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from 글쓰기 2009. 3. 3. 04:08
나비 같은 것은 되지마,
불온한 곤충이라는 생각이 들
었어, 가시를 돋친 채로 얼어서
고치 속에서 거짓말처럼 죽어 있
다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다니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 화려한
날개짓 속으로
꽃잎들이 지는 것을 봐, 날아
다니는 것이 봄의 햇살을 받아
서 검게 물들어 푸른 나무들
사이에서 짓이겨져 있는 낙엽들
을 밟을 수 없을 때까지 그런
나비 같은 건 당신이 되지 않
았으면 좋겠어, 알잖아, 변
할 것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 때나 지금이나 사
실 난 전혀 변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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