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454건

  1. 환타지 2009.05.01
  2. 꿈의 꿈 2009.05.01
  3. 그런 말 2009.05.01
  4. Release 2009.05.01
  5. Missing you 2009.05.01
  6. Lovelessness 2009.04.30
  7. A Melody of Memory 2009.04.30
  8. Forget about it. 2009.04.29
  9. Pity 2009.04.28
  10. Sound good 2009.04.28
  11. The memory 2009.04.27
  12. Blue sky 2009.04.26
  13. Leningrad 2009.04.26
  14. 연민 2009.04.24
  15. Stamp 2009.04.23
  16. Helper 2009.04.22
  17. A blue desert 2009.04.22
  18. Proofreading 2009.04.22
  19. Temper tantrum 2009.04.22
  20. You should know. 2009.04.22
  21. Any reason 2009.04.22
  22. It is rainy day. 2009.04.21
  23. Pain 2009.04.19
  24. Suicide 2009.04.18
  25. Let them speak 2009.04.17
  26. Talented 2009.04.17
  27. Description 2009.04.17
  28. Love Story 3 2009.04.16
  29. The Day 2 2009.04.15
  30. Love story 2 2009.04.14

환타지

from 글쓰기 2009. 5. 1. 19:21

이 환타지를 물로 씻어내기 위해
겨울을 지나 바람 위로
고개 숙이며 다가온 당신을 맞이해.
물과 눈이 범벅이 되어 땅 위에 앉아 있
는 거짓말들을 이제는 밟을
수 없으므로 - 걸을 수 없다는 사실이
당신에게도 나
에게도.  



,

꿈의 꿈

from 낙서 2009. 5. 1. 19:19
이런 말들이 있어, 따뜻한 햇살, 아픔, 걸
음 속으로 들어가는 당신을 나는 본 적이 있
다. 거품을 가지고 높게 떠 있는 안개를 등지
고 멀리 떨어져 가는 나와 당신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앞을 가리
고 하루 종일 언덕 위에 앉아 있다 내려오는 길
에 멀리서 - 떨어져 내리는 당신과 나의 뒷 모습
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
게 되었
다, 라고 하는.
,

그런 말

from 글쓰기 2009. 5. 1. 19:11

이곳에서 드는 생각은 지금껏 나는
무엇을 잊기 위해 이렇게 되었을
까? 하는 것과, 당신은 무엇을
잊기 위해 그러고 있는가, 하는
거야. 

,

Release

from 어떤 날 2009. 5. 1. 16:58
무엇이든지 가능한 이 세상에서 - 
 
알고 있어,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보다,
당신이 누구인지 보다,
괜찮아,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해도 상관없어. 
 
왜 그런 것을 허용하지 않
았던 걸까?
나는 무엇을 판단하고 있었

걸까?
그 때 왜 나는 그런 감정을 느
꼈던 것일까?
 
그러니까,
나에게 물어봐,
당신에게는
결코 물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이 있는
거야. 
 
왜냐하면,
그건 나에 대한 이야기, 이기 때
문이야.

알아,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어떤
일을 해도 관계없어.
,

Missing you

from 어떤 날 2009. 5. 1. 16:53


그래도 우리는 꽤 오랫동안 살아 있

어, 당신은, 그래, 날 보고 웃어, 결코
잊지 못할 웃음으로 날 가두어 줘, 이
순간이 언제고 계속될 거라는 믿음
을 내게 줘 _ 그러다 내가 당신을 떠
나는 날을 기다려 줘, 언제고 그 자리
에서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쓰고 내게
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
를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기
대하지 말고 _ 끝없이 살아가는 내
모습을 지켜봐 줘, 걱정하지마, 당신
에게는 복수하지 않아, 다만, 나는 살
아있다는 사실을 _ 당신을 통해 확인
하게 해 줘, 그렇게 나쁜 사람을 나
는 앞으로도 알지 못할테니까 말이야.



,

Lovelessness

from 어떤 날 2009. 4. 30. 05:21

   내가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을 때 내 어깨를 흔들면서 일어나라고 소리치던 사람이라, 는 의미는 아니야, 어느 정점에서 만났든지간에 그런 사이라고 내가 꼭, 당신에게 말하는 건 아니야, 흔들거림이 없이 걷는 것은 힘들어, 그 어깨를 흔들어 댈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내게 남아 있어. 
,

A Melody of Memory

from 어떤 날 2009. 4. 30. 05:03

어떻게 해, 저곳에서 난 무엇이었을까?



,

Forget about it.

from 어떤 날 2009. 4. 29. 11:30


날 잊어, 그것 참 그리운 말이야, 날 잊어, 이
  말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날 잊어, 어
떤 생각을 하든지, 물론 나를 포함한 기억도 당
  신의 기억도, 이 말을 할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래,  
날 잊어. 
,

Pity

from 낙서 2009. 4. 28. 11:20

기다림, 익숙하지 않은 설렘, 미련, 아픔
- 성장하면서 겪어야 하는 것들이 가끔은
너무도 불필요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Sound good

from 어떤 날 2009. 4. 28. 11:11


때로는 고개가 아파, 문득 내가 하는 일은? 나는? 이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당신이라는 사람은, 거짓
하는 것에 익숙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어렵게 내
뱉어. 이곳은? 살아 있다는 것이 전혀 아프지 않은
고개짓, 만으로도 숨 죽이며 당신을 쳐다보고 나
와 같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리석은 일인 걸까? 라는 생각을 해. 정말 어리석은 
야? 라는 생각을 해. 
,

The memory

from 어떤 날 2009. 4. 27. 05:16

내 말이 편지가 되고 네 모습이 영화가 되던 때
가 있었어, 그 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참
으로 나쁜 일을 많이 했지.

- 그 때가 있어 지금까
지 살아, 당신이란 사람의 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 무엇을 경험했는지 잊
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
,

Blue sky

from 낙서 2009. 4. 26. 02:31

이 섬나라에서는 산 정상에서 빗물을 받아 이루어진 강물이 바다로 떨어져 내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하늘을 보며, 왜 우리는 저렇게 파란 것처럼 되지 않을까, 라고 당신에게 말했어, 그건,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야, 때로는 먹구름도 있고 번개도 치지, 태양을 가리면서 빛을 뿌리는 그늘이 만들어 지는 때도 있어, 하늘은 구름은, 단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의 문제이거나, 네 기억 속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어, 의 문제이거나 어쩌면 네가 나를 싫어한다, 의 문제일지 _ 도 모르는 거야. 단지 하늘은 하늘이고 구름은 구름이고 _ 늘, 언제나 너는 너야, 라고 당신이 나에게 말했어.


,

Leningrad

from 낙서 2009. 4. 26. 02:11



내 모습을 보기 위해 사진을 찍어, 내가

보고 있는 것들로 나를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길가에 꽃이 피어서 당신의 기분이 나
빠졌어,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왜 내가 당신의 기분에 따라 행동해
야 하는지 당신이 내게 이야기해 주어
야 해. 그게 먼저야.

만약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당신

은 그냥 길가에 핀 꽃에 기분이 좌우
되는 따위의 사람일 뿐이었던 거야.

당신의 불행한 어린 시절 같은 건 내

게 이야기 할 필요없어. 그만 둬. 홀로
서 있지 못하는 사람에게 날 사랑할 자
격 같은 건 없어.
,

연민

from 글쓰기 2009. 4. 24. 01:51
흔들리지마, 라고 하지, 머리는 하얘지
고 온도를 따라서 태양이 흔들리는 것
을 보고 있으면서도 당신은 내게 그렇
게 말해,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수 없게
흔들림 없이 걸을 수는 없다고 어리광
을 부리기도 전에, 어떻게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하지, 그렇지만
흔들리지 말라고,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계추를 따라서 올 수
없는 곳으로 이제는 갈 수 없다고 말하
면서도, 내리는 비와 움직이지 않는
태양과 산들 사이로 나같이 희미한
안개와 바람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하면
서도.
,

Stamp

from 어떤 날 2009. 4. 23. 07:16


내 입에서 나온 어떤 말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야, 내
마음 속에서 우러 나온 그 어떤
말도 결코 당신을 위한 것은 아
니야.
,

Helper

from 어떤 날 2009. 4. 22. 14:15

때론 나는 늦었어 _ 늦게 출발하기 위
해 나는
늦잠을 자고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
으면서 어느 것이든 잊는 것에 익숙해
져 가, 생각, 하기에 _ 오랫동안 홈리스
로 사는 동안 살아 있기 위해 나는,
적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쉽게 시간을 보내고 시끄
럽게 떠들고, 나 아닌 사람들을 미
워하는 것이 홈리스로 사는 최선
의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거
리에 불을 내고 담배 껍질을 길거리
에 버리고 먹다 남은 컵라면 국물을
맨홀 뚜껑에 가지런히 부으면서 _
거품이 가득한 콜라 원액을 목 깊
숙히 삼켰다가 뱉어내면서 내가 살
아 있다는 것은 홈리스로서 최선
의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_ 내가 만약 홈리스, 가 되
지 않았다면, 의 가정은 생존에 적합
하지 않다는 걸 알았어. 그렇
기 때문에 최선

이라는 의미를 사회는 모르는 거라고

각했어.
,

A blue desert

from 어떤 날 2009. 4. 22. 11:36

내가 생각한 이 바람은 꿈을 따라서 움

직이지, 햇살이 비추는 곳을 응시하며 그
늘진 곳에 흐려진 풍경을 뒤로 하고 단
지 보이는 곳에서만 빛나는 믿음과, 사
랑, 외의 소망을 그리며 잠시도 가만히 있
지 않는 내 욕망을 배반하며
,

Proofreading

from 어떤 날 2009. 4. 22. 11:32

꿈, 을 꾸었어, 긴 밤을 지나오는

동안 아침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
게 되었을 때 문득, 내가 꾼 꿈이
지금도 내가 깨어 있다는 사실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
각이 들었어,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
는 것이 간밤에 내가 그리던 그 모
습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
어 _ 그건 아닐거야, 라는 생각
이 들었어. 
,

Temper tantrum

from 어떤 날 2009. 4. 22. 08:27
내 말과 네 말이 구분이 되지 않
고 한덩이로 뭉쳐 흩어져 갈 때
,

You should know.

from 어떤 날 2009. 4. 22. 04:38


그렇지?
당신
도 그건 알
고 있어야 해. 이미
당신이 있기 그 이전에도

는 존재하고 있었던 거야.



,

Any reason

from 어떤 날 2009. 4. 22. 00:24



4월이 꺼져갈 때 땅 속에 파묻힌 씨

앗을 사랑해, 긴 봄을 지나 그 짧았
던 겨울을 잊고 다가온 꽃들 _ 봄꽃들
의 벌린 아가리를 잊지 못해, 산책길
에서는 고개 숙인 가로수들이 입을 맞
추며 쓰러지고 도시의
강들을 뒤로 한 채 철새들이 떠난 자리
엔 허물어져 가는 봄 낚시대와 소풍 나
온 돗자리들이 도시락을 만들어 내며 _
웃을 것 같지 않은 봄 날씨를 흔들고 있
어, 바람이 불어서 봄은 더욱 따뜻해졌어.

,

It is rainy day.

from 어떤 날 2009. 4. 21. 04:30

당신이 뭔데 내 미래와 인생과 행복
을 걱정하는 거야? 상관 없잖아?

- 모든 관계의 시작은 여기서 부터
야, 여기서 부터 시작하는 거야. 관
계가 없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는
거야. 그런 걸 두고 의미가 있다, 고
하는 거야.
,

Pain

from 어떤 날 2009. 4. 19. 18:31

아파
그만해.
이 말이
필요해.
,

Suicide

from 어떤 날 2009. 4. 18. 19:45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무엇을 생
각하고 있지 않았던 것일까? 어떤 것
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누구도 _ 세상
을 살아갈 가치가 없어, 라는 말을 믿
지 않아, 어떻게 되어도 살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_ 괜찮다 _ 는 말을 하려
고 하는데, 무엇 때문인지 내 말은 목
안으로 기어 들어가는 느낌이야, 당신
이 슬플 때 나도 그 슬픔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당신이 아플 때, 나도
그것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나
도 힘들어, 이제 그만해, 라는 말을 하
지 않기를 기대해, 그런 가운데서 내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줘.

미안해 _ 내 고통이 당신에게 전해
지지 않기를 바래.
,

Let them speak

from 글쓰기 2009. 4. 17. 15:35
내가 생각하는 것은 말하는 것.
결코 _ 움직이지마.
,

Talented

from 어떤 날 2009. 4. 17. 07:47
모든 재능있는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모든 재능있는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그런 날, 을 생각해.

모든 재능있는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

Description

from 어떤 날 2009. 4. 17. 01:00

그 아이는 당신과 만나는 동안, 줄곧 가지
고 있던 수치심이 얼굴에서 사라졌어, 그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는 없지만, 그런 편안한 표정으로 당신 옆
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아이가 당신에
게 학대를 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하
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결국 당신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 저
항할 수 없음이 아니라 저항하지 않아, 라
는 표
정으로 그렇게 당신 곁에 붙어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어.
,

Love Story 3

from 어떤 날 2009. 4. 16. 01:00

   "꽃이 먹고 싶어."
   밤이 되자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녀석의 입에서 이상한 말이 나온다. 꽃을 먹겠다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꽃 말이야, 투툼해서 입 안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 말이야."
   그걸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다. 왜 하필 지금 꽃을 먹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먹고 싶다는 것에 이유를 대는 경우도 있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왜 먹어야 하는지 말하지 못한다면, 왜 먹는지 모른 채 먹는다는 것은?, 이라고 내가 반문한다. 

   "됐어, 사 주기 싫으면 관둬, 안 먹어, 치사해
서 안 먹어."
   그렇게 대화가 끝나면 한동안 서로 말하지 않기를 반복하다가, 이틀 무렵이 되었을 때 내가 먼저 말을 건다.
   "꽃 먹으러 안 갈래?"
   "꽃? 그래, 먹으러 가."

   대화는 짧다, 이해되지 않았던 때는 남아 있고 서로를 시험하는 순간은 며칠이고 계속된다. 지금이 헤어질 때다.

   "전에 꽃을 먹으러 가자고 했을 때 내가 왜 그러는지 물었잖아, 그런데 거기에 넌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러다 하루인가 이틀 뒤에 내가 말했지? 꽃을 먹으러 가자고 말이야, 그러니까 네가 한 말이, 그래, 였지? 우리는 그 이틀 간의 침묵만큼 가깝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 순간 네가 대답하지 못했던 것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거야, 네가 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는 건 네가 언제나 내 곁에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누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마련이지만, 너와 헤어질 때는 지금 뿐이라고 생각해, 너를 생각해 봐, 나와 같이 있을 수 없는 너를 생각해 봐."

   녀석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나를 본다.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다시는 꽃 같은 거 먹으러 가자고 조르지 않을게 미안해, 가지마."

   이럴 때, 나는 녀석을 밀치고 헤어진다. 이런 모습을 마음 속으로 그리며 녀석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한번 쯤은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상상하면서 이야기 해, 지금 네가 한 말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나에게든, 너에게든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면서 이야기하도록 해, 이런 네 모습으로 헤어지는 거야, 나에게 하는 네 어리광은 이것이 마지막이야."

   녀석을 처음 만난 건 갤러리에서 였다.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곳에서 루이 암스트롱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전위적인 전시물과 앤디 워홀의 사이키델릭한 분위기가 넘쳐 나는 곳에서 녀석은 용케도 내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걸고 내게 커피를 사주고 크림색으로 그려진 파스타를 사주고, 내게 다음 날 파티에 입고 갈 블랙 원피스를 사주고, 깊게 파져 있는 등을 스다듬어 주었다. 만나면서 즐거웠던 건 '나는 사랑에 대해서는 잘 몰라' 하는 천진난만함 이었고, 즐겁지 않았던 건 그런 천진난만함이 만들어 내는 만남의 아이러니함, 이, 었다.
   '오늘은 이거해, 내일은 저거해, 그리고 다음엔 다른 것을 하도록 하자' 라는 식으로 녀석은 관계에 충실하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려고 애썼고, 거기에 호응해 주지 않으면 밤새 토라져서 어떤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딱 이틀, 녀석의 기억이 한계를 밟는 순간에만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요구가 늘어갈 때쯤, 나는 녀석과 헤어지기로 마음 먹었다. 녀석은 단지 자신의 요구대로 하는 나를 시험하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갉, 아, 먹, 고, 있을 뿐이었다.

   녀석에게서는 지금도 전화가 오고 메일이 오고, 녀석은 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와서 문을 두드린다, 한번만 만나달라고 내게 조른다, 나는 전화번호를 바꾸고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헤어짐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야 할 까닭을 머리속으로 그려본다. 녀석은 지금껏 나를 만났던 것이 아니다, 단지 과거 연민의 어리광부리던 자신의 과거를 나를 통해서 대면했을 뿐이다. 나는, 녀석이 나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힘든 위기가 왔을 때, 이렇게 구는 모습이 녀석의 본 모습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는 (저주하지 않지만) 처절히 무너진 다음에 자신의 참 모습을 녀석이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내가 녀석에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호의라는 것을 녀석이 깨닫지 않는 날이 오기를 나는 또한 바란다. 그것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나를 이용한 최소한의 '벌'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외로운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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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2

from 어떤 날 2009. 4. 15. 01:00

낮이 꿈틀거린다, 애벌레처

럼 꿈뜨게 움직이면서 사람
들이 만들어 낸 잎의 뒷자락
에 붙어 조금씩 하루를 삼키어
가듯

애써 감추어 둔 것을 열어
보이기 전에 날이 어두워져
갈 때 누에고치가 되어 버
릴 기억들을 잠시 치우고 하
루동안

만 애벌레로 지내는 사람들
의 가슴으로 별이 떠왔다가
져 간다, 내일과 지금까지
만들어 낸 환상과 꿈 속을 거
닐면서 허물어져 꼬깃해진 일
상으로
,

Love story 2

from 어떤 날 2009. 4. 14. 01:00

나, 는 재, 미있는, 일을 하기, 위
해 태어났어, 그러니까, 조금도, 당
신에게 용서 받아야 할 일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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