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 _ 끝
에 글을 남긴다.
나의 기억을 돕기
위해, 어느 날.

'나는 내가 가진 재능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여기서 멈춘다.'

저 문장을 쓸 무렵, 나는 McQueen 의 PLATO'S ATLANTIS 와 나의 오랜 고향 바다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여기까지, 라고 생각했다. 왜 그런지는 알지 못하지만, McQueen 이 가진 시린 상처의 매혹적인, 흔들리는 실루엣, 과 붉게 타버릴 것 같은 푸른, 나의 오랜 고향 바다를 바라보는 사이, 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여기까지- 가 좋아, 그러므로 저 문장을 절망적인 기분으로 어떻게 할 수 없음, 을 표현하기 위해 쓴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아주 기쁜 마음으로 저 문장을 썼을 것이다. 앞의 글과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아 불편한 글이 되었지만, '여기까지' 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저 문장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2월 22일 이후로는 글쓰기를 멈추었다.

*

나는, 내가 가진 재능의 한계를 지금보다 더 잘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나 자신이 더 뚜렷해지기를 희망한다. 

*

'한계를 긋지 않으면 나를 볼 수 없어. 선을 긋지 않으면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 것과 같아.'
당신이 내게 한 이 말을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내겐 가장 소중한 것을 멈출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

'글을 쓰는 건, 네가 어떤 말을 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야.'
그래, 맞아, 글을 쓰는 건,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야, 그러기 위해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없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지?

*

내가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을 얼마든지 사랑해도 내가 괜찮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야, 그러기 위해 내가 어떤 것을 사랑할 수 없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나는 내가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거야. 단지 '나'였어.

*

'이런 긴장감으로 네가 살아 있는 거야.'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어. 사고처럼 언어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의지로 내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떼어내는 일을 하려고 했어 _ 나도 당신처럼 멈출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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