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 Novel #25

from Reset 2014. 8. 26. 01:14
맨션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는, J와 (케이?) 나는, 맨션의 제일 꼭대기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고는 했다. 이를테면, 태풍 전날이나, 추운 겨울이 오려고 할 때쯤, 그렇지 않으면 BOXING HOLIDAY 를 2일 정도 앞둔 날, 주로, 맨션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다운타운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아이들, 나는 그 모습이 믿어지지 않아서, J에게,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언제나, (나는),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데 말이야, 라고 했다, J는, 멈추지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라고 말하며, 큰 소리로, 손을 흔들면서, 아이들을 불렀다. 어디에 갔다가 오는 길이야?

윤, 이라고 이름을 밝힌 아이가 맨션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J와 (케이!) 나는, 그 아이를 만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BURBERRY 패턴과 유사한 체크 남방과 청바지를 입은, 비쩍 마르고 키가 제법 커 보이는, 윤, 이라는 아이는 케이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고 했다. "사실 처음 며칠 동안은 좋았어, 다운타운에는 여기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넘쳐나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설레기도 하고, 무엇이든 신나는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어. J가 구해다 주는 엑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그런 좋은 일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어." 윤, 이라는 아이는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어서 보여준다, 황금빛의, 5cm 는 되어 보이는 열쇠다, 다운타운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어디를 가나 그곳에는 먼저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먼저 태어난 사람이든, 먼저 이주해 온 사람이든, 뭐라고 할까, 맨션에는 J와 (케이?) 가 있는 것처럼, 다운타운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어. 맨션은 작고 알기 쉬운 곳이니까, 여기는 J와 (케이!) 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왔다가 갈 수 있는 곳이니까, 상관없지만, 거기는 그렇지가 않았어, 가령, 맨션에서 왔다고 하면, (한 번 와본 적도 없으면서) 놀려대는 거지, 거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곳이야, 라는 식으로 말이야. 그래서 멈추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어. 대신 이걸 가지고 왔어."

J는 열쇠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쳐다보다가,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 공중으로 올려다보기도 했다. 뭐지 이건?
"열쇠." 윤, 이라는 아이가 말한다. "그냥 참을 수가 없었어. 어디를 가나,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것만 같았거든. 단지 맨션에서 탈출, 해서 좋기만 했는데도,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견딜 수가 없었어.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것들만을 훔치기로 했어. 오래된 라디오라든지, 자전거, 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CHEVY NOVA 같은 차량이라든지, 낡은 옷, 그리고 약간의 현금, 그리고 J가 준 엑스까지, LENOX AVENUE 가 끝나는 창고에 가두어 두고 왔어, 자세히 찾아보면, TEDDY BEAR 도 볼 수 있어. 이게 그 열쇠이야."

윤, 이라는 아이의 명쾌한 설명에 J가 웃어 보였다. 맨션에도 BULLYING 은 있다. J는 나로 인해 소원해진 케이가, (나는 네가 행복해지는 것이 싫어, 라고 하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몇 번이고 입안으로 엑스를 밀어 넣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케이는 정신을 잃고, HIGH 의 상태에서 끈질기게 J를 잡아당기고, 그런 케이를, J는 밀쳐 내었다. 

"멈출 수 없으면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어."
J가 말한다. 멈출 수 있는 사람만이 BULLYING 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마치 아이들이 황금빛 열쇠로 BULLYING 을 멈추었듯이. 맨션에 있는 동안은 한 번도, 이곳을 벗어나 다운타운으로 간 아이들이 도시에 불을 질렀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다.

2009/05/09 - [어떤 날] - An Adequate Perfor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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