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object

from 글쓰기 2009. 5. 17. 04:10

  배가 고팠어, 단지 그것 뿐이었을까?, 마지막으로 W Hotel 을 check-out 하고 온종일, 걸어다녔어, 햄버거와 다이어트 코크를 마시고 onion soup 과 poutine 를 먹었어,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비행기, 표를 환불한 것 까지 쓰고, 날이 어두워, 시청 앞에 앉아서 물끄러미 고층건물, 들과 불이 켜지기 시작하는 가로등, 자동차들의 미등, 과 그 행렬들을 보았어,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보면서 저 불들은 무엇을 위해 켜지는 것일까, 라는 어리석은 질문을 하면서, 절대로 차이나 타운이나 들락거리며, 에스코트걸 같은 것이 되어서는 살지 않아, 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말이야, 배가 너무 고파서, 이대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 그러다 당신이 내게 한 말이 생각이 났어, 네가 쓸모 없어지기, 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생각해 봐, 언제나 끝은, 지금, 이 순간 뿐이야, 라고 하며, 날 비웃었어. 잊었어? 난, 배가 고파, 이럴 때에만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끝'에 도달해서 당신을 보고 싶어. 그걸로 좋아.

- 알고 있어, 그 때 당신을 만나고 나서도 내 허기진 배는 채워지지 않았어, 아무리 당신과 많은 시간을 보내어도, 아무리 크게 웃고 떠들고 마시고, 당신과 잠을 자도 내 허기진 배는 그대로였어, 오히려 더 배가 고파서 당신의 발목과 허리를 잡으며, '떠나지마.' 라고 했어, 그 때 난 무엇이었을까?

- 알고 있어, 당신이 내 눈을 감기고, 날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를 보아서는 안돼, 라고 했던 것을 말이야. 널 봐, 나를 사랑하고 있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 그렇게 믿고 있는 너를 봐, 그게 네가 말하는 사랑이야, 그걸로 네가 나를 사랑하는 거야, 라고 했던 것을 말이야. 지금도 있는 그대로 내, 안에 살고 있는 당신이 그리워. 그 때 당신이 내 눈을 감긴 것은 옳았어. 그 때 당신이 내 눈을 감겨준 것이 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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