 당신은 내게 오지 않고, 어디에 있는지 내게 알려주지도 않고 무서워하는 나를 버려둔 채로, 마치 꿈꾸듯이, 나는, 침대에 누워서 당신을 생각해, 어디에 있는 걸까? 아마 차를 타고 집 근처에 왔을지 몰라, 조금 있으면 초인종을 누르고 언제나처럼 웃으면서 나를 안아 줄 거야, 내가 눈을 뜨면 당신은 반드시 내 옆에 와 있을 거야, 나는 몇 번이고 눈을 깜빡거리면서 집 안에서 울리는 초침이 내 심장박동과 같이 뛰는 것을 보고 있어. 다음 날이면 내 싸늘하게 식은 사랑을 확인하게 될 거야, 그건 모두 당신 탓이야, 이런 밤에 나 홀로 남겨 두었기 때문이야, 당신이 잘못했어.

어느 날 당신이 내게 온다. 여느 때와 같은 모습으로 푸른 손에는 나에게 심어줄 작은 씨앗을 가지고, 나는 입을 벌리고 그걸 하나씩 삼킨다, 그 씨앗들이 네 안에서 가지를 뻗어, 입으로 나와 내 입술을 적시게 될 거야, 당신이 말한다. 꿈은 다 꾸었어? 나는 이불을 코밑까지 당기고, 꿈을 꾸는 게 나빠? 라고 말한다. 잘못된 거야? 라고 말한다. 당신은 내 눈을 감겨 주며 말한다, 잘 자, 꿈은 네가 쉬지 않고 움직이는 한, 네가 분노하지 않는 한, 네가 네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배워나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 한, 결코 잘못되지 않을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은 내가 있는 침실의 불을 끈다, 잘 자, 네 그 '꿈'에 대한 회의는 네가 '꿈'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당신과 함께 방문이 닫힌다. 나는 꿈을 꾼다, 나는 구름다리 위를 걸어가, 떨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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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e Belief

from 글쓰기 2009. 6. 4. 23:17

퇴근 시간에 맞추어 당신을 찾아 간다, 아마, 나를 보면 깜짝 놀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나서, 언제나 나에게, 사랑해, 라고 말하던 사람이었으므로 나, 를 반겨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언젠가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하던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고, 나는 웃으며 당신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은 안 돼, 야근해야 되어서, 미안해, 사랑해, 라고 전화를 끊는다. 나는 풀이 죽었다가 할 수 없지 뭐, 아무 말 없이 찾아온 내 잘못이야, 라며 돌아서 나온다, 친구, 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같이 저녁 먹을래? 라고 말하고, 친구와 레스토랑에 마주 보고 앉아, 연어, 스테이크, 를 먹을 때마다 나는 허브 향을 씹는다, 그러는 동안 당신이 나 아닌 다른 여성과 함께 이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다, 우리, 의 옆 테이블에 앉아, 당신, 과 그 여성, 나, 와 나의 친구는 완벽한 타인이 되어 저녁을 즐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_ 아니야, 미안해, 오해야, 야간을 해야 될 일이 있었는데 일이 빨리 끝나서 나오는 길에 옛날부터 알던 녀석이 하도 저녁을 사달라고 졸라서 말이야, 미안해, 우리 사이는 괜찮은 거지? 사랑해 _  나는, 그렇겠지? 그 날은 일이 빨리 끝났겠지? 라고 생각하고, 당신과 같이 저녁을 먹은 그 여성이 미워진다 _ 나는 코웃음을 치며 당신에게 말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상처가 있기 때문일 거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볼게, 그렇지만 그런 몸뚱이로 내게 온 것이 기특하긴 하지만 용서할 수 있는 일을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야, 라고. 그 이후로도 여러 번 당신과 나, 와의 약속은 어긋났었고, 연락이 잘 되지 않았고,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횟수는 늘어갔다. 어느 날 나는 참을 수 없어, 이럴 거면 우리 헤어져, 라고 당신에게 말했고, 당신은, 마치 고민하는 듯이 한참을 망설이다, 그러면 그래, 이건 당신이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지는 거야,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라고 말한다. 나는 말없이 돌아선다, 당신과 같이 잠을 잔 날짜들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고, 내가 미웠고, 한심한 나, 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_ 다음 날부터, 나는 당신에게 매달리기 시작한다.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헤어지자고 하지 않을게, 그냥 한번 해 본 말이야, 그런 뜻이 아니었어." 라고 당신에게 말한다 _ 때론 외로움이 학대를 이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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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Pad

from 어떤 날 2009. 6. 4. 21:45

나는 메모를 한다, 강의 시간에, 외출을 할 때, 밥을 먹을 때,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볼 때, '펑펑' 눈물 흘리며 당신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리던 날도, 나는 메모를 한다. '나'는 누구일까? 의 물음을 충족하기 위해서도,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 걸까? 의 호기심도 아니었다, 내게 기억은 메모의 조각으로 남아 있다. 내가 첫 번째 자살 시도를 하던 날 밤, 당신은 내게 당신의 메모를 보여준다, 내 입을 당신의 손으로 막고 조용히 하라는 눈짓을 하며 내게 노랗게 바란 빛의 포스트잇을 네임 펜으로 휘갈겨 쓴 당신의 '나'를 내게 보여준다. '기억해, 너는 병이 들었어, 기억해, 네가 어떤 병을 가지고 있는지 보다, 기억해, 네가 병이 들었을 때 누구와 함께 있는지가 중요해, 기억해.' _  이후로 나는 메모를 한다, 당신에게 답을 하고 싶어, 매일, 나, 는 지치지 않고 연습을 한다, 메모를 한다.

- 꼬마야, 고개를 들어, 괜찮아, 네 두려움이 사라질 때, 까지 옆에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당신은 그날 내 두 눈을 당신의 양손으로 가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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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

from 어떤 날 2009. 6. 4. 21:25

내가 만든 배는 하늘을 날지 않아, 물 위에 고요히 떠서, 바다로 나 있는 작은 길을 따라 항해하기 위해, 정박시켜둔 것은 내가 만들었던 배도 아니야, 움직이지 않는 늪지 위에 떠 있는 저건, 결코 내가 생각하던 것이 아니었어, 새벽에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를 보고 있으면 저 안으로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들어가는 나를 본다, 손짓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걸어 들어가는 나를 본다, 그런 나를 누군가가 볼 수 있을까? 하는 간절함이 목 안으로 베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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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last seven years

from 어떤 날 2009. 6. 4. 20:59

당신을 만나면 내게, 하는 이야기,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예전에 좋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그 말을 들으면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잔디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주워, 지금도 생생한 한 마디, 당신이 하던 이야기, "내일 봐.", 지금도 그 말이 왜 그렇게 낯설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당신이 싫었던 것도 미웠던 것도 아니었던 때, 나는 과거로 갈 수 없어, 라고 말한다. 과거로의 회귀, 일어날 수 없는 일, 에 대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한다, 매일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서 지구의 날씨를 바꾸고 있어, 내가 당신을 만난 오늘이 내 기억 안에 갇히게 될 테고, 오늘 당신을 만나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갈 거야, 과거의 내가 사라지고, 현재 여기 당신 앞에 서 있는, 나, 는 다른, 사람인거야, 아직까지 과거에 살고 있는 당신으로 인해, 나는 얼마나 내 무의미한 사랑의 느낌을 낭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이제 구걸은 그만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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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tanding

from 어떤 날 2009. 6. 3. 23:39

물구나무를 서, 머리가 하늘에 닿을 것 같아, 머리카락이 땅 위를 빗자루 마냥 쓸어내리고 있어, 목걸이가 입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 입에 물고, 물구나무 선 채로 하늘이 보고 싶었어, 나뭇가지가 내 눈을 가리고 멀리 떠 있는 태양에서는 내게 무심한 텔레파시만 보내는 것 같아, 안녕? _ 거꾸로 서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매일 새들이 가서 지저귀고 있어. 이것 봐, 그만 놓아주지 그래? 앵무새들의 부리가 조금 만 더 뾰족하다면 좋겠어, 거꾸로 서 있는 사람들의 귓밥을 뜯어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 내 모든 불만을 정부에 쏟아내고 나면, 나도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저 힘 있는 사람들의 영정에 꽃을 덤프트럭으로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얼굴을 가릴 수 있게, 나, 는 오늘을 살래, 지지 않을 거야, 억울해서는 살 수 없지 않겠어? 정말, 치마를 벗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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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sitter

from 어떤 날 2009. 6. 3. 22:04

나도 저기서 놀게 해 줘, 앞으로 말 잘 들을게, 억지도 부리지 않고, 심부름도 잘하고, 늦게 자지도 않고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청소하고 매일 양치질도 빠지지 않게 하고, 먹은 것은 치우고 방 청소도 잘 해 놓을게, 나도 저기서 놀게 해 줘, 가을이 멀어진다. 봄이 가까워 오면 가을 컬렉션이 도시에 뿌려진다, 놀 곳, 은 개개인이 얼마나 선한가에 관계없이, 어디에나 있다. 모두 아이를 낳기, 에는 적당한 장소, 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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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cing

from 어떤 날 2009. 6. 3. 01:48

이걸 하고 뛰어 다니면 기분이 나아져, 당신이 배꼽에 피어싱을 해준다, 조금 따끔거릴 거지만, 곧 기분이 나아질 거야, 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_ 이 놀이 공원은 밤에는 개장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바다를 끼고 나 있는 구름다리 위로 전구들이 밤을 밝히기 위해 걸려 있다. 구름다리가 출렁거리면 피어싱이 배꼽에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_ 내가 일하는 곳에는 고등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온 학생이 있다, 아기처럼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는, 어느 날 왼쪽 손목에 네모난 밴드를 붙이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카페라테를 한잔 사주며 물었다, 손은 왜 그러니? 긁혔어요, 나는 밴드를 떼어 내어 상처를 본다, 연필 깎는 칼로 그어낸 상처들을 보면서, 왜 그랬어? 라고 묻는다, 그냥 긁혔어요 _  당신은 피어싱을 해 주고 난 뒤에 손목을 칼로 긋는 것을 나에게 보여준다, 이러고 나면 기분이 나아져,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이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아픔을 느낄 수 있어서 살아 있다, 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 너, 도망가면 알지?, 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_ 집에는 들어가지 않을 거야, 언제고 이렇게 이야기 하던 아이, 는 얼마나 자란 것일까? 학교도 다니지 않고 다 쓰러져 가던 움막에서 당신과 책이나 읽어대던 아이, 는 얼마나 자란 것일까? 재능이 없는 아이, 에게, 넌 재능이 있어, 라고 거짓말을 해대던 당신, 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아픔을 느끼는 방식만 가르쳐 주어 놓고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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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 language

from 어떤 날 2009. 6. 3. 00:46

꽃, 을 딴다, 네 속의 어두움은 지우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내가 다니던 학교는 지각을 하거나 성적이 떨어졌을 때, 의 벌로 들판에 나가서 꽃을 꺾게 했다. 우리, 는 기분 좋게,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고, 책상과 의자 사이에 서 있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즐겼다, 꽃, 을 따서 선생님에게 가져다 드리면, 선생님, 은 꽃, 을 꽃병에 담고 마치 주문처럼 중얼거리고는 했다. 네 속의 어두움은 지우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지금, 도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입은 치마를 흔들던 바람 소리, 와 그 때 꽃, 을 따내던 손을 떠올리면 부끄러워진다, 꽃, 을 바구니에 듬뿍 담고 돌아서던 일에 대한 기억, 보다, 는 선생님의 쓸모없는 자연 사랑과 꽃과 우리, 들에 대한 미움보다, 는 그 시절에 내, 가 만들어 내었던 내, 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 들 때문에 부끄러워진다, 그 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 벌, 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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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ection of the exorcism

from 어떤 날 2009. 6. 2. 22:42

그래도 저 사람과는 사랑하고 싶지 않아, 습기 찬 베개를 베고 잘 수 없는 것처럼, 저 사람의 얼굴, 미소, 친절함, 도, 싫다는 게 아냐, 사랑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야, 그만 밀어 넣어, 4개의 베개와 하얀 침대시트, 때를 가리고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 사랑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 나는 웃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미안하지만 사랑하지 않아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 내가 어디가 부족합니까? 라고 묻고, 나는, 이래서 당신과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요, 라고 마음속으로 말한다. 사랑의 때를 모르는 사람, 은 사랑의 실연만, 을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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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cture Book

from 어떤 날 2009. 6. 2. 22:18

나에게도 그림책을 사, 줘, 저 잘려진 부분을 그려 넣을 수 있게, 실수 없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서, 내가 본 것, 들과 내가 한 것, 들의 빈칸을 채워 넣을 수 있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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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 on fire

from 어떤 날 2009. 6. 2. 22:01

자동차에, 서 내린다. 나는 저 여자를 알아, 잠깐 있어 봐, 헤드라이트에 길이 비치고, 나는, 창틈으로 빼곡히 바깥을 쳐다본다, 소란스럽게 떠들어 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무엇인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본다, 사람이다. 잠깐 있어 보라고, 나는 저 여자를 알고 있어, 쇼윈도 위에 영화가 상영된다, 이별과 헤어짐과, 폭행, 사랑이라는 이름의 무분별한 거짓말. 이거 놓으라고, 나는 저 여자를 알고 있단 말이야. 무엇인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본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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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terns of behavior

from 어떤 날 2009. 6. 2. 21:46

가끔 패턴에 매료되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때가 있어, 당신을 만나던 방식, 내, 가 사랑하던 방식, 만남, 이별에 대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야, 지금도 곰곰이 생각하고 있어, 나, 는 지금껏 비슷비슷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가슴 떨려하면서, 비슷하게, 만 헤어졌어, 버려졌어, 기억하는지 몰라, 그래왔다는 것을 말이야, 당신이 나를 떠나며 했던 말도 그랬어, 생각해 봐, 이것처럼 너도 과거에 버려졌을 거야, 라고 했던 말이 내 구두 뒤축에 묻혀 있어, 정말, 당신은 누구를 본떠서 만든 사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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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from 어떤 날 2009. 6. 2. 21:31

나, 도 저 물이 먹고 싶어, 아프지 않게, 떨어지는 빗줄기, 들이 만들어 내는 샘, 에 입을
가져다 대고, 마치 당신과 입맞춤을 하듯이, 차가워지는 마음, 을 거기에 갖다 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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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boggy

from 어떤 날 2009. 6. 2. 20:30

언제부터였을까? 내 인생에 저렇게 점이 박히기 시작한 때는 말이야, 당신을 만났을 때?, 헤어졌을 때?, 당신이 다시 보고 싶어졌을 때? _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나를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_ 나, 는 과거의 누구를 잊지 못해서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던 것일까? 내 눈, 에 점이 묻어 있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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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from 어떤 날 2009. 6. 1. 22:55

내가 앉고 당신이 앉고 그러는 거야, 내가 울고 당신이 웃고, 내가 웃고 당신이 울고, 그러는 것처럼,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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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island

from 어떤 날 2009. 6. 1. 22:46

도대체 누가 이 섬을 망쳐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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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hor

from 어떤 날 2009. 6. 1. 22:32

움직이지 않았어, 바다로 나가려고 하는 밤, 내 마음과 같이 단단히 묶인 사슬에 너와 나는 긴 빚을 지고 만 거라고 생각했어,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네가 킨 수은등 아래에서, 너와 나만이 긴 사슬을 풀고 있었어. 지난밤의 일은 아니었어. 그래서 나는 네가 바다로 뛰어들려고 하는 것을 잡을 수밖에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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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erty, Security

from 어떤 날 2009. 6. 1. 22:13


저기엔 누가 살고 있을까? 동화 속에서도 빈민가에서도 본 적이 없는 집, 저 곳에는 과연 누가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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