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453건

  1. 하루만 2012.04.08
  2. 슬픈 손가락 2012.03.31
  3. 잘도, 사랑은. 2012.03.29
  4. 사랑 앞에서 웃.. 2012.03.29
  5. 나이든 인형 2012.03.25
  6. 누에, 고치 2012.03.25
  7. The Circle Club 2012.03.24
  8. 내 빨래 2012.03.22
  9. Fighter - Blue 2012.03.11
  10. Dime Novel #22 2012.02.28
  11. Tache, ma tache 2012.01.22
  12. 2011. 12. 10. 2 2011.12.11
  13. 2011. 12. 9. 2 2011.12.10
  14. 2011. 11. 22. 4 2011.11.23
  15. The Exquisite-Wisdom Mountain 2011.11.21
  16. Roll with it 4 2011.11.20
  17. Being confused 2 2011.11.20
  18. Through memory and recollection 2011.11.20
  19. Eye-Fi 2 2011.11.15
  20. End of the sky 2 2011.11.15
  21. Say something nice 2011.11.15
  22. Unification 4 2011.11.14
  23. Consensus reality 2011.11.14
  24. Crazy little thing #2 2011.11.13
  25. Crazy little thing 2011.11.13
  26. Plagiarism 2011.11.13
  27. Diary 2011.11.11
  28. Broken Yesterday 2011.11.11
  29. I know that I know nothing 2011.11.04
  30. The Last Day #6 2011.11.04

하루만

from 어떤 날 2012. 4. 8. 04:08
그 시절에 우리는 꽤 쓸만하고 유용한 농담을 서로 주고 받았었지. 그때는 네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지금은 네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지. 

우리에게는 단 하루만이 필요했어. 미치게 굴러가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단 하루. 우리가 모두 손을 놓고, 일하러도 공부하러도 가지 않고, 또는 무엇도 생산하지도, 서비스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할 수 있는 단 하루. 그날만이 필요했어. 

세상이 변할 거라고 생각했었지.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러나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지는 못했어. 어떻게 하루만에 역사가 완성될 수 있겠어? 그러나 우리에게는 단 하루만이 필요했어. 오늘은 무엇도 하지 않을 거야, 라고 선언할 수 있는, 우리들만의 독립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러나 우리는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어. 알고 있었지. 바른 말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날이라는 것이 있었을까? 진실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도대체 사람 목숨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기라도 한 듯이 굴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어. 그리고 적어도 세상이 변하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굿은 해야 했던 거지. 어떻게 억울해 하면서 살 수 있겠어? 아무것도 변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복수하지 않고는 _ 아니지, 복수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_  살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쁘다고 느낄 때, 나쁘다, 고 말할 수 있는 극명한 자유.

환상에 기대지 않고 현실에 기대하지도 않고 _ 단지 이 한恨을 풀기 위해 살아도 상관 없을 거야. 누가 뭐라고 하겠어? 

우리에게는 단 하루만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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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손가락

from 습작 2012. 3. 31. 05:08
어떻게 하겠어?
이건 당신 것이야.

손가락을 빤다. 손끝에 피
가 맺혀 있다. 이
게 당신 거라면,
더 잘 빨 수 있을 텐데,

시원하게 웃는 네 얼굴엔
먹물이 묻어 있어, 네 깨끗
해진 얼굴이 보고 싶어서,
밤새 그곳을 수세미로 밀었

지. 헐벗은 너를
어떻게 하겠어?
이건 당신 것이야. 

눈물이 흘렀어. 당신
이 밤새 나를 너무 매만진
탓에, 빌어먹을!
내 얼굴에 나 있는 먹물 자

국에서 피
가 나! 당신은 내 얼굴을 빤
다. 피가 맺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내 것이라면 더 아플 텐데,

어떻게 하겠어?
이건 당신 것이야. 

손가락을 빤다. 손끝에 피
가 맺혀 있다. 피를 한 모금 삼
킬 때마다 나는 비린내_
쪽!쪽! 소리를 따라 엉덩이까

지 향하는 피의 길, (나는)
고 있던 손가락을 입안에서 끄
집어 내어, 의식을 잃은 당신의 이
마에 가져간

다. 어떻게 하겠어?
이건 당신 것이야.
숨을 쉴 수 없을 테니, 내 말
을 잘 들어. 이건 당신 것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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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도, 사랑은.

from 습작 2012. 3. 29. 22:02
네가 팔리기나 할까? 애잔하게 물었지, 당신은, 글쎄, 
세상에 팔리지 않는 물건이 있을까? 당신이 말할 때면
땅에는 작은 여진이 흐르고는 했지, 내 몸 안에 살고 있는 당신은,

'너'라는 물건의 한계에 대해서 생각한다고 하자. 내가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물건의 한계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나를 갖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가리고, 커튼 틈에
숨어서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자, 이것 봐, 너는 남에게 보여주려고
내 몸을 더듬는 거니?

당신의 팔리지 않는 욕정들 사이로, 내 삐죽이 내민 모습을
생각해 보았지, 당신은, 글쎄, 내가 너를 사지 않았다면, 그걸
다른 곳에 팔 수 있었을까? 내가 너를 가질 수 없
다면, 너는 그냥 '물건'이 아니었을까?

라고 말하지. 잘도 그 입으로 내게 키스하며, 조잘거리지, 당신
의 품에서 '나'를 살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 '나'를 두고 싸우지는 않을 테고, 
세상에 팔 수 없는 '물건'은 없을 테니, 당신을 제외하고, '나'
라는 물건은, '내'가 살 수도 팔 수도 없는, 단 하나의 '물건'
으로 남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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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서 웃..

from 습작 2012. 3. 29. 04:37

사랑을 수놓으려거든, 이 밤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었지, 더는, 너는, 내일 해야 할 일들 속으로 나를 묻으며 말했지, 그만 자, 내일 해가 뜨고 나서도, 너는 너일 수 있니? 그대로,

멈추지 않고 말하는 버릇은 여전했어. 그래도 너는 너일 수 있니?

사랑을 수놓으려거든, 이 밤은 더는 우리들의 것이 아니었지, 도시에서 뻗어나온 가지의 일부분인 너를 잡고 있으려니, 그 가녀린 떨림이 몹시도 싫었지, 전쟁 중에 낳은 아이들은 모두 이 모양이야!

네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지, 너는, 더는, 늘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고, 그게 익숙해질 때까지 우리는 함께였지, 그래도 나는 나일 수 있을까?

물어보려고 했어, 사랑을 수놓으려거든, 그 밤은 더는 우리들의 것이 아니었지, 우리는 지금껏 보아온 방식 그대로, 당신은 나 아닌 다른 아이들과 자던 방식 그대로, 나는 내가 지금껏 잠자리를 같이 하던 녀석들의 몸짓에 대한 기억으로 너를 안았지, 당신은, 온전히 당신일 수 있었을까? 

새로운 사랑, 사랑을 수놓으려거든, 우리 단지 한 가지만 기억하도록 하자. 우리를 지배할 수 있는 건 변태들의 욕정뿐이고, 세상의 변태들만이 나라를 지배할 권리가 생기는 거야.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이만 안녕. 사랑을 수놓으려거든, 이 밤은 더는 우리들의 것이 아니었지, 너는, 내일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었지, 당신은,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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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인형

from 습작 2012. 3. 25. 01:36
더 귀여워지려고 했어요. 제 마론 인형은 당신을 닮지 않아서 좋았죠. 결코 같아질 수는 없어요. 이미 성(性)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저는 더 귀여워지려고 했어요. 당신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웃을 수 있는, 나는 눈을 아주 크게 뜨고, 제 눈에 달빛을 가득 담았어요. 당신이 제 치마를 깎아내리는 것도 참을 수 있었죠.

그렇게 저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제 마론 인형을 본 적이 있나요? 어느새 애꾸눈이 되어 버릴 것처럼 심하게 말라서, 다리만 아주 가는 

당신이 그렇게 귀여워해 주던 마론 인형은 이제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제가 더 귀여워졌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더 귀여워지려고 했어요. 이것 보세요! 제가 웃을 때마다 당신이 나이 먹어가는 것을!
제가 하루에 100번쯤 웃는다면, 당신은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려나요?

그렇다면 좋겠어요. 저는 더 귀여워지고, 당신은 제 곁에 없을 테니. 돈을 모아서 더 긴 치마를 사야겠어요.
아시죠? 제 마론 인형은 당신을 닮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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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고치

from 습작 2012. 3. 25. 01:18
놀라운 빛을 만나러 가자, 뜨겁지 않아서, 끝내
벗고 있던 옷을 집어, 허물이 벗겨진 상처에 짓
이겨진 딱지가 떨어지도록, 바삐 잠옷을 입어
야만 하는 그런 날이 오도록, 그 놀라운 빛을
만나러 가자. 당신은 내 뒤에 있고, 더는 나를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에 서서, 그 빛
에서 나는 완전히 밀봉된 고치가 되지, 그 자
리에서 바위가 되는 고통을 맛보기 위해 (나는
잠옷 입은 고치가 될 거야, 더는 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시간이 지나 내 본 모습을 드러내는)
그 
놀라운 빛을 만나러 가자. 나는 이제 그만 옷
    
을 입어야 할 때, 그러므로 이제 당신이 옷을
벗어야 할 때, 내 지퍼에 달린 당신을

그만 이제 빼내어야 하지, 당신 가랑이는 상처입
지 않을 거 같아? 
내 고치 속으로 더는 들어올 수
없는, 
당신은 내가 본 빛 저 너머에 있고,
내 벗은 허물은 당신의 입에서 차가운 쓰레기
가 되어 가지, 그 놀라운 빛 앞에서 나
는 그만, 이제 옷을 입고 걸어가는 거야, 내 입
에서 마지막 남은 당신의 침을 뱉으며, 가볍게
당신을 뱉어내며, 싸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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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ircle Club

from 어떤 날 2012. 3. 24. 22:37

내가 완전할 수 없는 이유를 당신도 알았더라면, 당신도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내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모습은 어디에서 보았던 것일까? 기억나지 않는 나의 어느 한 단락, 그래서 자유로운 나의 어느 하루. 단지 사랑하고 싶은데, 어떤 날은 그걸 도저히 허락하지 않아, 길 위에 나 앉는 기분. 너희가 뭘 알아, 라고 소리치고 당신에게 달려가고 싶은 너무 이른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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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빨래

from 습작 2012. 3. 22. 06:28

내가 당신을 보았을 때, 
우리는 참 희고 검은 빨
래를 손에 들고 있었지, 하
늘에 반짝이는 별이 수 놓인,

그래서 말했지, 어디서 부
터 시작할까? 당신이 내 옷
을 벗기는 동안 빨래의 물이
진흙으로 바뀌어 빗물을 수
놓고 있었지, 

그래서 말했지, 내가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네가 나를 기
억하듯이, 만 해 달라고, 당신
이 내 옷을 벗기고 있을 때, 우
리는 참 희고 검은 빨래를 손
에 들고 있었지, 결국 파래지
고 말, 우리의 운명을 저울질
하며,

당신이 내 옷을 벗길 때, 그
리고 우리가 다시 만나지 못
할 때, 빨랫감을 가득 이고, 나
는 당신 앞에 나타났었지, 당신
이 내 옷을 벗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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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er - Blue

from 어떤 날 2012. 3. 11. 22:44

바다를 잃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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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22

from Reset 2012. 2. 28. 02:20
현재 _ 한 달 전, J의 전시회가 있었다. 합정역 근방, J는 맨션에서 살아남았고, 나는 맨션에서 도망쳤다. J의 배가 홀쭉해졌다. 천정이 높은 전시회 입구로 들어서자, 하얀 벽 앞에 수채화처럼 서 있는 J가 보이고, 벽에는 J의 지느러미가 만들어 낸 그림들이 걸려 있다. 내가 떠나고, J의 지느러미가 만들어졌다, 나로 _ 부터,

슬픔에 닿아있을 때보다 불의에 닿아있을 때, 더 살아있기 편해. 
J가 말한다, 저만치에서 뛰어와, 나에게는, 붉고 푸른 등을 단 가게들이 끝나는 어느 모퉁이에 서 있던 J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J가,

내 뒤를 따라올 때, 나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거야. 그건 맨션에서 일어났던 일은 아니었어. 절대 그렇게 될 수 없어, 언니, 나는 불의에 항의하기 위해서, 이 일을 계속할 거야. 언니와 나 사이에 있었던 그 불의에 항의하기 위해서, 언니가 언니의 불의에 항의하기 위해서 나를 받아주었듯이 말이야.
첫 전시회에서 _  

J가, 내게, J는 맨션에서 있었던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 화가가 되었다, 나와 있었던, 일들 _ 잊히지 않는다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때의 일이 떠오른다, 
내가 서 있던 맨션의 모습도, 그런 나를 올려다보고 있던 J의 모습도, 그리고 내가 왜 맨션을 기억하고 있는지도, 그토록 도망치고 싶었던 _

나는 네가 상처입었으면 좋겠어, 케이, 네가, 망가져 버렸으면 좋겠어, J가 말한다, 케이가 무너져 버린 맨션, J와 내가 만나 헤어졌던 곳, 케이도 J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불의에 항의하고 있을까? _ 어딘가에서. 

케이?  


세상에는 단 한 사람만이 필요해, 결코, 가질 수 없는 단 한 사람. 그런 것에 상처는 기생하며 살고 있겠지. 거기에는 나도 다를 바가 없어. 
J가 말한다.  

그렇지 않아? 그걸 우리는 사랑이라고 불렀어. 사랑해, 라고 말할 때 그건 언니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했지. 예를 들면 더는 록 페스티벌에 갈 수 없는 나이가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 같은 것 _ 지금은 느낄 수 없는 것.

J가 냉장고 문을 연다, 냉장고에서도 열이 난다. 손을 대면 뜨겁다. J가 뜨겁다.

언니도 봤어야 했어, 내가 TV에 나오는 것을, 내가 쓴 책들이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고 있나 하는 것을 언니도 봤어야 했어. 그렇지 않다면 의미가 없어. 언니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야, 언니없이 내가 얼마나 망가졌나 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야. 어차피 언니는 내가 끝까지 갔을 때의 모습을 모두 보았을 테니까. 단지 언니가 나를 보아주었으면 했어. 그안에서 살고 싶었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관찰해 주던, 언니가 보는, 나 자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가 너무도 궁금했어. 

J가 내게 말한다. 내가 당신에게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을 J가 내게,

나를 사랑하니?
아니.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열렬히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아. 사랑받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아니, 사랑하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쯤은 알아, 아니, 내게 필요했던 것이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쯤은 알아, 언니에게 있어서, 나는 _ 

그냥 마냥 그리운 사람, 그런 사람을 모두 한명쯤은 마음속에 품고 사는 거지. 늘 생각하지는 않지만, 생존에 필요하지 않은, 함께 할 수 없는, 이 애잔한 감정의 이입을 우린 사랑이라고 불렀지, 그래서, 그 이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어. 정말 아무 것도 없었어. 그때 알게 되었지 _ 

누군가 자신을 아껴주고 위해주는 사람이 있게 되면 세상은 끝이 나는 거야. 

도망치고 싶었던 곳 _  

맨션으로부터의 독립, 맨션의 독립. 

세상에는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 _ 그것도 변하지 않았어. 
J가 말한다, 그때처럼 내게, 치즈 케잌을 건네어 준다.
이렇게 말할 때, 이건 언니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_ 

J를 보고 있으면 당신 생각이 난다.
네가 보지 않아도 나는 다른 사람과 자고 있을 거야.
당신은 내게 말했다.  

내 글에 대한 너의 표절이 너를 행복하게 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해.
내 삶에 대한 너의 표절이 너를 행복하게 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해.
이제, 네가 정말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당신이 내게 말했다.

단지 이 일이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간단한 일이라면 좋겠어.
이 일이 그냥 세상에서 가장 적절한 분노라면 좋겠어 _ 

이 일을 멈추면, 언니와 있었던 그 많은 일들이,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될까, 그게 두려워.

J가 말한다, 허탈한 밤.

J는 옛날의 J와 같이, 아름다운 몸을 헐벗고 나의 옆에 눕는다.  

그리고, J의 전시회가 끝난다, 다행스럽게도 _  

끝나지 않을 물음, J는 맨션이 빚어낸 아이일까? 케이는 J가 버린 아이일까?
그리고 나는 J를 떠나기만 한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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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he, ma tache

from 어떤 날 2012. 1. 22. 05:28
얼굴에, 나의, 얼룩을 매만지는 사이 해가 뜬다. 누구는 어디를 갔고, 너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어느 밤, 어디쯤엔가 기억되는 소리들, 밤 한가운데 서 있던, 오늘이 아닌 그날 이후로의 모든 이야기들, 어디쯤 인가 기억되어 있을지도 모를, 그 소음을 지나쳐 온 것인지도 모른 채. 무딘 얼굴, 나의, 그 얼룩들. 그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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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10.

from 어떤 날 2011. 12. 11. 01:06

참 오래 보았지, 이 시간 _ 곧 끝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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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9.

from 어떤 날 2011. 12. 10. 00:07

카타르시스가 멈춘다, 어느 날, 카타르시스가 없는 생활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까? _ 전혀, 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 너를 만나고 돌아선다고 가정했을 때의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옷차림으로 진공 같은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꿈을 꾸듯 내가 하는 말들이 내 안으로만 파고드는 오늘 _ 같은 밤과 눈, 이 쉼 없이 내리던 어제와 같은 밤, 너와의 사이, 에서 매번 같은 자리로 돌아와 절망하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며,

차가운 눈물 덩어리들, 내 '것'이어서 아름다운 것들 _ 이 내 앞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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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22.

from 어떤 날 2011. 11. 23. 00:01

2011. 11. 22. 슬픈 날.
괴로운 바다에서 그물을 잃어버렸다.
싸우자, 저 파도가 아닌 철조망을 지나.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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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xquisite-Wisdom Mountain

from 어떤 날 2011. 11. 21. 01:42
내가 거기서 사는 게 당연하듯, 우리가 그곳을 떠나온 게 당연하듯, 
시간이 흘러간다, 그렇게, 너만 두고, 모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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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 with it

from 어떤 날 2011. 11. 20. 16:05

아무 의미 없는 너
와 나 _ 그래서 사
랑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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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ng confused

from 어떤 날 2011. 11. 20. 15:56

너희도 나처럼 흐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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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ough memory and recollection

from 어떤 날 2011. 11. 20. 12:09

그냥 멈추었지, 살아 있다는 사실, 그 자리에서 _ 과거로부터 넘어오던 저 파도들이 싫증나서, 그게 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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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Fi

from 어떤 날 2011. 11. 15. 20:59

그리고 내가 버려야 할 것들은 저기 어딘가에 늘 남아 있었지. 찌꺼기처럼 둥둥 떠 빛을 받고 있는 입자들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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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of the sky

from 어떤 날 2011. 11. 15. 20:56

내가 당신을 포기하기로 한 날의 하늘, 나는 알 수 없었지 _ 
양극단에 있는 두 가지의 선택, 그 둘 사이를 이은 선 어디인가에 내가 voting 해야 하는 현실도 _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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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something nice

from 어떤 날 2011. 11. 15. 19:11

내 발자국을 찾을 수가 없었어. 그런 어느 날 _ 들이 지나 오늘이 되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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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fication

from 어떤 날 2011. 11. 14. 23:08

세상에는 경계가 없어.
네 이름으로 만들어 낸 것은 무엇이었니?
Unification, 아픈 금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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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ensus reality

from 어떤 날 2011. 11. 14. 23:03

너는 무엇이 그렇게 슬프니?
속았어, 지금까지 _ 그게 슬퍼.
그걸 알게 된 것이,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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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 little thing #2

from 어떤 날 2011. 11. 13. 22:38

타버려라, 이 기억의 슬픈 잔재들. 좋은 것들만을 떠올리기 위해, 모조리 타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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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 little thing

from 어떤 날 2011. 11. 13. 22:38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 그냥 우리 오래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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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giarism

from 어떤 날 2011. 11. 13. 00:59
내가 했던 이야기를 네가 다시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심한 자괴감과 함께 기쁨을 느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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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from 어떤 날 2011. 11. 11. 02:46
나는 네 지혜보다는 내 삶이 더 중요해. 그
러니까 나를 위한다는 말은 집어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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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n Yesterday

from 어떤 날 2011. 11. 11. 00:20

곧 눈이 오겠지? 어차피 그건 내가 잊고 있던 당신의 어느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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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now that I know nothing

from 어떤 날 2011. 11. 4. 23:46
항상 명심할 것.
네가 어떤 일에 성공을 거둔다면,
그건 누군가의 희생에 대한 대가를
네가 받은 것일 뿐이라는 것. 

I know that,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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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Day #6

from 어떤 날 2011. 11. 4. 22:44
문득 생각난 사진, The Last Day #5
슬픈 밤, 싸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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