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버림받기 이전부터 내게는 상처가 있었던 거야. 길을 나선다, 밖은 뜨겁고 여름은 기약없이 길게 뻗어 있다. 저 동상을 볼 때마다 나, 는 나에게 묻고는 한다, 그 사람을 내가 사랑하게 된다면 어린 시절의 나를 내가 용서할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을까? 나, 는 또 나에게 묻는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어린 시절의 너를 닮은 사람을 네가 사랑하는 일도, 그렇게 네가 너를 용서하는 일도 없을 거야, 당신이 나에게 묻는다.
'소설'에 해당되는 글 891건
- Statue 2009.07.08
- Ghost Town 2 2009.07.07
- Relatively Warm 8 2009.07.07
- Rumi 12 2009.07.06
- The Times 4 2009.07.06
- SAMO 8 2009.07.06
- Empathy 10 2009.07.05
- ice 6 2009.07.04
- Display 2 2009.07.04
- Cloudy Day 8 2009.07.04
- Rainy Season 2009.07.03
- Standard Number 12 2009.07.02
- Resistance Literature 6 2009.07.01
- Composition 8 2009.07.01
- Remove Love Bites 12 2009.07.01
- Independence Movement 4 2009.07.01
- Self-abandonment 6 2009.07.01
- Psychoanalysis 12 2009.06.30
- Prism 4 2009.06.30
- Blue Note 4 2009.06.30
- Leave Print 6 2009.06.30
- Confession 4 2009.06.29
- Reset #2 2 2009.06.29
- Close Your Eyes 2 2009.06.29
- Rain Frog 2009.06.28
- Protective Coloration 2009.06.28
- Scratched Ending 8 2009.06.28
- Behind the Scenes 4 2009.06.28
- Test for you 2009.06.28
- The Season is Off 2 2009.06.27
당신에게 버림받기 이전부터 내게는 상처가 있었던 거야. 길을 나선다, 밖은 뜨겁고 여름은 기약없이 길게 뻗어 있다. 저 동상을 볼 때마다 나, 는 나에게 묻고는 한다, 그 사람을 내가 사랑하게 된다면 어린 시절의 나를 내가 용서할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을까? 나, 는 또 나에게 묻는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어린 시절의 너를 닮은 사람을 네가 사랑하는 일도, 그렇게 네가 너를 용서하는 일도 없을 거야, 당신이 나에게 묻는다.
유령 도시에 온 것을 환영해, 당신이 말한다. 이곳에 무엇이 있든, 그 누가 있든, 모두 잊어, 이곳에서는 너와 나만이 존재하는 거야. 그리고 내가 사라지면 너는 나를 찾기 시작하는 거야, 알겠지? 이건 게임이 아니고 현실이야. 너는 네 평생을 바쳐서 나를 찾는 거야, 잊지 않도록 해. 네, 알겠어요, 내가 말한다.
녀석들은 정말 멋대로 지껄인다, 네 소문은 들었어, 누구누구와 갈 때까지 갔다고 하던데, 라고 말한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라고 하면, 왜 우리는 안 되는 거야? 라고 말한다. 녀석들은 정말 멋대로 지껄인다, 내가 매일 다른 남자와 잔다고 해서 너희들과 내가 자야 한다는 거야? 라고 하면, 왜 우리는 안 되는 거야? 라고 또 말한다.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 라고 녀석들이 말하고, 나는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우리를 뭐로 보는 거야? 라고 녀석들이 말하고, 내 머리채를 잡고 치마를 벗기려고 하며 나를 자리로 내동댕이친다. 나는 저항하다가 말고, 알았어, 그런데 여기는 그렇잖아, 어디 들어가서 해, 라고 말한다. 진작 그럴 것이지, 녀석들은 정말 멋대로 지껄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머리를 가지런히 하고 핸드백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 상황을 어떻게 넘길까,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백 명의 남성과 번갈아 가며 관계를 가진다고 해도, 녀석들이 어떤 이유나 조건 없이 나와 자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강간 밖에 하지 못하는 변태가 되고 만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순정을 대외적으로 과시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불구자가 되고 만다. 나는 약속한 친구가 있다고 하며, 녀석들에게 이야기하고, 당신에게 전화를 건다. 도와줘.
그날 집으로 돌아오며 저 하늘을 보았다, 입 안 가득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이 드는 구름 아래로, 난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왜 내겐 이런 일만 일어나는 걸까? 당신에게 물었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저 녀석들이 잘못한 거야, 녀석들 정말 멋대로 지껄이던걸, 네가 먼저 잠자리를 하자고 했다는 둥, 네가 먼저 꼬드겼다고 하는 둥, 하면서 말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 네가 백 명의 남성과 번갈아 가며 관계를 가진다고 해도, 녀석들이 어떤 이유나 조건 없이 너와 자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야, 관계는 상대적인 거야. 그래도 내가 잘못한 거지? 나는 당신에게 안겨 어깨를 들썩거린다, 당신은 아무 말 없이 그런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잘 있어, 라고 하며 떠난다. 네 잘못이 아니야, 당신이 말한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며 저 하늘을 보았다, 입 안 가득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이 드는 구름 아래로, 난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왜 내겐 이런 일만 일어나는 걸까? 당신에게 물었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저 녀석들이 잘못한 거야, 녀석들 정말 멋대로 지껄이던걸, 네가 먼저 잠자리를 하자고 했다는 둥, 네가 먼저 꼬드겼다고 하는 둥, 하면서 말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 네가 백 명의 남성과 번갈아 가며 관계를 가진다고 해도, 녀석들이 어떤 이유나 조건 없이 너와 자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야, 관계는 상대적인 거야. 그래도 내가 잘못한 거지? 나는 당신에게 안겨 어깨를 들썩거린다, 당신은 아무 말 없이 그런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잘 있어, 라고 하며 떠난다. 네 잘못이 아니야, 당신이 말한다.
뭐라고? 잘 안 들려, 다시 크게 이야기 해 봐. 뭐라고 해도 상관없어. 네가 상처입지 않았다면 어떤 말이든 해도 관계없는 거야. 이 시대가 상흔이 없다면 우리는 어떤 말이든 해도 괜찮은 거야. 그걸 아니라고 할 거면 시작도 말았어야지, 안 그래?
이건 EMPATHY 에 관한 문제야, 그러니까 긴장하지 않아도 좋아. 그래, 그렇지만 아직도 나는 저 사진을 왜 찍었는지 모르겠어, 왜 저런 풍경을 보고 있었는지도, 저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괜찮아, 이건 EMPATHY 에 관한 문제야,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 네가 무엇을 겪든, 내가 어떤 일을 당하든, 그걸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 이건 단순히 EMPATHY 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 그걸 가질 수 없는 사람, 이라는 것이 있어, 이를 테면 이 나라의 MR. PRESIDENT 같은 경우에 말이야, 왜 그걸 모를까, 하면서 화를 낼 이유가 없는 거야, 이해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것도 있는 거야, 이건 EMPATHY 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 NARCISSIST 를 사랑하는 것만큼, NARCISSIST 를 동정하는 것만큼, 가치 없는 일도 없어. 정말 그럴까? 그래, 저 모습을 보고 있는 너는 분명히 아름다웠을 거야, 그걸로 나는 좋아, 그게 너와 내가 즐거워해야 하는 이유인 거야.
그래, 여름이 진해지면 해변으로 얼음을 팔러 가, 이제 저 문을 열고,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얼음 같은 것들이어서, 그래, 이 여름에 모두 녹아 사라져 버리자, 해변에서 우리끼리 치고 박고 재미있게 지낼 테니까, 그만 성가시게 굴라고 말하고 싶어, 얼음은 우리가 나를 테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말이야.
이야기했잖아, 빛을 많이 주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돼, 저 모습으로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 너에게 필요한 건 적당한 빛, 이야, 곧 알게 될 거야. 나는 실패했다. 내가 그린 그림은 내가 쓴 책처럼 전혀 팔리지 않았다. 전시회와 작품 활동을 하느라 빚을 많이 졌고,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대출을 받을 수도 없었다, 나는, 나를 믿어주었던 당신으로 부터 도망쳤다. 역시 나 같은 건 안 돼, 라고 생각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나는 에스코트 에이전시에 가입을 하고, 시내든 시외든, HOUSE 든 HOTEL 이든, 어느 곳이든지 갔다. 그 때, 나는, JOY 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다 또 당신을 만난다, 24시간 GFE 의 대가로 나는 거기에 앉아 있었고, 당신은 나를 다시 만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여기서 뭐해? 당신이 묻고, 나는 고개를 돌리고, 알잖아, 나는, 실패했어, 나는 원래 안 되는 아이였어,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감각도 없었어, 그래, 이제 뭐할까? 나는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다, 그냥 거기 내 옆에 있어, 내가 너에게 투자를 했던 이유는 네가 실수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어, 네가 만약 실수하지 않았다면, 나는 너에게 투자할 이유가 없는 거야, 투자라는 건 그런 거야. 끊임없이 실수하고 그것으로 부터 무언가를 배우지 않는다면 투자라는 건 필요하지 않는 거야. 당신이 말한다. 이번 일로 내가 얼마나 쓸모없는지를 알게 되었어, 겨우 그걸 나에게 알게 하려고 지금까지 그랬던 거란 말이야? 당신이 잘못한 거야. 내가 말한다.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거야, 네가 얼마나 쓸모없는가, 하는 것을 네가 온전히 받아들이고,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거야, 정말 네가 쓸모없다는 사실을 네가 받아들이고 있다면, 이런 곳에서 GFE 만 반복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야. 얼굴이 붉고 뜨거워진다, 눈물만, 부끄러움에, 조금 전에 벗은 스커트 위로 떨어져 내린다. 돌아와, 당신이 말한다. 나는 이대로 당신의 입술을 놓고 싶지 않다, 는 생각을 한다, 당신이 내게 다가온다, 나는 당신에게 돌아갈 수 없다.
그래 알아, 창을 그어대는 빗물보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사람, 이란 누구인지
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지만 지금도 궁금한 것은 같아, 그건 당신이었을까? 아니면 나였을까?
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지만 지금도 궁금한 것은 같아, 그건 당신이었을까? 아니면 나였을까?
음악이 흐르면 오늘 하루만 벌거벗을게, 당신 앞에서, 단지 오늘 하루만,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당신 앞에서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어서, 당신이 나에게 바라는 것들을 하기 위해 노력할게, 이 길 위에서, 음악이 흐르면 오늘 하루만 벌거벗을게, 당신 앞에서, 당신은 그런 나의 치부를 당신의 몸으로 가려주며, 미안해, 라고 말할 때, 나는, 괜찮아, 라고 말하기 위해, 오늘 하루만 당신 앞에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나체의 '내'가 되도록 노력할게. 저기에 나를 위한 무대가 있어.
나의 오래된 친구, 당신은 내 등에서 살아, 낮게 엎드려서, 나에게 빌붙고, 에어컨 바람도 피하고, 뜨거운 햇살에 눅눅해져, 땀이나 쏟아내면서 말이야, 나는 쉬지 않고 싸울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끝장을 내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오랜 시간을 두고 결코 지치지 않고 싸울 거야,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야, 얼마나 끈질지게 싸우는지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 나는, 우리의 아이들을 기를 거야, 그 아이의 아이들이 또 싸워줄 거야, 그렇게 멈추지 않고 싸울 거야. 가난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고, 무지한 자들에게 삽을 들려주는 편에 정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시민들이 법을 만든 목적은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지만, 우리들이 법을 만드는 목적은 즐겁게 살기 위한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거야, 이제 선택해, 우리들 중 절반은 이미 범죄자야, 단지 무작위 추출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인, 사람들 말이야, 꼭꼭 숨어, 그게 우리가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이유야 _ HILTON HOTEL에서 J가. J가 이상하다.
누군가가 저 벽을 칠해 놓은 거야, 누군가가 저 벽을 만들었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 누가 저렇게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어, 그렇지만 어디에서든 COMPOSITION 은 잊지 마. 누군가의 손이 닿아 있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은 유령을 만들어 내었어, 잠이 들었을 때 누군가가 거리와 도시와 침실에 가득할 것이라는 상상을 하는 거야,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네가 본 것 이상의 것을 너는 상상하지 않는 것이 좋아. 당신이 말한다, 알겠어? 결국은 너도 나도 누군가가 칠해 놓고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해, 밤마다 너와 나를 깨우는 유령이 찾아오는 것도 그 때문이야. 당신이 말한다, 술에 취해서 잘도 지껄여 댄다, 이리 와, 당신은 나를 품에 안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쉬지 않고 한다, 넌 싸구려, 라서 좋아, 당신이 말한다. 내가 당신의 COMPOSITION 일리는 없다.
우리가 살던 집, 지난여름 내내 사랑을 나누었던 그 집이 무너졌어, 사라져서 눈에
보이지도 않아, 내 기억에만 존재해서 이제 사람들은 그것을 거짓말이라고 부르곤 해.
그 때 내가 찍은 사진들은, 당신이 내게 키스를 해대는 통에 늘 저렇게 기울어져 있었어.
낙서하기 좋은 집, 뭐든지 적어, 저 집은 곧 헐릴 거야, 저 집에는 노부부와
어린 꼬마 밖에 살지 않아, 누가 저 사람들을 보호해 줄 것 같아?
어린 꼬마 밖에 살지 않아, 누가 저 사람들을 보호해 줄 것 같아?
이곳에서 사진을 몇 장 째 찍고 있는지 모른다, 돌아가, 사랑해, 얘가 뭐라고 하는 거야? 사랑해, 나는 너 안 사랑해, 그만 지긋지긋하게 굴어, 너 싫어, 싫다니까, 사랑해, 나는, 며칠 째 이 집 앞에 서 있다. 사진을 찍으면서, 그만 가, 남아있는 정까지 떼어버리지 말고 가, 사랑한다고 했잖아, 사랑해, 나는 너무 외로워서 너를 만나지 못해, 외로움을 많이 타서 너를 만나지 못해,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사랑에 빠진다, 내가 앞으로 잘할게, 외롭지 않게 해 줄게. 외로운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을 보기 때문이야, 자신이 외롭지 않다면 외로운 사람 따위를 사랑할 이유가 없는 거야, 외로운 사람에게는 사랑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어. 네가 아무리 잘해도 그 사람은 널 사랑할 수 없어, 그 사람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나는 당신에게 무척 혼이 난다.
세상에는 경험하지 못한 패턴이라는 것이 존재해, 그러니까 어떤 것이든, 정말 중요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없어.
다르게 얘기하면 웃기지 말라는 거야.
다르게 얘기하면 웃기지 말라는 거야.
내가 걸을 수 없는 이유는 하나 밖에 없어, 그건 당신도 알 거라고 생각해, 비가 오는 날도 나는 잘못되지 않아, 이 무더운 날에도 나는 잘못되지 않아. 강변을 걷는다, 비가 오고 해가 다시 뜨고, 날이 맑아 오는 때, 나는 강변을 걷는다, 얼마 전에 지하철역 LOCKER 에서 내 열다섯의 기억이 적힌 BLUE NOTE 를 가지고 왔다. "당신과의 마지막 여행이 끝나가려고 할 때 그제야 난 아직도 당신의 지퍼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하마터면 나는 그 NOTE 를 저 강에 빠뜨릴 뻔 했다. 빠뜨려야 했다. 날은 아직도 무덥다.
당신과 내가 해 놓았던 낙서가 지금도 저 도시에 남겨져 있어, 부랑자들 틈에 섞여서 저 벽에 불을 피워놓고, 밤을 지새웠던 때도 생각나, 이번 여름휴가는 저기로 가려고 해, 저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싶어, 저 흔적을 깨끗이 지워놓고 오려고 해.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연인이었던 사람이 나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나는 시골에서 태어났고 제대로 학교도 다니지 않았어, 우여곡절 끝에 직업을 얻게 되었지만 생각만큼 만족스러운 일을 한다는 생각이 크지도 않아, 매일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래, 너희들은 앞으로 되지 못할 것이 없어, 라고 말을 하기는 하지만 실제의 나는 누구일까? 무엇일까? 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어,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책을 읽는 일이었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다른 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었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어. 나의 열다섯은 너무도 끔찍해서, 매일 밤마다 거기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꿈을 꿔, 아무리 해도 달아날 수 없었던 날들에 대한 꿈을 꿔, 그 때의 일을 지우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 그렇게 하면 모두 지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마치 내가 만들어 낸 것들에게서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목격해, 그래도 괜찮아, 라고 믿고 싶어, 지금의 나는, 그래, 적어도 그 때의 기억을 이해해 주었던 당신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당신과 헤어지고 나서는 매번 사랑에 실패해, 나는 혼신을 다한다는 것이 몸에 배여 있나 봐, 사랑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건지도 몰라, 나는, 이후에 계속 버림받고 있어, 당신 이외의 사람들은 나를 두고, 다른 사람 만나는 일에 바빠,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잊지 못할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만나, 나를 두고, 그러면 나는 필사적이게 되나 봐, 과거의 일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으니까, 열다섯 때의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니까,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 잡으려고 해, 나는 더 착해지고 다른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 가, 마치 시험을 받는 기분이 들어서, 이게 끝나면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너무 그렇게 하면 사람의 마음은 질려 버리나 봐, 예전처럼 잘 무렵에 당신이 머리맡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좋겠어, 그 때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는데 말이야. "너는 내가 네 곁에 없다는 사실을 통해서 성장하게 될 거야, 내가 네 곁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말이야." 당신이 너무 미워.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야 할 자격이 있어, 너도 마찬가지야." 당신이 너무 미워.
오늘은 J의 기분이 좋다. 비가 온다. 비가 와, 나는, 이대로 식어서 내 아이를 낳을 거야, 하늘에 분홍색 구름을 보았어, 그래서 비가 올 거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고 있었어, 나는 이대로 식어 버릴 거야. J를 보면 언젠가, J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너무 여려서 누군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J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여려서 누군가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해야만 했어, 라고 나는 J에게 말한다.
내게 필요한 건 에너지야, 그래서 내 슬픈 발걸음을 멈추는 거야, 다른 이유 같은 건 있을 리가 없어.
내가 묻고 싶은 건 그런 거야, 저 개구리처럼 당신도 내게 붙어 있는지, 모두 다른 크기와 모습으로 그렇게 달라붙어 있는지 말이야, 기억해, 당신을 저렇게 납작하게 만들어 버린 건 바로 나, 여야 해, 그러니까 그만 울어, 시끄러워 졌어.
그 비오는 날 난 저 나무 아래에 서 있었어,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았어, 집까지는 거리가 멀어, 잠시만 여기에 있다가 갈게, 비가 조금 줄어들기만 하면 떠날 거야, 주변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어, 입고 있던 체크무늬 원피스와 나비 모양의 머리핀과 머리카락이 비에 젖었어, 괜찮아, 넌 저기 나무 가지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을 뿐이야, 그러자 멀리에서 당신이 오는 것이 보였어, 어떻게 해,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어, 괜찮아, 넌 저기 나무 가지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그대로 서 있어, 어디에도 가지마, 거기에 서 있어, 지나가 버릴 거야, 내 안과 밖이 구별이 되지 않는 날, 이 여름날이 그 때의 기억을 앗아가고, 당신이 나를 데리고 어디인가로 간다, 내가 가진 보호색을 지켜줘. 당신은 내가 젖어 버린 것에 대해서 화를 내기 시작하고, 그 자리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화를 내기 시작한다.
이런 풍경은 항상 기분이 나빠, 나는, 여기서 달아날 수 있을까? 내가 잘못했어, 며칠 전부터 사내가 아프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한다, 매일 눈물을 흘리고, 추위에 떤다, 이런 기회가 또 올 수 있을까? 나는 도망치기 위해 바다로 나간다, 이대로 두면 사내가 어떻게 될지도 몰라, 그래, 내가 조금 더 잘 보살펴 주면 사내도 나에 대한 마음을 다르게 먹을지 몰라, 다시 사내에게 돌아간다, 이런 순간의 나는 정말 싫다.
저기 다녀왔어, 저곳에 서서 수면을 들여다보면, 나무와 풀들 사이로 명암만을 가진 내가 모습을 드러내, 햇살이 따가워서 과거의 일이 생각나,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 새, 나는 그 때의 나로 돌아가 있어, 당신이 그걸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도 되지 않았어, 그냥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시험하고 사나 봐, 과거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지금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 말이야. 당신은 나를 통해서 무엇을 시험하려고 했을까? 나는 당신을 통해서 어떤 것을 시험하려고 했을까? 적어도 이별만은 시험이 아니길 바래, 지금도 그 때 당신을 저곳으로 밀어버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워.
잘도 이 여름은 지나간다, 내가 만든 그림자들과 함께,
프로펠러야 돌아라, 여긴 나의 계절, 그걸 알려야지.
프로펠러야 돌아라, 여긴 나의 계절, 그걸 알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