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light in Vermont

from 어떤 날 2010. 1. 29. 22:33
무엇도 떠오르지 않는 밤이었어. 그런 날만을 줄곧 기다려 왔다고 한다면 당신은 나를 믿어줄 수 있을까? 어느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만 집중하면서 살고 싶었어. 그런 순간을 위해 당신이 내 곁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깨나 심술궂게 변한 거야, 나는, 알잖아? 늘 끝까지 폭주해 버려서 말썽만 부리다가 어른이 되어 버렸는걸. 지금이 아니면 당신은 나를 보지 못해. 지금의 내가 아니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못해. 그런 우연을 기대하면서 당신 품에 잠들어 있으면,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무엇도 나는 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대로는 무서워져서, 당신이 내게 오지 않는 밤이면, 나 스스로 헝클어지고 싶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어. 맞아, 아직 당신 이야기와 내 이야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마치 당신이 나인 것처럼 여기고, 나는 당신이 아닌 것처럼 느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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