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erarchy

from 낙서 2009. 12. 27. 05:20
그 침대에서 나는 하얀 시트를 뒤집어쓰고 울고 있었어, 너도 보았을 테지만, 그런 광경을 보고도 나를 떠나지 않았던 사람은 너를 빼고는 단 한 사람밖에는 없었어. 내 푸른 혈관에서는 긴장감이 맥박처럼 뛰고 있었고, 아니야, 그 침대에서 나는 하얀 시트를 뒤집어쓰고, 네 옷을 벗기고 있었어, 너도 보았을 테지만, 내 벗은 몸에 나 있는 반점들을 세고 나서도 나를 떠나지 않았던 사람은 너를 빼고는 단 한 사람밖에는 없었어. 내 정강이에서는 붉은 혈관들이 뛰어나올 것처럼 숨을 쉬고 있었고, 아니야, 그 침대에서 나는 하얀 시트를 뒤집어쓰고, 세상에 혼자 남겨져 있던 나를 그리고 있었어, 너도 보았을 테지만, 네가 나에게 무엇을 하든 나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그런 모습을 보고도 나를 떠나지 않았던 사람은 너를 빼고는 단 한 사람밖에는 없었어. 내 침대 속에서 너는 나의 가장 보기 싫은 모습이었고, 나는 너의 그런 모습을 버릴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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