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t'에 해당되는 글 46건

  1. Reset 2009.09.07
  2. Dime Novel 2009.09.06
  3. One Day 2009.07.30
  4. On My Pillow 2 2009.07.29
  5. Spots 6 2009.07.28
  6. Notch 2009.07.10
  7. Sexual Comment 2009.07.10
  8. Resistance Literature 6 2009.07.01
  9. Reset #2 2 2009.06.29
  10. Paint Me Blue 14 2009.06.24
  11. Reset #1 10 2009.06.21
  12. Stay Away 6 2009.06.07
  13. Responsibility 2 2009.05.19
  14. Reset, Resettable, Resetting 2009.05.19
  15. 동질성 2009.05.01
  16. It is mine. 2009.04.03

Reset

from 글쓰기 2009. 9. 7. 02:23
무엇을 시작하고 나면 결국에는 reset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reset 할 준비를 해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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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from Reset 2009. 9. 6. 21:01
J와 길을 걷는다, 무뚝뚝한 걸음으로, 길게 뻗어서 지평선이 바라보이는 길을 걸어, 나는, J의 볼록해진 배를 바라본다, 손을 잡고, 햇살에 차가워진 뺨, 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돌아가지 않을 거야, J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마치 아스팔트 위에 단 둘이만 있는 것 같은 느낌, 으로 다시 차가워지는 뺨을 손으로 만지면서, 손을 놓지 않고, 언니, 하고 이렇게 걸을 수 있어서 좋아, 라고 말한다, J의 얼굴에는 근심이 수놓아져 있다, J가 웃는다, 바보 같은 나, 를 거두어 주어서 고마워, 언제나 이렇게 언니하고 있으면 어떨까? 그 말이, 구두를 신은 다리로 스며든다, 그런 일은 없어, 내가 말한다, J는, 그렇지? 그런 일은 없을 테지? 라고 말한다, 가슴이 1cm 쯤 허공에 뜬 상태로 걷는 것, 처럼 발걸음, 이 또 한 번 차갑게 태양, 이 아직 지지 않은 땅위로 떨어진다, 그래도 손은 놓지 않을게, 내가 말한다. 후회하지 않을 거지? J, 는 웃으면서 나를 바라본다, 마치 안아 줘, 키스해 줘, 하는 눈빛으로 맞잡은 손을 들어 나에게 보이면서, 말한다. 후회하지 않을 거지? 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며, 그 말의 의미를 아는 걸까? 나는, J에게 들리지 않게, 넌 곧 후회하게 될 거야, 라고 말한다, 나는, J의 얼굴을 보며 웃으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볼까? 라고 말한다. 그래, 언니,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봐, J는 길을 보지 않고 나, 를 바라보며 그런 이야기, 를 한다 _  꿈을 꾼다. 

2009/09/07 - [글쓰기] - Dime Nove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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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Day

from 글쓰기 2009. 7. 30. 12:55
선풍기, 열대의 밤은 나와는 맞지 않아, 저 파도와 함께 떨어지는 별빛이 뺨을 어루만지고, 분홍의 하늘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고 있어, 맥주를 마시면서, 북소리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 느껴져. 등에 나 있는 땀방울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J의 기분이 좋지 않아, 무슨 말이야? 어제 같이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J가 없었어, 그래서? 어디로 갔을까, 라고 생각하며 집 안을 뒤졌어, 그리고? 다락방에 숨어 있는 것을 발견했어, 무슨 일이야? 내가 J에게 물었어,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J가 말했어, 책을 읽고 있어, 라고, 어떤 책을 읽고 있는 거야? 라고 물었어, 그러니까, 나에 대한 책을 읽고 있어, 라고 말했어. 손에 책이 없었어, 책은 어디에 있어? 여기, 라고 하며 J가 가슴에 손을 얹었어, 나쁜 꿈을 꾸었어, 꿈속에서 나를 보았어,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내 지금의 모습을 보았어, 라고 말했어, 내 진짜 모습을 보았어, 라고 하면서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었어, 그래서 나는, 이제 시작할 준비가 된 거야? 라고 말했어, 그 말을 듣고 J가 말했어,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 시작은 언제나 지금부터야, 언제나 지금부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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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My Pillow

from 글쓰기 2009. 7. 29. 22:17

나도 눕게 해 줘, J가 말한다. 침대가 더러워, 괜찮아, J는 아무렇지 않게 내 옆에 눕는다.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아, 비가 그쳐서 말이야, 비가 올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비만 바라보면 되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기분이 좋지 않아, 라고 말한다. 그러면 건강에 안 좋아, 라고 내가 말한다. 그런 것쯤은 알아, J가 말한다. 배는 어때? 내가 말한다. 괜찮아,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은 것 같아, 아프지도 쓰리지도 않아. 언니? 왜 그래? J는 하얀 시트를 턱까지 당기며 말한다. 언니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무슨 말이야? 언니가 생각해도 내가 한심해 보이지? 언니가 그렇게 잘해 주었는데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아이를 배어서 언니에게 다시 찾아왔으니 말이야, 그렇지? 왜 그런 말을 해? 나는 불을 꺼달라고 말하려다가 J에게 묻는다. 사실 이 속의 아이는 아니지만 그 녀석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 그냥 어느 날 그런 생각을 했어, 내게 사랑이라는 건, 아이처럼 되는 것을 의미하는 거니까 말이야, 그냥 아이처럼 어리광부리고, 조르고, 못 살게 굴어도 모두 허용되는 것이 내게는 사랑이었어. 그런데 그 녀석은 그런 것을 잘 못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더 심해졌지, 매달리고 울고 소리치고 하면서 그 녀석을 끝까지 몰았어, 역시나 그 녀석은 그런 것을 전혀 감당하지 못했어, 그래서 나는 이런 바보, 라고 속으로 얼마나 생각했는지 몰라, 지금은 자기 아이가 무서워서 군대로 도망까지 가버렸으니까 말이야. 언니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어린 아이처럼 되는 것, 응? J가 다시 묻는다. 어린 아이처럼 되는 것, 그런 게 허용되는 것이 사랑이고, 그런 네 사랑을 감당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는 것을 말하려는 거지? 그래, 맞아,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내가 말한다. 그래, 언니, 나는,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어, J가 말한다, J가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의 불을 끈다. J와 나는 저 사진처럼 더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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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s

from 어떤 날 2009. 7. 28. 18:51

넌 참 이상한 아이야, 네 옷을 벗기면 저런 반점들이 가득해,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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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ch

from 글쓰기 2009. 7. 10. 17:07
뜨겁다고 말할 때, 그 입술은 낯설다, 여름 휴양지에서 만난 사람과는 사랑해야만 한다, 그런 원칙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느 때 편리하다, 다른 사람과 잠을 잔다는 것은 설렘이다, 익숙하지 않은 자세의 나는 거짓이 많다. J의 일기장은 모스 부호처럼 알지 못할 말들이 깨알같이 쓰여 있다, 집이 어디였지? J의 일기장을 처음 본 순간 나는, 내가 섬에서 탈출할 때 가지고 나왔던 BLUE NOTE와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모서리가 닳아진, 너덜너덜해진 일기장은 내가 플라스틱 비닐랩에 싸서 몸에 감고 나왔던 BLUE NOTE와 닮지 않았다. 만약 이 일기장이 보통의 남성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었다면 J에게는 축복이다. 거짓 없이 써내려 간 일기장은 애처롭고 순수하다. 

오늘 그이를 만났다. 그이는 약속 시간에 늦게 왔고 나는 그이가 오기까지 기다렸다. 비가 왔고, 거리의 사람들이 사라질 때에도 나는 우산 없이 그 거리에서 그이를 기다렸다. 그이는 나를 보자마자 우산을 쓰고 있지 않은 것에 화를 내었고, 나는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그이는 비에 젖은 나를 창피해 했고, 그이는 나를 모텔로 데리고 가, 비어 젖은 나를 벗기고 닦아 주었다. 그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있는 그대로 그이를 대하느냐, 이고 나는 언제까지나 변치 않을 것이다. 그이는 내가 다른 사람의 장난감이었을 때, 나를 구해주었다. 

J의 일기장은 빗맞은 화살처럼 초점이 흐리다. 순간 나는, 떠오르는 생각을 지우기 위해 일기장을 덮고 라디오를 킨다. 누군가의 장난감이었다면, 그이의 장남감도 되었을 테고, 잘만 다룬다면 내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남감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상이 들었을 때 기분이 유쾌해 진다. 사람에게 예속된다는 건, 마지막에 배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 유쾌한 기분으로는 J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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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ual Comment

from 글쓰기 2009. 7. 10. 13:56
손톱을 깎는다, 짧게, 누군가를 할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마음이 놓인다, 짧아진 손톱의 가장자리로 옅은 피가 묻어 나온다, 짧아서 흘리는 피는 따갑다,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나는 웃는 연습을 위해 거울 앞에 앉는다, 화장을 하고, 마스카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이섀도의 색을 바꾼다, 어제 읽다 만, Demian 을 핸드백 안에 넣으며, 몇 번째 읽는 것일까? 를 생각한다, 내 눈에는 아직 어제 보았던 푸른 달이 맺혀 있다, 시력이 나빠,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끼운다, 올 가을에는 LASEK 을 받을 수 있을까? 너 같은 건 눈이 나빠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해, 다다미가 깔린, 집이 딱 한 채 밖에 없던 그 섬에서 아저씨가 내게 한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 말이 진실이기를 바란다. 이만큼 성장한 나를 그 섬에서 반겨줄까? 그 아저씨는 아직도 그 섬에 남아 있을까? 역시 가출같은 건 몸에 좋지 않다. 하얀 시폰 원피스를 입는다, 속옷색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푸른색 미니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다리가 거울에 비친다, 그 섬의 아저씨는 이 다리를 보며, 넌 참 사랑스러워, 라며 이야기하고는 했다, 그것은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었다. 현관문을 닫고, 다시 현관문을 열어, 메모장에 휘갈겨 쓴 것을 현관 안에 붙인다, 곧 J가 올 거야, 그 때까지 여기 있으면 안 돼, 나가, 캐노피 안에서는 그 섬의 아저씨를 닮은 사내가 잠들어 있다, 녀석은 그 아저씨만큼 과격하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쓸모가 없다. 오늘은 J와 저녁을 먹을 것이다, 오늘만은 탐욕스럽게 J의 부른 배를 필름에 담을 것이다, 그리고 어제 내가 보았던 푸른 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 달을 보고 나면 헤어지지 않고는 배기지 못해, J의 벗은 몸을 상상하며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 J의 벗은 몸은 늘 아름답다. 나는 그 몸에 떠 있는 푸른 달을 J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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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stance Literature

from 글쓰기 2009. 7. 1. 23:30

나의 오래된 친구, 당신은 내 등에서 살아, 낮게 엎드려서, 나에게 빌붙고, 에어컨 바람도 피하고, 뜨거운 햇살에 눅눅해져, 땀이나 쏟아내면서 말이야, 나는 쉬지 않고 싸울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끝장을 내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오랜 시간을 두고 결코 지치지 않고 싸울 거야,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야, 얼마나 끈질지게 싸우는지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 나는, 우리의 아이들을 기를 거야, 그 아이의 아이들이 또 싸워줄 거야, 그렇게 멈추지 않고 싸울 거야. 가난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고, 무지한 자들에게 삽을 들려주는 편에 정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시민들이 법을 만든 목적은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지만, 우리들이 법을 만드는 목적은 즐겁게 살기 위한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거야, 이제 선택해, 우리들 중 절반은 이미 범죄자야, 단지 무작위 추출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인, 사람들 말이야, 꼭꼭 숨어, 그게 우리가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이유야 _ HILTON HOTEL에서 J가. J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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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2

from 글쓰기 2009. 6. 29. 02:59

오늘은 J의 기분이 좋다. 비가 온다. 비가 와, 나는, 이대로 식어서 내 아이를 낳을 거야, 하늘에 분홍색 구름을 보았어, 그래서 비가 올 거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고 있었어, 나는 이대로 식어 버릴 거야. J를 보면 언젠가, J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너무 여려서 누군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J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여려서 누군가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해야만 했어, 라고 나는 J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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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 Me Blue

from 글쓰기 2009. 6. 24. 21:04

 
저 하늘, 그 때의 일이 생각나. 서 있기만 하는 거야. 날 이런 곳에 세워 놓지 마, 조금만 있어 봐, 당신은 바닷가에 나를 세워 두고 페인트 통에 담긴 저런 하늘색의 물감을 내게 뿌린다. 그리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당신은 의자에 앉아 있고, 나는 축축하고 냄새나는 덩어리로 범벅이 된다. 머리카락에서 내려오는 물감이 눈 안으로 들어갈 것 같아 눈을 뜰 수가 없고, 입에서는 침과 함께 물감이 새어 나온다. 어디 마음대로 해 봐. 
  나는 열다섯에 집을 나왔고 해변에서 어느 사내를 만나 무인도로 함께 왔다. 이곳은 다다미가 깔린 집이 한 채 있고, 어부의 배들이 하루에 두 번 찾아온다. 가끔 그 사내는 내게 엉뚱한 부탁을 한다. 싫어, 라고 얘기하면 오늘은 밖에서 자, 라고 하거나, 오늘 밥은 없어, 라거나, 지금 입고 있는 옷, 내 것이지? 벗어, 라고 말한다. 비폭력적인 고문은 세 가지 밖에 없어, 재우지 않거나, 먹을 것을 주지 않거나, 옷을 벗겨 놓는 거지, 그건 사람이 극도의 분노에 차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의 하나야, 의식주와 관련된 것들로 위협하는 것 말이야, 그건 네 집이나 학교에서, 지금 이 나라에서 하고 있는 일과 같아. 그 사내가 말한다. 사내가 만족하면 내게는 샤워하는 것이 허락되고,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일이 허락되고, LES MISERABLE 를 읽는 것이 허락된다, 그리고 내 방 한편에 놓인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를 쳐다보는 것이 허락된다. 수고 했어, 사내가 말한다. 고마워, 내가 말한다. 학대는 칭찬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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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1

from 글쓰기 2009. 6. 21. 02:39

그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야. 나는 해질녘 풍경을 보기 위해, J와 외출을 한다, J는 배가 불러오고 신경질적으로 성격이 변한다, J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겠다고 하지만, 미혼모 따위로 살만큼 J가 강하지 않다, 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J는 20살에 우연히 만나 알게 된 남자 친구의 아이를 가졌다, J는 지금도 그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자신이 조금 더 착해지고 상냥해 지기만 한다면, 그가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J의 남자 친구는 J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군대로 도망쳤지만, 그 사실을 J만 모르는 듯하다, 아니야, 그가 말했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이야, 사랑은 변하지 않는 거야,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도 변하지 않을 거야, 사실 나는 J와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다기보다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J에게는 소용이 없다는 사실에 대한 무력감 때문이다, 다른 때 같으면 J같은 아이는 거들떠도 보지 않겠지만, 묘하게 J를 상대로 내 어릴 적의 기억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J를 데리고 있기로 했다.


"그 얘기 알아?"
"어떤 이야기?"
해가 지면서 남아 있는 빛이 하늘을 붉게 만든다.
"상처를 입는 것에 대해서 말이야."
나는 J의 옆에서 하늘을 보며 말한다.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상처 입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야?"
J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말한다.
"아니, 상처를 입게 되면, 그 상처를 준 사람과 인격이 동일하게 되어 버린다는 사실 말이야."
"그건 무슨 말이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거든."
J는 바람에 흐르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면서 핸드백에 있던 머리띠로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말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알아줄까, 하는 것이 더 중요해."
J는 나의 어떤 이야기도 그 남자 친구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한다. J는 얼마 있지 않아 곧 자신이 미혼모들을 얼마나 증오할지, 태어날 아이를 얼마나 미워할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하늘은 붉고 예쁘다, J도 아름답다. J는 얼마 안 있어, J의 그 남자 친구처럼 되어 버릴 것이다.
"나는 괜찮아."
J가 말한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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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Away

from 글쓰기 2009. 6. 7. 18:12

  뜨거워서 잡을 수가 없었어, 당신이, 내 마음이 너무 뜨거워서 당신이 가는 것을 잡을 수가 없었어, 그래, 이 사랑의 책임은 내가 지도록 할게, 그리워하는 것도 마음 아파하는 것도, 당신의 행복을 비는 것도, 비록 당신이 먼저 시작했다고 해도 이 끝은 내가 맺도록 할게.
  마치 저 하늘처럼, 안개낀 하늘처럼, 구름에 가려 있는 태양처럼, 뜨거워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 사랑의 끝은 내가 맺도록 허락해 줘.
  J 의 일기장이 내게 우편으로 전달된다. 이런 따위의 내용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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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ibility

from 글쓰기 2009. 5. 19. 23:29

J에 관한 일화, J는 배가 불러간다, J는 군부대로 매일 편지를 쓴다, 내 진심을 알게 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_ 나는, J의 말을 듣는다. J에게 묻는다, 어떤 말이야? _ 내가 더 잘했다면 그는 나를 떠나지 않았을 거야, 그의 말을 더 잘 들었다면 그는 나를 떠나지 않았을 거야, J는 살이 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내가 이런 모습이기 때문에 그가 나를 떠난 거야, 라고 말한다. _ 나는, J의 말을 듣는다. J에게 묻는다, 어떤 말이야? _ 내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이혼했어, 그 때 내가 더 이쁘고 공부도 잘했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야, 내가 가지 말라고 하는 곳에 가지 않았다면 폭행 당하던 일도 없었을 테고, 그가 집에 가라는 시간에 집에 들어가고, 귀찮게 전화도 하지 않고, 더 많이 아껴주었다면 그는 나를 떠나지 않았을 거야 _ 나는, J의 말을 듣는다. J에게 묻는다, 어떤 말이야? _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착해져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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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Resettable, Resetting

from 글쓰기 2009. 5. 19. 00:33

  J에 관한 일화, J에게는 남자 친구가 있다, 분명한 말을 하지 않는 사람, 과 만난다. '나 아닌 사람은 만나지 않을거지?', '좋아해.' 라는 대화를 즐기는 사람, 둘, 가끔 작업실에 놀러 오면, J는 직업이 없는 남자 친구, 에게 용돈을 준다, 어떤 날, 은, 나, 의 작업실에서 두 사람이 언쟁을 하며, '내 사랑을 의심해?' 라고 남자 친구가 화를 내고, '사랑해.' 라고 하면, J는 그런 게 아니라  네가 믿지 못하게 행동하니까, 라는 말을 한다. J의 남자 친구는 종종 연락이 되지 않고, 그러다 연락이 되면 화를 내고, 다음 날 J를 만나서는, 미안해, 언제나 너에게 미안해, 라고 말한다. J는, 남자 친구 때문에 힘들다며 간혹 나에게 찾아오고, 너무 사랑하니까 힘들어, 라고 말한다. 지난밤에는 울면서 찾아와, 다른 여자가 생겼어, 두 사람이 모텔에서 나오는 것을 친구가 보았대, 라고 하며, 어떻게 하지? 라고 나에게 묻는다. 다음 날 와서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했어, 나 밖에는 없다고 하면서, 좋아해, 앞으로 잘할게, 라는 말을 했어, 어떻게 하지? 라고 나에게 묻는다. 순간 나는 '헤어져' 라는 말을 하려다 그만 둔다, J는 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J는, 친구들이 헤어지라고 하는데,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이제는 믿을 수 없게 되었지만, 앞으로 잘하겠다고 하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어떻게 하지? 라고 나에게 묻는다. 그 말이 나에게는, 그렇게 이야기 하니까 앞으로는 잘할 거야, 나에게 잘될 거라고 이야기 해 줘, 라는 말로 들린다. 나는 피곤하다고 하며, J를 돌려보내고, 앞으로 J에게 일어날 일들에 대해 생각한다. J는 버림받기 전까지 남자 친구를 떠나지 못할 것이다. (J는 항상 버림 받을 것이다.) 저런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만 행복감을 느낀 다기 보다 _ 저런 사람이라도 붙잡고 안전함을 느끼려고 하는 것 같다, J는, 학대받은 아동은 학대한 사람에게만 애착을 느낀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J는, 그런 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J는 학대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과거의 학대받았던 기억을 reset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이번 만은 괜찮을 거야.') 그건 꿈이다. J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은, 내가 아니면 누가 저 사람을 위해 주겠어?, 나 떠나면 저 사람 망가져, 안 돼, 였고 그건 J가, J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J는 남자 친구를 용서했다고 한다, 이번 한번 뿐이야.


- 이런 이야기를 당신 품에 안겨서 한다. 화가 난다, 고 한다. J를 보면 짜증스럽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자 당신은 내 이마에 손을 갖다 대고, 필요 이상이라면, 네 답답한 기억에 대한 회상이야, 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된다. ('그건 너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야.') 당신은 나를 껴안고 말한다.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사람이 있어, 그렇게 밖에는 살 수 없는 사람이 있어." 라고 말한다. 

- J는 남자 친구의 아이를 임신했고, 남자 친구는 J를 두고 군대에 간다, J, 의 남자 친구는 J에게 그날 밤 사정을 하지 않았다고 우기고, 콘돔을 사용하지 말자고 한건 너잖아, 라고, J에게 이야기하고, 그건 내 아이가 아니야, 라고 말한다. 늦은 밤 J는 임신 12주에 나를 찾아와 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나를 혼내 줘, 내가 다 잘못한 거라고 혼내 줘." 라고 말한다.

- 나는 J를 들어오라고 하고 커피를 끊이며 고민한다.

- 당신은 내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한다. "그래, 그 아이를 구해줄 거야?" 라고 말한다.

- J가 말한다. "임신 중이여서 커피는 안 돼." 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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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질성

from 어떤 날 2009. 5. 1. 19:50
이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 일은
당신에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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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 mine.

from 어떤 날 2009. 4. 3. 20:21


"나도 학교를 다니지 않았어, 너
는 앞으로 무엇이든지 될 수 있을
거야, 괜찮아. 지금은 되도록 어떻
게 하면 상처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해. 괜찮아." - 얼
마나 울었는지 몰라, 오늘 이 말을
하는 동안 _ 당신에게 들은 말
을, 나에게 해 주었던 말
을, 이 아이에게 해 주고 있다는 것
을 알게 되었어, 집으로 돌아와서 
현관문을 닫고 커튼도 열지 
않고 _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당
신도 내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
해줄 수 있을까? _ 아니면
전해주고 있을
까? _ 내가 한 말이 당신의 세포에
도 기억되어 있을까? _
정말 그럴까? 
 

"기억해, 확인하지 않는 것만이 사
랑이야." _ 당신이 내, 게, 한 고백이 눈
물에 맺혀 무릎으로 떨어져 내린
다 _ 어
느 부끄러운 날. 


"기억해, 확인되지 않는 것만이 사
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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