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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글쓰기 2009. 6. 7. 18:51


빛이 부족한 날, 저 꽃들이 빛이 되어 주길 바랐어, 당신은, 내가 말했잖아, 보라색 원피스는 입지 말라고 말이야, 라고, 내게, 말하고, 그건 왜 그래요? 라고 내가 물으면, 사람들이 모두 너만 쳐다보잖아, 라고 말했어, 아, 나를 많이 사랑하나 봐요? 라고 내가 말하면, 너 같으면 좋겠어? 라고 했어. 당신은 좀처럼 나를 믿지 않았고, 내가 어디를 가나 확인을 하고 (나를 많이 생각해서, 나를 챙겨주는 거라고 생각했어), 보이지 않는 당신의 경쟁자들을 이기기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빚을 내어 가면서 값비싼 옷이며 자동차를 사고 그랬어 (나를 위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어), 다른 남자와 있는 나를 견디지 못하고, 반복처럼, 저 녀석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행동 조심하고 다녀, 라고 당신이 말하고, 잠자리가 끝나면, 버릇처럼, 나 어땠어? 라고 묻고, 나는, 최고였어요, 라는 거짓말을 했어, 그러면 너 거짓말 하는 거지? 라고 당신이 말하고, 너 지금까지 만난 녀석들은 어떤 녀석들이야, 하는 것을 밤이 새도록 내게 묻고, 너 지금 다른 남자 만나고 있는 거 아니야? 라고 말했어, 나는 점점 숨이 막혀왔지만, 아, 나를 많이 사랑하나봐, 그래서 그런가 봐, 라고 생각하면서 당신을 견뎌내었어. 그러다 어느 날은 바보처럼 내 품에서 하염없이 울면서, 미안해, 내가 못나서, 너에게 잘해준 것도 없고 정말 미안해, 라고 당신이 그래서, 이건 정말 가슴 아픈 사랑이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당신을 견뎌내었어, 당신이 나의 외출을 금지시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너는 내꺼야, 라고 하며 내 몸에 당신의 표식을 남기고, 나를 집에 가둔 채 문을 잠그고, 휴대폰을 정지시키고, 내 홈페이지를 폐쇄시키고, 급기야, 당신이 나에게 싫증이 났다며 다른 여자를 만나는 동안에도 (나는 어린 새처럼 집과 모텔과 호텔에 감금되어 있었어), 사랑은 이렇게 힘든 걸까, 라고 생각하며 견뎌내었어  _ 이제 당신은 속이 시원한지 모르겠어, 당신 탓에 헤어진 이후로 정상적인 관계의 사랑을 하지 못해, 지금의 나는, 그렇게 당신은 나를 소유해 버렸나 봐 _ 오늘 길을 걷다가 저 꽃을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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