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orning

from 글쓰기 2018. 3. 20. 01:04

완전히 달라진 어느 길을 걷는다, 그러니까 단지 내 앞에 나 있던 길이었을 것이다, 어느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내가 있는 곳이기에 그 앞에 길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곧게 뻗어 있던 길 위에서의 너와 나는, 어떤지 중요하지는 않았다. 해가 내리고, 때로는 비가 떨어지고,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던 우리는, 그 거리 어디에서도 가릴 수 없었다, 라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던 네 모습이 마냥 생각나서 네가 있던 자리에 손을 내민다, 그러므로 어설프게 내 손에 닿은 그림자만 길 위에 눕는다. 그러니까 그리도 보고 싶은가 보다, 어찌 된 영문인지 사실은 그게 꼭 거짓인 것만 같다, 매일 너 있던 자리에 너를 만나러 오는 길은 어떻게 되어도 너를 잊으러 오는 길이다, 이곳에 들러 너를 보고, 그리고, 생각하고, 충분히 네 얼굴에, 내 얼굴을, 묻고, 난 뒤, 여기를 떠나면 너는 내 곁 어디에도 없다, 너는 그 자리에 뿌려진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네가 뿌려져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저만치 돌아서 이 자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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