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 Novel #17

from Reset 2011. 6. 8. 23:30
네 꿈을 꾸었어, J _ 이틀 전인가 낮잠을 자는 동안 꿈속에서 너를 만났어, 그날은 비도 오지 않고, 더군다나 며칠 동안 꽤 상쾌한 아침이었는데 말이야. 꿈속에서의 네 모습은 과거, 의 네 모습이었어, 나는, 잠을 깨고 나서도, 그러게, 꿈의 내용을 적어두지 않았어, 결국, 오늘에 이르러서야, 꿈속에서 너를 보았다는 사실 외에는, 거짓말처럼, 어느 것도 기억나지 않게 되었어. 마음만 먹으면 늘 같이 있을 수 있었던 대상, 상대로서의 J _ 언제나 나의 존재에 목을 매달고, 나의 부재에 격분하며, 노엽게도 슬퍼하며, 세상을 다 산 듯이 했던 J _ 희망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라고 말하며, 내 목덜미에 양팔을 걸고 언제나, 내 앞에서 노래 부르며 매달려 있을 것 같았던 J _ "J? 오늘에서야 알았어, 너와 내가 연결된 것처럼 세상은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야." 나는 그날 오후 J의 그림을 주문했다. 새 사무실에 걸어둘 그림을 주문하며, 잘 지내지? 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거기에 대한 J의 응답. "그럼, 잘 지내. 언니와 만났던 시간을 지우느라 늘 바빠. 언니도 잘 지내지? 날 버린 대가로 잘 지내고 있을 테지? 언니와 내가 연결된 것처럼, 다행스럽게도, 세상은 이루어져 있지 않았어. 세상은, 마음만 먹으면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여기던, 그 대상이 사라진 후에야 시작되나 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잠자리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사라지고 난 다음에 말이야."

그런 거야. 세상은 곧 닫히고 말 거야. 맨션의 꼭대기에서 J가 말했다. 무언가를 오물거리며, 잡지를 보면서, J는, 그래서 말인데, 라고 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긴 의자에 앉아 음악을 고르며, 무엇을 들으면 좋을까?, 라고 말했다. 결국 나는 DOORS 를 끄집어내었다, 닫힌 세상, 나의 세상, J가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만약 세상이 이렇게 언니와 나, 사이를 매듭짓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DOORS 의 'The End' 가 들려오길 기다리며, 그리고, 내가 말했다. "그러면 문이 열릴 테지?"

이방에서 일어나는 일이 앞으로 우리 인생을 결정지을 거야.
J는 방의 불을 끈다.
마치 맨션의 하룻밤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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