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 Novel #5

from Reset 2009. 9. 12. 00:54
500원, 하마터면 그렇게 이야기할 뻔했다, 마치 대답을 미리 준비해 두고,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그대로 말할 거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것처럼, 나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고, J는 길모퉁이에 서서 걸어오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J는, 귀가 드러나는 짧은 머리에 각을 세우고, J의, 역할을 알려주는 머리 모양을 하고, 걸어오는 나를 보며, 기타 줄을 생각 없이 튕겨 내듯이, 말을 걸어왔다, 얼마야? 나는 J를 지나쳐 걸어가려고 했고, J는 그런 나의 손목을 잡으며 다시 물었다. 얼마냐니까? 그 말에, 나는, 또, 500원, 내 사랑의 값어치를 매긴 _ 금액을 말할 뻔했다, 아마 J가 정말 궁금했던 것은 다른 것이었을 테지만, 나는, J의 손을 다른 손으로 잡아 떼어내며, 너는 얼마야? 라고 물었다, 나는 값어치가 없어, 라고 J가 말했다, 하룻밤만 재워 줘.

J는 갈 곳이 없다, 고 했고, 오늘 하루면 돼, 라고 짧게, 붉고 푸른 등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채 내게 말했다. 며칠 전부터 봐 왔어, 늦은 시간에 항상 여기를 지나가잖아, 갈 곳이 없는 거지? J는 자신감에 차서 말했다. 그 말은 마치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네가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렸고, 나는, 그 말을 무시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오늘은 버스 정류장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여성과 그 앞에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남성을 보았다, 여성은 모직으로 된 검은색 스커트 정장을 하고 있었고 남성은 아무렇게나 입은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차림으로, 남성은 여성을 위로하지도 달래지도 않았다, 이별의 순간, 남성은 그 자리를 빨리 피했으면 좋겠다는 표정으로 여성의 울음에 답하지 않고 버스 정류장 앞에 서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따라서, 그 여성의 입 모양을 유심히 보며, 그 여성이 하는 흉내를 내었다, 관찰하면서, 조심스럽게, 몸짓과 얼굴 표정, 이야기하는 입모양을 따라서, 현실적이지 않은 모습, 을 흉내 내었다,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_ 갈 곳 없는 사람들만이 이별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어, 나는, 그 여성을 모사했다, 그 자리에서 _ J가 따라오고 있었다. 

2009/09/10 - [글쓰기] - Dime Novel #4
2009/09/14 - [글쓰기] - Dime Nove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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