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ist

from 어떤 날 2009. 5. 20. 22:14


   나는 버릇처럼 글을 써, 무심코 앉아서 내 마음이 가는대로 _ 이 방은 내 마음으로 가는 통로 _ 당신은 여기의 이방인, 내가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당신의 눈에 내 모습이 비치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당신은 몰라 _  내가 물었어, 이 버릇을 가지고 내가 살 수 있을까? _ 당신이 말했어, 모두 비워내면 괜찮지 않을까? _ 그 거짓말은 지금도 믿고 싶어.

- 과거의 나, 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나는 오래된 도시에 살아, 재능이 없어서 낡은 건물에 살아, 사람들은 내 가치를 몰라 주고, 나는 마치 라텍스 레
  깅스를 온 몸에 두른 것처럼 마르고 있어.

- 과거의 나, 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나는 아주 오래된 도시에 살아, 재능이 없어서 낡은 건물에 살아, 내가 가치가 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나는 마치 대님 소재의 청바지를 입은 것처럼 물이 빠지지 않고 있어.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내 속의 무언가를 비워내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던 때의 나를 떠올리면서, 당신이 조금만 더 분명하게 말해 주었더라면, 이라고 말이야, 모두 비워 버린다는 것은 _ 비울 것도 채울 것도 없는 상태의 나를 가르키는 것이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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