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s and needles

from 글쓰기 2009. 10. 8. 13:25
가는 곳이 까만 점으로 보일 정도의 길을 무척이나 많이 걸어 다녔다, 작은 카메라를 옆에 끼고, 사실 카메라는 거추장스럽고 안타까운 장면을 잡아내지 못할 정도로 느렸다. 시간의 흐름을 시계가 아닌 이끼 낀 허기가 차올 때에만 알 수 있는 날들이 이어지고, 시간이라고 말하는 그리움도 한결 따스한 햇살과 함께 내가 가는 길을 비추고 있기도 했다, 어떤 날 이곳은 내가 살던 곳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유쾌한 사내의 미소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애교를 부리고 사랑하지 않았던 날들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알 수 없는 것은 내 발등에 나 있는 점이 점점 성장하여 내 얼굴까지 올라오려고 애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길을 걷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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