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가 바라본 등대는 이런 모습이었다, 나는 누군가의 목마를 타고 고개를 들어 손가락으로 등대를 가리키며 저건 뭐야, 라고 물었고, 누군가는 저건 등대, 라고 이야기해 주는 대신, 저게 있어야지 바다의 배들이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단다, 라고 말해 주었다 _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나는 연인인 누군가에게 업혀 고개를 들어 손가락으로 등대를 가리키며 저건 뭐야, 라고 물었고, 연인은 저게 있어야지 바다의 배들이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어, 라고 이야기해 주는 대신, 저건 등대, 야 라고 말한다. 내 안의 등대는 저 모습으로 빛을 내보내고 있고, 내 밖의 등대는 저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반짝거린다. 나는 연인인 누군가에게 다시 묻는다, 저게 있어야지 바다의 배들이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어? 그러자 연인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 나는 등에서 내려 등대에 적혀 있는 낙서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고개를 들어 손가락으로 등대를 가리켜 본다. 그 때서야 누가 내게 틀린 답을 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