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Kiss

from 글쓰기 2009. 6. 11. 22:41

생일이면 저 등대로 간다, 열다섯 무렵에, 나는, 저 곳에서 생일을 보내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되도록 부모님이 없거나 이혼을 하거나, 가난하거나, 공부 못하는 아이들끼리 어울려, 바다의 불이 꺼진 틈을 타 반짝이는 등대 밑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욕을 하고, 왜 부모님들이 자신의 죄를 우리에게 물려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고 하며 뜻도 모를 말들을 해대었다, 나는, 그날 기분이 좋지 않아서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남자애들은 그런 나를 달래어 주어야 한다며 언성을 높이다 싸움이 일어났다, 여자애들은 그런 모습이 재밌다, 는 듯 깔깔대었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저 바다로 뛰어들었다, 나는 아무 소리하지 않고 바다로 눈을 감고 아래로 떨어졌고, 몸이 가벼웠던 나는, 이내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양팔과 양다리를 벌리고 죽은 듯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어느 남자애가 저 등대 옆에 있던 구명부표를 던져 나를 건져내었고, 그 남자애는, 내 숨을 확인하기 위해 귀를 가져다 대더니, 코를 막고 인공호흡을 하려고 했다, 나는 그 남자애의 머리를 밀치며, 눈을 뜨고, 생일 축하한다, 고 해 줘, 라고 말했고, 순간 적막이 흐르는 것 같더니, 곧 무언가 터진 듯 웃음소리가 들렸다, 너 뽀뽀하려고 했지? 라고 하며 아이들이 그 남자애를 놀렸고, 나는 물기가 덜 마른입으로, 그 남자애의 목덜미를 잡고 내 입을 가져갔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입맞춤은 짜다,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그 짠 내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그 어린 시절로 인해, 바다향이 나는 사람하고는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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