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dlight for Blue Eyes #2

from 글쓰기 2009. 12. 27. 15:12
말하고 싶은 것들이 아침 안개를 따라서 바닥에 깔리고 있었어,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도 하지 않고 밖을 나왔어, 한숨을 쉬기 위해서는 아니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는 잘 알지 못했어,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것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어. 오늘은 이 걸음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얼마 안 있으면 다리도 아프고 호흡도 가빠지고 땀도 나기 시작할 거야. 혼자인 밤을 보내고 나면 아침이 개운하지가 않았어. 내 허벅지에는 아직 멍이 들어 있어. 당신이 지독하게 사랑한 그 허벅지는 아직 피멍이 빠지지 않고 있어. 이후로 누구를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아. 알잖아? 그 허벅지를 가리고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이야. 깊게 숨을 들이쉬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안개가 나를 감싸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이 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어. 그리고 파란 비늘을 달고 파닥거리는 것이 당신을 닮았다고 생각했어. 그게 나여서는 안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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