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d Black Night

from 어떤 날 2012. 11. 19. 02:05
배부른 새벽, 잠들기 아까워 눈을 비비지, 아직 외롭냐고 묻는 네가 _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고, 괜찮아 아직, 이라고 대답한 나는 (그) 다른 사람을 만나 크게 웃었지, 그게 잘못되었든, 그렇지 않든 _ 그 밤에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침대에 누워 있는 게 참 다행, 이라고 생각했었지, 이런 내 모습을 보지 않아서 _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아직도 배고파? _ 라고 묻는 네가 _ 또 다른 사람을 내게 소개해주고, 이제 그만, 이라고 대답한 나는 (그) 또 다른 사람을 만나 크게 울었지, 그게 잘못되었든, 그렇지 않든 _ 그 밤에 네가 아닌 (또) 다른 사람이 내 침대에 누워 있는 게 참 다행, 이라고 생각했었지, 이런 네 모습을 볼 수 없어서 _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아직도 외로워? _ 라고 묻는 네가 _ 

아주 긴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지, 이 배부른 새벽, 끝없이 생각나는 네가 _ 내게 물어보던 말들을 되새겨 보았지, 네가 소개해 준 사람들의 목록을 하나씩 지워가며, 그 사람들이 내게 하던 말들을 내 몸에서 모두 빼어 내며, 너만 생각하던 때의 나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그토록 왜 나는 너를 만나지 못했을까, 라는 회의와 의문 _ 내 진짜 모습도, 네 진짜 모습도 들키고 싶어 하지 않았던 우리의 벌거벗은 기억들을 _  

밤새 배가 불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 미치도록 그리워, 먹는 것을 그만둘 수가 없었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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