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melody

from 어떤 날 2010. 9. 25. 04:46
고향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나는 차를 집 앞에 세워두고,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간다. 날이 어두워지고 새벽이 가까
워질 무렵, 우리들은 테이블에 앉았다.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에 친구들이 의아스러운 질문을 내게 한다. 그런데 정말
이제는 엑스터시도 마리화나도 하지 않는 거야? 나는 잠자
코 앉아 있다, 술잔을 비우며, 웃으면서 말한다. 어떨거 같
아? 글쎄. 어느 날 그걸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어. 이를테면, 이런 것. 나는 비워진 잔에 술을 채우
고 건배를 하자며 손을 뻗었다. 가끔 옛 친구들을 만나면
지금은 기억하고 있지 않은 과거의 나와 만난다. 그렇지,
나는 그런 아이였지. 어떤 날은 그런 일이 무척 불쾌했
만, 지금은 그걸 불쾌해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을 하고 
다. 맞아, 나는 그런 아이였을 뿐이야.

나는 그런 아이일 뿐이다.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내가 그런 아이었어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배웠을 뿐이다. 그건 정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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