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어, 직선뿐인 길이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 다운타운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다른 길로 가고 있었어, 그러니까 왜 다운타운으로 가려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고, 어제는 누구와 잤는지도 확실하지 않았어. 나는 누구의 아내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누구의 가정부가 될 수 있었을까? 나는 청소를 잘하기나 했을까? 내 손에 쥐어져 있던 건 낡은 카메라와 햄버거 반쪽이 들어 있는 종이봉투뿐이었어. 그러니까 이상했어, 사람들에게 내가 살고 있던 곳이 어디였는지를 묻는다는 것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