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te of Time #2

from 어떤 날 2014. 8. 18. 20:21
어지럽게 비가 내리는 날, 이 여름에 계획했던 것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져서, 소파에 기대여 앉아 있었어, 그러다가 언젠가 당신이 내게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펼쳐 보았어. 2009/06/07 - [어떤 날] - Waste of Time 여전히 기분 좋게 들리는 그 음성이, 이렇게도 미워하는 것이 참 다행이다, 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어. 어디에 있든, 나 같은 건 절대 잊어서는 안 돼. 그리고 잊히는 것, 사라지는 것이 견딜 수 없어서, 부단히도 언어라는 것이 생겨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앞 문장을 끊임없이 설명해야 그 의미가 분명해지는 것처럼, 슬프게도, 당신을, 변함없이 지금까지도, 설명해야만 그 모습이 점점 선명하게 잊힐 수 있다는 것이 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침표 같은 건 언제나 찍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그 마침표로 인해 내 안에 살아 있는 당신이 너무 싫었어."
"다른 사람에게, 너에게 있어서의 나와 같이, 그런 사람이 되어줄 때가 있을 거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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