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se Belief

from 글쓰기 2009. 6. 4. 23:17

퇴근 시간에 맞추어 당신을 찾아 간다, 아마, 나를 보면 깜짝 놀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나서, 언제나 나에게, 사랑해, 라고 말하던 사람이었으므로 나, 를 반겨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언젠가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하던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고, 나는 웃으며 당신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은 안 돼, 야근해야 되어서, 미안해, 사랑해, 라고 전화를 끊는다. 나는 풀이 죽었다가 할 수 없지 뭐, 아무 말 없이 찾아온 내 잘못이야, 라며 돌아서 나온다, 친구, 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같이 저녁 먹을래? 라고 말하고, 친구와 레스토랑에 마주 보고 앉아, 연어, 스테이크, 를 먹을 때마다 나는 허브 향을 씹는다, 그러는 동안 당신이 나 아닌 다른 여성과 함께 이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다, 우리, 의 옆 테이블에 앉아, 당신, 과 그 여성, 나, 와 나의 친구는 완벽한 타인이 되어 저녁을 즐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_ 아니야, 미안해, 오해야, 야간을 해야 될 일이 있었는데 일이 빨리 끝나서 나오는 길에 옛날부터 알던 녀석이 하도 저녁을 사달라고 졸라서 말이야, 미안해, 우리 사이는 괜찮은 거지? 사랑해 _  나는, 그렇겠지? 그 날은 일이 빨리 끝났겠지? 라고 생각하고, 당신과 같이 저녁을 먹은 그 여성이 미워진다 _ 나는 코웃음을 치며 당신에게 말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상처가 있기 때문일 거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볼게, 그렇지만 그런 몸뚱이로 내게 온 것이 기특하긴 하지만 용서할 수 있는 일을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야, 라고. 그 이후로도 여러 번 당신과 나, 와의 약속은 어긋났었고, 연락이 잘 되지 않았고,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횟수는 늘어갔다. 어느 날 나는 참을 수 없어, 이럴 거면 우리 헤어져, 라고 당신에게 말했고, 당신은, 마치 고민하는 듯이 한참을 망설이다, 그러면 그래, 이건 당신이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지는 거야,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라고 말한다. 나는 말없이 돌아선다, 당신과 같이 잠을 잔 날짜들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고, 내가 미웠고, 한심한 나, 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_ 다음 날부터, 나는 당신에게 매달리기 시작한다.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헤어지자고 하지 않을게, 그냥 한번 해 본 말이야, 그런 뜻이 아니었어." 라고 당신에게 말한다 _ 때론 외로움이 학대를 이기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