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어, 사연이 묻은 방울이 내 앉은 탁자 위로 떨어지고 있어, 나는 고개를 돌리면서 귀를 막고, 무엇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당신 생각을 했어, 비가 내리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나는 당신을 속이기 위해 빗방울을 손으로 조금 떠서 귀에 넣고 있어, 이것 봐, 내가 가진 사연이 얼마 안 있어 탁자 위로 떨어질 거야, 그 때 내 귀를 막아 줘, 그건 당신이어야 해 _ 오늘은 그런 생각을 했어, 내가 만약 불우한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면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내게 만약 당신이 끊임없이 배달해 주던 믿음과 관심,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의 위험한 속삭임이 없었다면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결국 우리는 같은 상처를 가진 둘, 이었던 거야, 그러면서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뿐이었고, 그런 작은 사회속에서 당신과 나는 피가 끓도록 서로를 흔들었을 뿐이었어,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사람들이란 그런 사람들인 거야, 그걸 뛰어넘을 수 있다면 당신과 나는 '위대한 로맨스'라고 부르기로 했었고, 당신은 거기에 실패하고 만 거야, 그렇게 끝나서 다행이야 _ 희망이 생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