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하나의 단어가 있어, 늘 그곳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하나의 말이 있어, 그러므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지,
그 길 위에 서 있어, 조금도 흔들림 없이,
네 울음과 너무도 닮은 하나의 단어로 너를
부르는 일만 남은 것 같아,
그렇지 않았을까?
조금도 그립지 않은 어느 날, 지나갔어도
너무도 멀리 가버린 어떤 날,
그 앞에 또 서 있는 당신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나에게는 하나의 단어가 있어, 늘 그곳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하나의 말이 있어, 그러므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지,
그 길 위에 서 있어, 조금도 흔들림 없이,
네 울음과 너무도 닮은 하나의 단어로 너를
부르는 일만 남은 것 같아,
그렇지 않았을까?
조금도 그립지 않은 어느 날, 지나갔어도
너무도 멀리 가버린 어떤 날,
그 앞에 또 서 있는 당신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책을 읽는다, 영화를 본다,
알고 있었지, 모든 대답은
그안에 들어 있는 걸,
너와 닮은 그림,
너와 닮은 세상을 본다,
알고 있었어, 그 대답이
너에게로 향해 있다는 걸,
당신이 내게 말한다.
완전히 달라진 어느 길을 걷는다, 그러니까 단지 내 앞에 나 있던 길이었을 것이다, 어느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내가 있는 곳이기에 그 앞에 길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곧게 뻗어 있던 길 위에서의 너와 나는, 어떤지 중요하지는 않았다. 해가 내리고, 때로는 비가 떨어지고,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던 우리는, 그 거리 어디에서도 가릴 수 없었다, 라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던 네 모습이 마냥 생각나서 네가 있던 자리에 손을 내민다, 그러므로 어설프게 내 손에 닿은 그림자만 길 위에 눕는다. 그러니까 그리도 보고 싶은가 보다, 어찌 된 영문인지 사실은 그게 꼭 거짓인 것만 같다, 매일 너 있던 자리에 너를 만나러 오는 길은 어떻게 되어도 너를 잊으러 오는 길이다, 이곳에 들러 너를 보고, 그리고, 생각하고, 충분히 네 얼굴에, 내 얼굴을, 묻고, 난 뒤, 여기를 떠나면 너는 내 곁 어디에도 없다, 너는 그 자리에 뿌려진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네가 뿌려져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저만치 돌아서 이 자리로 돌아온다.
바람 불고, 김 서린 커피잔을 만져, 담요로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winter slipper로는 데워지지 않는 네 기억을 더듬고 있어, 내일,
그러니까 오늘의 내가 아닌, 나는, 내가 아니었으면,
그랬어.
어느 때부터, 언제부터, 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물론, 기억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잠들기 전 상상, 하는 습관이 사라졌어, 무수히, 당신과 나는, 잠
들기 전, (늘 그랬지), 어떻게 우리가 이별하는지 상상하며 이야기, 했
었는데, 그 일이 전혀 현실이 되지 못하고,
후회하며, 이렇게, 그리워 하고만 있나 봐.
이 낙서가 끝나면 우리는 먼지가 될 수 있을까,
우리도 먼지가 될 수 있을까, 단지 먼지를 위해
존재하는 너와 내가 될 수 있을까?
당신이 내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