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내가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때 당신을 만났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자기 회의에 빠져 있을 때 당신을 만났어, 당신은 정말 제멋대로의 망나니 같았는데, 그런 당신이 내 옆에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신보다 내가 더 망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특이한 날이야, 어제는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맞추어서 단어들이 한 가지씩 떠올랐었는데, 오늘은 걸음을 걸을 때마다 한 가지씩 단어가 떠올라, 이것들을 모두 옮겨 적을 수 있을까? 그런 불필요한 일을 나는 해야 하는 것일까? 내 걸음에 맞추어서 단어들이 배열되고 있어, '당신도 나와 똑같아.' 이런 가정이 없다면 당신과 나는 무의미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