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now man

from 어떤 날 2010. 12. 10. 20:33
눈이 내려 쌓였을 때, 그걸 치우지 않으면, 얼어서 곧 가기 어려운 길이 되고 말아. 그런 의미로 네가 내려와 있던 여기도 (가슴을 가리키며)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렇지 않다면 누구도 오지 않는 길이 될 것만 같았거든. 그래서 이별이었던 거야. 네가 내게 말한다.

억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아, 나는 정말 괜찮아. 너하고 질펀하게 놀았으니 됐어. 그만 가. 나는 네게 말한다. 

그리고 당신 생각이 났어. 돌아오는 길에, 오늘 누구와 헤어졌어, 당신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녀석이었는데, 마치 내게 무슨 큰 잘못을 한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것이 보기 싫었어. 당신과 놀던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시절을 보내고 있어, 라고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어. 보고 싶다, 그립다, 의 것이 아닌, 순수한 의미의, 당신과 놀던 때가 나의 피크였으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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