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ghty-eight

from 어떤 날 2009. 12. 28. 19:30

어느 날, 이 슬픈 기억 속에서 나 혼자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했어, 혼자 남아서 이 기억을 떠안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었어. 정말 혼자만 살아남고 싶었어.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무엇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 그냥 살아남는 방법만 몸에 남아 있어서, 그렇게 당신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싶었어. 그래서 내가 당신을 떠난 것이니까 말이야. 당신이 뭐라고 말해도 나는 듣지 않았어.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당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착각 속에서 당신과 나는 만나고 헤어졌어. 알고 있잖아? 당신 말처럼 나는 싸구려이고, 내게 꿈같은 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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