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인형

from 습작 2012. 3. 25. 01:36
더 귀여워지려고 했어요. 제 마론 인형은 당신을 닮지 않아서 좋았죠. 결코 같아질 수는 없어요. 이미 성(性)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저는 더 귀여워지려고 했어요. 당신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웃을 수 있는, 나는 눈을 아주 크게 뜨고, 제 눈에 달빛을 가득 담았어요. 당신이 제 치마를 깎아내리는 것도 참을 수 있었죠.

그렇게 저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제 마론 인형을 본 적이 있나요? 어느새 애꾸눈이 되어 버릴 것처럼 심하게 말라서, 다리만 아주 가는 

당신이 그렇게 귀여워해 주던 마론 인형은 이제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제가 더 귀여워졌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더 귀여워지려고 했어요. 이것 보세요! 제가 웃을 때마다 당신이 나이 먹어가는 것을!
제가 하루에 100번쯤 웃는다면, 당신은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려나요?

그렇다면 좋겠어요. 저는 더 귀여워지고, 당신은 제 곁에 없을 테니. 돈을 모아서 더 긴 치마를 사야겠어요.
아시죠? 제 마론 인형은 당신을 닮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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