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저런 색의 치마를 입고 좋아서 뛰어다녔던 일이 생각나, 비가 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 창문을 때리고, 나는 지금 혼자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놀아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래, 며칠 전부터, 비가 더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어, 왜 그랬을까? 비가 왔을 때 좋은 기억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은데 말이야, 이 더위에 나는 빗속을 걷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어, 비가 오고 나면 깨끗해 질 수 있을까? 그런 것을 바랐던 것일까? 저런 색의 치마를 입었던 날은 정말 열심히도 다녔어, 어린애가 된 마냥, ROCK FESTIVAL 에서는 누구보다 높게 뛰었어, 무슨 일인지 당신을 처음 만난 날, 저 치마를 입고 나갔어, 당신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띠면서 차를 마시고, 저 치마와 어울리는 목걸이며 팔찌 같은 것을 사주었어, 어느 날은 당신이 저 치마를 입고 있는 나를 바다에 빠뜨리기도 했어, 그 때의 사진을 보면 꼭 치마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여서 지금 봐도 우스워. 내가 살고 있던 집을, 당신이 모두 저 색으로 칠해버렸던 날도 기억나, 내 생일날, 저 색의 치마를 입고 저 색의 집 앞에서 당신과 사진을 찍었는데, 이상하게, 나는 같은 색으로 빛나고 있어서, 그 사진 어디에도 나는 없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